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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22일 한줄평 총점 10.0 (3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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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법률/행정/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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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람을 의심하고 판단하는 데
인간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얼마나 들어가 있을까”

피해자·민원인·피고인·증인…
이름만 달리하여 출몰하는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에게
생의 한 귀퉁이를 내어주는 어느 검사의 이야기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은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부부장으로 재직 중인 16년 차 여성 검사 정명원이 쓴 첫 책이다. 저자는 검사라는 직업이 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갑고 공격적이고 조직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상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특수부·공안부 검사 들일 뿐이며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 검사 중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머지 90%인 형사부·공판부 소속의, 야근 많고 재판 도중 울기도 하고 민원인과 좌충우돌하기도 하는 ‘비주류’이자 ‘회사원’ 검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이 지향해야 할 완전무결함이나, 거악 척결 등 거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검찰청 한 귀퉁이에 기록으로 실려 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과, 때론 ‘웃프고’ 때론 애잔하게 저자를 심적으로 괴롭히고 보람을 느끼게 했던 사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는 유죄·무죄를 넘어 회색지대가 존재했으며, 공소장에는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득하게 남았다. 재판 도중 사라진 피고인, 상복을 입고 검찰청을 방문한 사기 피해자들, 법정에서 갑자기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증인 등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듯 전개된다. 저자는 정량의 범죄 너머 부정량까지 이 책에 모두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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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낭만주의 이끼 씨의 검찰 생존기
1부 검찰청 외곽의 기쁨과 슬픔
털 있는 것들의 비극
인간과 곱창에 대한 이해
유쾌한 방구 씨의 검사생활
여실하게 잔인한
이런 ‘나’라도 괜찮을까요
울보 검사
딥 블루 레이디를 위하여
너무 쉬운 오타
넌 법복 입을 때가 젤 멋져
2부 진실 너머의 풍경들
피고인이 사라졌다
딱 보면 압니까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그 남자의 속사정
소년의 얼굴
PW 불출석
범죄의 평준화
증인이 된다는 것
불꽃이 꺼진 자리
낭만에 대하여
어떤 질문
3부 슬기로운 검사생활
검사 적성
검사의 보자기
검사의 캐비닛
검사의 게시판
검사의 사직인사
검사, 자유를 꿈꾸다
검사 엄마
4부 다정한 외곽주의자
외곽주의자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만
아는 비둘기가 있다는 것
위로받는 사람들의 국숫집
내 친구 조급증, 그 옆에 불안증
나의 하이마트
구간 단속 구간에서 아우토반을 꿈꾼다
그리고 금속 탐지기가 남았다

저자 소개 (1명)

저 : 정명원
2006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검사로 일하고 있다. 대구에 살고, 대구 인근 지역 근무를 줄기차게 희망한 결과 ‘신라검사’라고 불린다. 줄곧 형사부에서 금융·조세·환경·식품·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담을 아우르며 ‘통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나 특출한 실적 없음’ 검사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자신 안에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국민참여재판 전문 검사로 활약하고 있다. 특수부, 공안부만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는 대한민국 검찰에서 행복한 형사부, 공판부 검사를 꿈꾸며 지금도 2006년식 법복을 걸치고 법정에 나간다. 어디든 조금 외곽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검사로 일하고 있다. 대구에 살고, 대구 인근 지역 근무를 줄기차게 희망한 결과 ‘신라검사’라고 불린다. 줄곧 형사부에서 금융·조세·환경·식품·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담을 아우르며 ‘통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나 특출한 실적 없음’ 검사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자신 안에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국민참여재판 전문 검사로 활약하고 있다. 특수부, 공안부만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는 대한민국 검찰에서 행복한 형사부, 공판부 검사를 꿈꾸며 지금도 2006년식 법복을 걸치고 법정에 나간다.
어디든 조금 외곽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뜨겁고 물컹한 삶의 결들을 헤집으며 명조체의 공소장을 쓰면서도, 공소장 너머의 풍경들과 함께 기꺼이 일렁이는 자가 되고자 한다. 버거운 법률 노동자로서의 삶을 16년 동안이나 무사히 밀고 온 것은, 거악 척결이나 사회 정의 구현 같은 거대한 무엇이 아니라, 친애하는 민원인들이 건네는 복장 터지게 다정한 민원이었음을 이제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고 말한다.

