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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 07일
[책읽아웃] 책은 내가 무엇을 사랑할지 알려줘요 (G. 정혜윤 작가)
2020년 05월 07일
그동안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큰 기대를 했다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실망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절경을 기대하고 찾아간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가 그랬고(큰 산불 이후 잘 정비된 인공적인 모습이 역으로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국에서 유명한 짬봉 맛집이라 찾아간 중식당도 그랬다(굳이 상호명을 밝히지 않겠지만 흔한 동네 맛집 짬봉보다 면의 찰기도, 국물의 깊이도 없었다). 그 외 좋은 리뷰평만 믿고 찾아갔던 전주 한옥마을의 게스트하우스, 관객 수만 보고 관람한 영화 등 그동안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한 것들이 많은데 이번 독서도 아쉽지만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을 안긴 책이 되었다.
이번에 아쉬움을 남긴 책은 아무튼 시리즈에서 28번째로 나온 정혜윤 작가의 <아무튼, 메모>이다. 아무튼 시리즈는 취향, 사물, 취미 등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소위 한 분야의 덕후들이 쓴 에세이로 작은 판형에 휴대성도 좋고 소소한 재미를 주던 시리즈였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첫 장은 메모의 중요성을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담아내서 다음장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렸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기대했던 메모의 방법이나 메모를 통해 경험했던(첫 장처럼) 재미있는 에피소드보다는 저자가 팟케스트 출연을 위해 준비했던 메모나 글을 쓰고 싶어 모아두었던 메모 속 문장들과 연계한 이야기, 메모주의자가 된 이유 등을 위트 보다는 조금은 진중한 문장들로 풀어나간다.
책장을 넘길수록 문장은 머리에서 겉돌고 책장을 쉽게 넘기기가 쉽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동안 읽었던 아무튼 시리즈의 전개와는 다른 서술 방식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시리즈가 자기계발서는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덕후들의 자기 취향을 애정있게 담아낸 에세이이기에 이번 독서를 통해 저자의 메모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지만 책은 저자만의 메모 노하우 등 실용적인 정보보다는 저자가 메모주의자가 된 이유나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위트보다는(물론 위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진중한 문장들로 채워져 있어 기대와는 다른 독서였다.
물론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 독서였지만, 저자가 열심히 메모하게 된 생각(메모)들을 읽다보면 책상 위 연필을 찾아 메모를 하고 싶어 질 수 도 있다.
ㆍ나의 내일은 오늘 내가 무엇을 읽고 기억하려고 했느냐에 달려 있다.
ㆍ내가 밤에 한 메모,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ㆍ나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나의 메모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 35쪽
이 외에도 "메모에 관한 열 가지 믿음"이나 "메모는 나를 속인 적이 없다" 등의 장에서 메모의 중요성에 공감하게 되는데, 책장을 넘기다보면 코끝을 흐리게 하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바로 저자가 세월호 유족에 선물 받은 달력으로(저자는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라디오 피디다), 달력에는 국가기념일이나 공휴일이 아니라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 선생님들, 김관홍 잠수사의 생일이 표시되어 있다. 이 중 몇 개만 옮겨본다.
