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한국인이라면 건강에 약간 진심이지 않나. 나 역시 먹는 것 좋아하고 그러면서 또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바라는 모순된 개인으로서 어떻게 잘 먹고 어떻게 잘 살아야하나에 참 관심이 많다. 존 맥두걸 의사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은 한편으로는 나의 윤리적 고뇌에서 비롯된 채식을 지향하고 싶은 마음 그러나 그러지 않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직면하려는 의도가 우선 자리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보통 환자들에게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유제품, 고기 등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조언하는 의사가 어떻게 채식주의자가 됐는지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고 싶었다.
책의 원제는 "The Starch Solution: Eat the Foods You Love, Regain Your Health, and Lose the Weight for Good"으로 사실상 이 책의 가장 핵심인 "녹말음식"을 통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건강을 되찾고 평생 체중 감량까지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표지에 나온 그림은 꽤 과장되고 극적이어서 제목과 함께 눈길을 잡아 끈다. 존 맥두걸 의사가 어릴 때 중풍에 걸리게 되어 지금도 다리를 약간 절고 산다. 그는 그 원인을 어릴 때 부모님이 많이 챙겨줬던 서구화된 식사의 주 재료인 고기와 유제품 등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에 대한 또 다른 근거로는 본인이 하와이에서 근무하며 찾게 된다. 그가 진료한 1세대 이민자들은 굉장히 건강하고 질환도 거의 없는 것에 비해 2세대, 3세대로 갈 수록 점점 과체중, 비만 등의 각종 성인병 및 질환 등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희한하지 않나, 유전적으로 거의 비슷할텐데. 그 원인을 찾고자 맥두걸 박사는 꽤 오랜 시간동안 조사하고 분석했는데, 1세대 이민자들은 (주로 아시아 계열) 쌀과 현미와 같은 탄수화물을 주 식단으로 삼지만 2세대, 3세대 이민자들은 서구문화를 받아들이고 식단도 서구화되면서 고기, 유제품 등이 대부분인 식단을 더욱 많이 섭취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맥두걸 박사가 사람들에게 녹말음식을 왜 먹어야하는지 설파하기 시작한, 체중감량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다.
박사는 요새 많이 유행하는 황제다이어트니, 저탄고지니 등의 다이어트가 아닌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먹어야한다고 주장한다. 탄수화물도 정제탄수화물이 아닌 특히 녹말음식 (현미, 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콩 등)을 먹어야 건강관리 및 질병 예방에 도움을 받는다.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 또한 다른 논문이나 사례 연구 등을 제시하며 본인의 음식철학을 내세우며, 이렇게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맞춘다면 몸이 알아서 자연 치유하기에 영양제도 필요없고 운동과 병행하면서 체력,건강관리는 충분히 할 수 있어 병을 고치고 장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영연방 국가들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기에 캐나다에 거주하는 본인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에 읽었던 곤도 마코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에서의 논지와도 비슷하기도 하고.
고기, 유제품에 추가적으로 생선, 계란, 식물성 오일 등도 기피해야한다고 한다. 또한 비건 음식이라고 고기 흉내낸 콩으로 만든 것들 역시 좋은 성분이 아니다. (여기서 왓? 하는 사람들 많을거다. 나도 그랬으니.) 채식주의자들은 고기 등을 안 먹기에 마르고 앙상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살집이 있다거나 뚱뚱한 채식주의자 있어 의아하긴 했는데, 비건 음식에서 고기를 흉내낸 콩고기 등이 사실은 정제된 콩이고 그에 들어간 많은 마가린이라던지 지나친 오일 등이 살을 찌게 만든다. 저자가 같이 일했던 인턴 중에 뚱뚱한 채식주의자가 있었는데 그의 주식은 감자칩과 콜라였다고 한다. 결국 채식도 어떠한 채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실 조금 너무 극단적이라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대체 뭘 먹으라는거야! 하고 화날지도.. 결국 맥두걸 박사가 강조하는 채식은 바깥 음식을 피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내가 직접 음식을 해먹는 부지런함을 떨어야한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음식에서 소금과 설탕을 멀리 할 필요가 없다고, 천연소금과 원당을 요리에 마음껏 넣어 먹어 우리의 식사를 즐겁게 해주면 좋다고 한다. 우리가 평소 가공식품 등으로 섭취하는 염화나트륨, 정제설탕에 비하면 요리에 넣어 먹는 양은 비교할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건강한 음식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넣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이었다. 식품산업이 우리를 상대로 비즈니스하는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소금의 80%는, 소금을 음식에 직접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음식에 정제나트륨을 첨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선택권도 없이 서양의 식습관에 따르게 된다.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햄, 소시지, 치즈처럼 가장 건강하지 못한 가공식품과 함께 정제나트륨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소금을 많이 먹기 때문이 아니라, 소금을 정제한 정제나트륨과 각종 지방과 화학물을 넣어 섞은 공장고기와 유제품을 지나치게 먹기 때문인 것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실제로 고도비만에서 정상체중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례, 의학적 방법으로 생길 부작용으로 인해 맥두걸 박사의 녹말채식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한 실제 사례 등이 함께 싣어져있어 신빙성을 준다.
결론적으로 책을 덮고 나서의 느낀점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의학 개념과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의학정보가 꽤 흥미롭다. 단순히 윤리적인 측면에서만 강조하는 채식이 아니라, 내 몸에 무엇이 들어오는지를 의식하는 것, 건강하게 살기 위해 채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사가 제안하는 정도는 약간 극단적인 방법일수도 있어 우리가 사회생활하며 실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경각심이 들기에는 충분했으니, 각종 지방, 화학물이 줄어든 식품을 구입하는 현명한 소비능력과 가공식품, 외식 및 배달 음식이 아닌 직접 요리를 해먹는 부지런함을 장착하여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차차 적용시켜 건강하고 길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