출판사 리뷰

“내가 내어놓은 법률 서비스가
간혹 누군가에게 한 그릇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소보다 불기소를 잘하는
‘외곽주의자’ 검사의 기쁨과 슬픔


저자는 뜨겁고 뭉클한 삶의 결들을 세상에서 가장 간결한 문체로 공소장에 옮기는 것이 검사의 일이지만, 아무리 무심하고 ‘시크한’ 명조체로 쓴다 하더라도 검사의 삶이란 늘 어느 정도 울렁거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소보다 불기소를 잘하는 검사’가 되었다. 불기소장을 쓰는 일은 기소장을 쓰는 일만큼 검사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이지만, 검사로서의 실적을 평가받는 데는 불리했다. 또한 특수부나 공안부를 지향하지 않는 검사는 의욕이 없는 자, 검사 일에 대한 애착이 없는 자로 평가될 뿐이었다. 이로 인해 저자는 ‘이런 내가 검사여도 괜찮은 걸까’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한 방황과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10년 차 검사가 되었을 무렵이었다. 세상이 설정한 중심으로 모두가 달려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루저’라고 부른다 하더라도, 저자는 조금 축축하고 그늘진 외곽의 자리에 ‘이끼’와 같은 존재가 되기로 했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작은 생물들의 그늘이 되어주는 이끼처럼, 형사 법정에서 펼쳐내는 생의 비극적 단면에 함께 공감하고 진동하는 누군가가 되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의 외곽 형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외곽주의자에게 이제 그런 류의 이름 붙이기는 별로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중심의 질서가 우리를 루저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별 상관없다. 외곽주의라는 것은 하나의 이념이라기보다 어떤 취향에 가깝다. 중심을 거부하겠다는 높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체질적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복잡한 곳, 핫한 곳, 관심이 집중되는 곳, 가장 높고 가장 비싼 곳이 좀 불편할 뿐이다. 그 불편함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겠다는 다소간의 고집이 외곽주의의 실체다._272~273쪽

“울보검사·엄마검사·지방검사·비주류검사…”

평범한 직장인들의 리얼하고, 슬기로운 검사생활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대한민국 검사의 90%인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리얼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해자의 사연에 감정이입되어 재판 때마다 우는 검사의 이야기, 곱창집에서 회식을 하다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논하는 검사들만의 진지한 농담, 재판장에서 ‘딥 블루 레이디(새파랗게 젊은 X)’ 소리를 들은 젊은 여성 검사의 에피소드 등 검찰청에서의 평범하지만 색다른 하루하루를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저자를 찾아온 수많은 피해자·민원인·피고인·증인 등 이름만 바뀌어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의 사연들이 등장한다. 주거침입죄로 잡혀온 남자가 ‘장 트러블’로 화장실을 가려고 한 것이라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한 사연, 매주 검사를 찾아와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민원을 하는 어느 영감님의 이야기, 사랑하는 연인이 어느 사건의 피고인과 증인으로 함께 법정에 섰다가, 갑자기 증인이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다며 재판을 뒤엎은 사건 등 저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상처 입은 이들에게 한 그릇의 위로를 건넨다.
3부에서는 슬기로운 검사생활을 위한 검사들의 필수 아이템인 보자기·캐비닛에 관한 소개부터 검사들의 ‘석순 문화’에서 비롯된 일상 속 코믹한 일화들이 등장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검사의 적성’, 여성검사·엄마검사로서의 삶, 조금은 폐쇄적인 검사 세계에서 ‘소심한 자유주의자’를 꿈꾸며 만들어놓은 저자만의 법칙, ‘그냥 인간’이 ‘검사 인간’으로 변이하기까지의 과정 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4부에서는 ‘외곽주의자’로 살아왔던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유쾌하고도 진중한 방식으로 담아낸다. 사법고시생 시절 노량진 학원가의 발 잘린 비둘기를 보며 느꼈던 소회, ‘위로받는 사람들의 국숫집’이라는 이름의 국숫집 사장이 되고 싶다는 오랜 꿈, 스위스에 가족여행을 떠나 휴대폰을 잃어버린 뒤, 검사 가족답게(?) 금속 탐지기로 휴대폰을 추적했던 일화 등을 읽다보면 키득키득 웃다가도 때론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나의 민원인들은 끊임없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하며 나와 함께했다. 어떤 날은 화를 내고 어떤 날 은 그들을 달래면서 실은 나도 위로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모든 요구에 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답이 아니라 다만 관계로서만 존재하는 요구도 어딘가에는 있다는 사실, 우리는 서로 답답하고 복장 터지는 관계였지만 어쩌면 그 시절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유일한 벗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15년쯤 지난 어느 날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여사님과 영감님은 안녕들 하실까._124쪽

