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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체가 가볍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술술 잘 읽힌다.
소비 행동 패턴을 가지고 심리를 이야기 하는 가볍게 접근하는 소비 심리학책인가 싶기도 하고
저자와 나이차이가 많지 않아서 인지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출근길 한번에 책의 절반정도를 읽어버렸다. ㅎㅎ
책한권을 한번에 끝내는 것이 아닌, 띄엄 띄엄 읽는 편인데 기술/처세서가 아니면 가끔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서 빨리 읽고 싶은 책들을 만난다.
아마도 근래에는 이 책이 아닐까 싶다. ㅎㅎ 내일이면 다 읽겠지?
보자마자 외쳤다.
“제목 참 지랄 맞다”
다른 책을 고르려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도 시선은 자꾸만 향하는 게 꼭 운명 같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품에 안고 집으로 오는 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 책에 이끌렸던가. 혹 나의 행동이 이른바 ‘돈지랄’에 속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소비는 좋은 것이다. 소비 없는 생산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거라 하여도 정도가 지나치면 말썽이 생긴다. ‘돈지랄’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파산이 존재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신용카드 여러 개를 사용해 그간 사용 금액을 메우고, 정 안 되면 머리를 조아리며 주변에 돈을 꾸고자 매달리는 행위까지 갔다면 심각한 수준이다. 거기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걱정스러운 경우가 꽤 된다. 필요치 않음에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하고야 마는 센스 덕에 나는 매달 얼마나 심장이 오그라드는지 모른다. 텔레비전과 멀리해도 수시로 접속하는 인터넷 상에는 광고가 참 많다. 굳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지라도 나도 모르게 ‘이건 구입 않으면 후회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가 쉬운 세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티끌도 모아 태산을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소비 생활 정당화에 나선 저자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긁어 모은들 소용없다. 아까워 오래 쟁여둔다 하여 가치가 상승하진 않는다. 음식물이라면 갖다 버려야만 하는 상태로 변질되고, 전자제품이라면 어디에 내다팔기도 힘들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다. 의류라면 유행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아니면 내 체형이 변하거나 선호가 바뀌는 등의 이유로 더는 찾지 않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맘껏 구입하고 맘껏 쓰는 게 보다 현명한 태도일 수 있다!
한 때 저렴한 제품을 다량 구입하는 일을 즐겼다. 남들 티 하나 살 돈으로 나는 세네 벌을 구입하고는 입을 옷이 많아졌다며 좋아했다. 저자의 기록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짝퉁’이 주는 만족감은 진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질 자체는 비등하더라도 일단 내 자신이 가짜라는 걸 알고 있다. 차라리 제값 주고 하나를 제대로 구입하는 편이 행복 지수는 높다고 저자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나이 듦이 소비에 관대함을 불러 일으킨 영향도 조금은 있을 텐데, 내 경우도 비슷하다. 싸게 구입한 옷은 시간 앞에서 약해졌다. 달랑 몇 번 입었건만 마치 몇 년은 입은 거 같다. 운동화를 3천원에 구입한 적이 있는데(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세 번 신었더니 신발 밑창이 좌악 입을 벌렸다. 이런 사유로 버리고 또 다른 물품을 구입해야면 저가 공략이 더 큰 소비를 부른 형국과도 같다.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은 후 나는 소비에 관대해지기로 했다. 저자처럼 딸 둘, 막내가 아들인 집의 둘째딸로 태어나 제 몫 챙기기 버거운 상황에 놓인 게 아님에도,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내가 날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사랑도 못 받으리라는 사실에 눈 뜨고야 만 것이다. 적어도 나쁜 소비는 없다. 가끔은 너무 많이 사 모은 것만 같아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길지라도.
세상은 넓고 구입할 건 널렸다. 오늘도 물욕 앞에서 나는 춤을 춘다. 이걸 구입할까 저걸 구입할까. 참는 건 어렵다. 결국 난 무언가를 선택해 내 것으로 만든다. 저자로부터 연대의식을 느낀다. 우리의 돈지랄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믿고 싶다.
물욕과 돈지랄이라는 말로 싸잡아 말할 수 없는 물건과 소비에 관한 이야기. 예쁜 쓰레기를 모으고, 가성비와 1+1, 2+1를 선택하고, 그리고 그런 시행착오의 시기를 지나 결국 자신의 삶과 행복에 맞는 현명한 소비를 하기까지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물건 사서 쟁이는데 일가견이 있는 나의 소비는 어떠한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에이 이 정도는 사도 되잖아"라는 자기 합리화로 지른 예쁜 물건들을 볼 때마다 백년을 써도 다 못 쓰고 죽겠구나 싶었다. 그래서인가 요즘은 주로 먹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먹어 없애는 건 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에 ㅋㅋ
p.s 다음에 출간될 에세이를 미리보기로 몇 꼭지 제공한다. 다음 편은 이주윤 작가의 출세욕(?) 이야기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
#돈지랄의기쁨과슬픔 #신예희 #드렁큰에디터 #물욕 #돈지랄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리뷰
- 정확하게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또렷한 관점과 풍부한 서술을 거칠 때 무질서하던 세계는 의미를 얻어 정연한 제자리를 찾는다. 가성비에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자세 쓸모를 살피는 날카로운 눈은 돈과 시간을 헛쓰며 실패해본 40대 여성의 시행착오에서 나오기에 설득력이 강하다. 두루마리 휴지, 데오도란트 비누부터 SUV 까지
- 말에는 힘이 있다. 좋지 않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고 슬슬 믿게 된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굳이 입을 열고 소리 내어 더 크게 말해야겠다.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 발라보면 색이 같을까? 눈을 감고 맡아보면 향이 같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나는 진실을 안다는 것이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그 저렴이는 과연 꽤 좋았다. 부담 없이 한 큐에 2개 사서 실컷 발랐다. 하지만 쓰는 내내 이건 저렴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저렴이가 싫어졌다. 저렴이는 저렴해서 내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그냥 처음부터 고렴이를 살걸 그랬어
-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그런데 나는 종종 그걸 정반대로 한다. 지금 제일 맛있는 음식을 지금 제일 예쁜 물건을 굳이 미뤘다가 후회한다. 언제 올지 모를 나중으로 내 행복을 미뤘다. 지금 확 낚아채도 되는데 말이에요
- 50대인 내 부모의 기준으로 로봇 물걸레 청소기란 게을러 빠진 사람의 돈지랄이다. 그깟 마룻바닥과 방바닥 쯤은 무릎 꿇고 꼼꼼이 닦으면 되고 걸레는 찰찰 빨아 꾹꾹 짜서 널면 되기 때문이다
- 부모 세대가 보기에 나 때는 그런 거 없이도 잘 살았다 라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돈 아까운 줄 모르는 게으른 자식이 되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내가 가끔 택시를 탄다고 하면 사치스럽다며 나무란다.
