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홈 트레이닝이 유행이다.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격렬한 운동까지, 검색만 하면, 매트만 있으면,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피트니스센터를 가지 않아도 된다. 홈 트레이닝의 정수는 요가다. 아침 요가, 저녁 요가, 명상 요가, 임산부 요가, 어깨가 아플 때 하는 요가 등 채널도 다양하다. 하지만 요가는 쉽지 않다. 요가를 한다고 해서 몸에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오래 수련해야 한다. 분명한 건 요가는 ‘확실하다’는 것이다. 요가를 꾸준히 수련하면 몸이 변하고 마음이 변한다. ‘조금씩’ 변한 몸은 이전으로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명상과 호흡에 집중하면 ‘나’를 헤아리게 된다.
두 손을 높이 합장하고, 손바닥을 매트에 올려놓고, 발을 멀리 짚고, 배를 바닥에 닿게 하고, 팔로 지탱하여 목이 길어진다 생각하며 몸을 움직인다. 몸을 사용한다. 몸이 이완된다. 나의 호흡을 바라본다. 요가는 호흡이다. 욕심을 비우고 무리하지 않기. ‘이게 운동이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과 마음을 조금씩 비우기. 이 ‘조금’이 쌓이면 내가 달라진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
현대인은 아프다. 목, 어깨, 등, 허리가 아프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변명으로 몸을 방치한다. 의식하고, 긴장하고, 걱정하고, 힘을 주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면, 몸의 움직임에 맞춰 내면을 바라보고 싶다면 요가를 해야 한다. 요가는 지친 현대인에게 필요한 정적인 움직임이다.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운동이자 수련이다. 매일, 조금씩, 천천히 동작을 따라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일. 그것이 요가다.
『몸을 아껴요, 마음을 가꿔요』의 작가 루나의 고백이 마음을 울린다.
“적지 않은 시간을 수련했지만 내 몸매는 아름다워지지도 유연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요가 수련은 몸보다 ‘마음’을 맑게 해준다. 내 몸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호흡하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지 알게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꾸준히 수련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다. 지금보다 잘 살게 될 것이다.”
2.
신세계백화점아카데미에서 〈인문 요가〉 〈균형 요가〉 〈명상 호흡법〉을 나누는 작가 셰르파는 림프 부종 환자다. 난치병이라 불리는 세 개의 암과 불치병이라 불리는 림프 부종과 동거한 지 10년이 지났다. 무엇보다 작가는 ‘불균형 덩어리’다. 균형을 회복하기가 무섭게 불균형이 되는 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매일 매트에 오른다. 병에 걸린 몸을 자연에 순응해 본래대로 돌려놓는 데 집중한다.
작가에게 요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짐을 덜어주는 일이다. 그 짐을 나르다보니 다른 이의 길을 안내하는 사람, ‘셰르파’가 되었다. 셰르파란 히말라야에 사는 부족으로, 등반가들을 위한 안내나 짐 운반 등을 돕는 자를 말한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누구보다도 요가를 해야만 하는 사람을 알고 있고, 요가 초보자의 안타까움을 헤아린다. 작가는 말한다. 몸의 불균형은 통증을 모른 척한 결과라고. 알면서도 외면하고 참고 내버려두다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그에게 요가는 굳어버린 몸, 균형이 깨진 몸을 살피는 시간이다. 편한지 불편한지, 아픈지 아프지 않은지. 몸이 건네는 말을 알아듣기. 몸을 훈련하여 마음을 닦기. 요가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매일 편안한 시공간에서 개인의 능력별로 ‘균형 회복 수련’을 제안하는 셰르파 요가 클래스는 정통 요가의 8단계를 제대로 배우며 훌륭한 수련인의 삶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작가는 아사나 만들기에만 관심 많은, 그리하여 나머지 요가의 7단계는 안중에 없는 행복하지 않은 수련인에게 관심을 쏟는다. 요가 동작은 ‘요가의 여덟 가지 길’ 중 하나다. 여덟 가지 길을 잘 걸으려면 요가를 통해 나와 세상을 ‘어떻게’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몸을 아껴요, 마음을 가꿔요』는 제목 그대로 나의 호흡을 가만히 바라보고 표현하는 것에 몸을 수련하고 마음을 쏟는다.
자신의 몸의 연약함을 바탕으로 〈인문 요가〉 〈균형 요가〉 〈명상 호흡법〉을 수련하고 가르치는 ‘요가를 잘 아는 그녀, 셰르파’와 요가란 몸매가 드러나는 레깅스를 입고 몸을 쭉쭉 늘려 땀을 빼고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으로 여겼던 ‘요가를 모르는 그녀, 루나’의 ‘마음 챙김’ 이야기. 『몸을 아껴요, 마음을 가꿔요』가 당신에게 참 행복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