ㆍ7월 1일. 조향사가 되어 첫 번째 향수는 언니를 위해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해맑게 잘 웃는 배향매
ㆍ7월 4일. 우리 애기들 살려야 해요. 마지막까지 학생들 생각을 먼저 한 전수영 선생님
ㆍ7월 25일. 아버지께 물려받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카메라 감독을 꿈꾸는 한고운
ㆍ8월 25일. 모든 생명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수의학과에 가고 싶은 장혜원
ㆍ11월 25일.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분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들려주는 수화 통역사를 꿈꾸는 조서우
ㆍ12월 4일. 언제나 전교 1등, 사회의 잘못을 가려내고 약자들을 보호하는 판사를 꿈꾸는 박성빈 - 75쪽 ~ 77쪽
<아무튼, 메모>는 독서 전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라서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메모의 중요성과 필요성에는 공감하게 된다. 단, 실용적인 정보를 원한다면 이 책은 맞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번 독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아서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나중에 재독을 통해 이번 독서 때 느끼지 못한 책의 감흥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끝으로, <아무튼, 메모>를 읽다가 마음에 와닿아 노트에 메모해 둔 문장으로 오늘의 리뷰를 마무리 한다.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도서] 아무튼, 메모 | |
정혜윤 저 |
어쩌면,,, 활자중독같은? 메모 자체에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라던가
어릴때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수필 '메모광' 같은 분위기의 책을 기대하였는데
마냥 미소지으며 읽을만한 흥미위주의 글은 아니었던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진중해지는 분위기에 더 집중하지 못하고 읽다 덮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완독했는데
다음에 다시한번 마음 다잡고 읽어볼 생각이다.
어쨌든 정혜윤님이라는 작가님을 알게되어서 그점은 만족스럽다.^^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그 동네에 있는 책방을 둘러보곤 한다. 이유야 없지만 그 곳에 동네에서 가장 조용하고 한적하며, 가장 잔잔하게 동네를 즐기는 이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또 굳이 이유를 따진다면, 그 공간이 여행에서 느낀바를 가장 잘 정리하고 메모 하고 올 수 있는 공간이라서다,
어쨋든 여러 이유로 책방을 둘러보던 중에 동네 책방 한켠에 있는 아무튼, OO 시리즈들을 접했고 살짝 훑어 보면서,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작가의 생각으로 녹여내는 것도 재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러던 중에 E북으로 접하게 된, 아무튼 메모는 이 시리즈가 어떤 시리즈 였나, 하는 것을 떠올리게끔 한다. 메모와 메모에 대한 이점들을 담되, 그 이점을 자신의 메모들과 메모를 시작한 이유를 근거로 올려둔다. 그런데, 사실 읽다가 보면 '이게 메모랑 무슨 상관이 있지?' 싶다가 단락의 끝에 가면 아 메모로 살려둔 기억을 책에 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책은 메모를 가르치지 않는다, 요구 하지도 않는다. 다만 책은 메모를 할 때 가질 수 있는 몇가지 이점과, 메모를 통해서 상실되지 않는 기억과 과거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책은 메모를 잘하기 위해서 읽는 책이라기보다 메모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보존하는가를 보는데 더 큰 도움을 주는 책이 아닐까,
책에 나왔던 몇 구절을 '그대로' 담아놓고, 글을 갈무리 하겠다. :)
비록 내가 쓴 글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지만 일기도 메모로서 분명히 장점이 있다. 자기 자신을 보게 만든다.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야말로 도덕적인 것의 출발이다. - < 아무튼, 메모, 정혜윤 지음 > 중에서
인간은 걱정, 희망, 욕망, 이 셋 중 하나에는 꼭 사로잡힌다. 인간은 자신감과 두려움, 이 둘 사이를 왕복운동 한다. - < 아무튼, 메모, 정혜윤 지음 > 중에서
메모는 좋은 쪽과 한편이 되어 치르는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답을 찾고 그 작은 답을 모아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려는 사랑스러운 흔적이기도 하다. 메모는 자기 생각을 가진 채 좋은 것에 계속 영향을 받으려는 삶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이다. - < 아무튼, 메모, 정혜윤 지음 > 중에서
아무튼, 메모 : 이것을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리뷰
아무튼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 내가 구매한 4번째 아무튼 시리즈 이다. 평소에 메모를 잘 하진 않지만 메모의 중요성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 책을 골랐는데... 내가 생각한 '메모'는 약간 가벼운 듯한?느낌이였는데 이 에세이는 좀 철학적이고 무거운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에세이 치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린....? 아직 내 독서 수준이 여기까진 아닌가보다. 시간되면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지.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책들에는 늘 영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