- 요즘 배달음식은 다르다. 나는 새벽배송으로 다양한 완조리 반조리 음식 가공식품 과일 채소 우유 요거트 아이스크림 빵과 버터 잼 치즈를 배달 받는다
- 나는 창작하는 사람이야 요즘 뭐가 제일 재밌는지 실시간으로 보고듣고 씹고 삼키고 웃고 떠들고 감탄하고 불평하고 싶어! 그동안 충분히 고여 있었으니 이제 다시 콸콸 흐를 때가 됐어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난 이거면 된다며 복숭아 갈비뻐를 앞니로 닥닥 긁어 먹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걸 지키기 위해 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좋아하지만 돈을 쓰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신예희 작가님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은 제목부터 흥미를 끌었다. 책 제목에 떡하니 써있는 "돈지랄"은 남이 보면 쓸데없은? 무의미하고 사치적인 소비라고 느껴질 지라도, 작가님의 말처럼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되면 그 나름대로 유의미한 쓰임, 나를 위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다.
북클럽에서 주로 돈과 관련된 재테크나 주식얘기 관련 책들이 있으면 무작정 담아두고 본다. 이책도 마찬가지였는데 '돈'이라는 단어가 내 시선을 확 끌었다. 거기다 책 제목에다 잘 쓰지 않을 거 같은 '지랄'이라는 단어는 웬말이란 말인가. 읽고 보는 거다.
유튜브에서 보면 대개 많은 콘텐츠 중에 하나가 내가 구입한 거 자랑하는 콘텐츠가 많던데,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길래 한 두푼도 아닌 명품들을 사대는지. 물론 회원수 수십만을 거느리는 유튜버라면 그럴 수 있겠다가도 한두번 보고 있자니 나랑 맞지 않는 게 분명해서 '채널 추천 안함'을 눌러버리게 된다.
다행히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없다. 명품얘기도 아니고 플렉스 한 얘기가 아니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추천하는 아이템들은 메모에 적어서 나중에 아주 나중에 (특히 절대로 사지 않을 거라는 각오는 없다) 필요하다 싶으면 구입해 볼까한 것도 있었다.
그래. 내가 돈 벌어 내가 사고 싶은 거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할거야 라고 할 수도 있는데 명품은 위 유튜버들도 그러할 건데 하다가도 이 책에 나온 얘기를 들어다 보면 아주 소소한 아이템들이라 그래 이 정도로 되어야지 내가 따라 살 수 있고 공감도 얻을 것이라 본다.
남이 산 걸 굳이 뭐하러 사니, 별로던데, 왜 샀니, 돈이 남아도니 라는 소리도 들을만 하지만, 내가 좋아서 사겠다는데 왜 당신들이 뭐라고 하는지 참. 값비싼 것도 아니고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물건인데 말이지.
작가가 이 글을 썼다고 해서 맥시멀리스트는 아니었다. 시간을 덜 들여서 이미 이것저것 써 봐서 그 중에 좋은 거 하나 추천한 이야기라고 하면 되겠다. 특히, 내가 모르는 신박한 물건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나중에 한 번은 써봐야지 하는 아이템들도 있어서 괜찮은 정보를 획득한 거 마냥 꼭 구입한 거 마냥 희열을 느낀다. 모르는 거 있으면 바로 검색해 봤다.
예를 들어, 여행가서 사용한 돈에 대한 기록이 필요할때 '트라비포켓'이 대표적이다. 내가 외국에 나가거나 국내여행을 할때 특히, 국내여행은 가계부라도 써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외국여행시는 '외국여행' 이라는 단어로 퉁쳐서 얼마 썼음으로 기록해 놨다. 이 글을 보고 깨달았는데, 외국여행도 얼마 썼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놨으면, 나중에 한 번씩 꺼내 보면 추억에 새록새록 젖었을텐데,.. 나중에 같은 곳을 방문하게 되면 그때 당시 가격은 얼마였지 이랬을텐테, 기록이 없어서 무척 아쉽다. 나중에는 따로 기록을 하여 남겨놔야겠다는 의지를 이 글을 보면서 세웠다.
글이 어렵지 않고 내용도 많이 않아서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고, 딱 나에게 맞게 쉽게쉽게 쓰여 있어서 맘에 들었다. 추천 아이템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음도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