“혹시 모를 단 한 사람의 억울함도 빚어내지 않기 위해”

법의 논리에 포획되지도,
입증되지도 않는 진실 너머의 풍경들


얼마 전, 모 방송국 TV 프로그램에서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인 ‘정원섭 씨 살인 누명 사건’에 관해 다룬 적이 있다. 이는 경찰과 검찰을 넘어 국가가 주도적으로 고문하고, 거짓 자백을 받아내 한 사람의 인생을 ‘말살해버린’ 사건이었다. 그는 누명을 벗기 위해 30년간을 국가와 싸워 죄를 벗었지만, 사라진 인생에 대한 손해배상은 끝내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요즘은 과거와는 다르게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좀 더 명확한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범죄 사건을 밝히는 데 오차 범위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CCTV·휴대폰 통화내역·카드결제 내역 등 때로는 모든 증거가 피고인을 지목하는 명백한 사건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증거가 여실할수록 혹시 모를 한 사람의 인생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조바심 내며 사건에 임한다. 법정에서 인간에 대한 빈약한 상상력과 경험으로 사람을 의심하고 판단하는 자들에 의해 진실의 실체가 가려지는 것을 보며 마른 침을 삼키기도 한다. 저자는 법조인의 시선으로 이 책을 썼지만, 그 밖에 법의 논리에 포획되지 않는 세상살이·사람살이를 마치 한 편의 검사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어느 경우든 검사의 수사력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위험보다 한 사람의 억울함을 빚어낼 위험이 더 크고 중하다. 그것은 신이 아닌 우리가 감히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정한 원칙이다. 입증해내지 못하는 진실은 사법의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것은 때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인간을 무기력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또한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이 다가갈 수 있는 진실의 가까운 지점이 되는 것이다._108쪽

종이책 회원 리뷰 (25건)

구매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0 | 2023.01.24

추천으로 읽게 된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막연한 이미지의 검사란 칼을 들고 똑바로 말하라는 냉혈한의 모습으로 떠오른다.

당연히 모든 검사가 그렇지 않겠지만, 미디어에서 접한 대부분의 검사들은 권력에 붙은, 약자의 편에 서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소비된다.

그래서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에서의 검사는 내가 '(미디어에서)알던' 검사와 많이 달라 새롭고 좋았다.

검사도 '따뜻한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이런 검사가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와 '내가 만나게 될 검사가 이 검사였으면 좋겠다'라는 단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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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정명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미**빈 | 2022.09.14

이 책을 읽으며 검사라는 이익집단에 대해 갖고 있었던 나쁜 감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렇겠지. 매스컴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특수부, 공안부 소속 검사들이고 전체의 10%밖에 안된다는 말이 틀린말은 아니겠지. 대부분의 검사들은 야근도 많고 민원인들과 좌충우돌하며 지낸다는 말이 곱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사라는 직업을 가진 종교인들의 범법 행위에 대해 일부 교회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변명을 검사에게도 적용할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목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기대하는 의로움은 얼마나 다를까 생각해보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나 법치주의라는 프레임을 작동시키는 검사의 무게가 더 커보이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다. 

 

그런데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이라는 부드러운 제목의 이 책은 평범한 대인공무원으로서 검사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산문집이었다. 바쁜 부서갔다가 신발도 제대로 못신고 출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시 돌아왔다는 동료의 이야기는 특수통(?) 같은 주요부서로 가고자하는 일반적인 권력욕을 가진 검사들과는 결이 다르게 느껴진 부분. 그리고 억지스럽게 보일수도 있지만 아래와 같은 부분을 보면서도 정말 검사라는 존재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존재가 아닌가 싶었던 책이기도 했다. 어찌 곱창을 먹으며 술을 먹지 않을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반쯤은, 아니 80%쯤은 농담이다. 앞서 말했듯 전반적으로 직업인으로서의 검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따뜻한 산문집.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달* | 2022.05.23

나는 책장을 넘기면서 정명원씨의 글품새가 좋아졌다. 쉬이 따라갈 수도 있었고, 간혹 풋하고 웃게 하는 지점이 있어서도 좋았다. 그리고 이끼같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다고 감히 이야기를 하는 그 태도가 맘에 들었다.

게다가 ‘인생의 많은 문제들로부터 담대하면서도 그 안에 숨은 작은 기쁨들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사람’ 이라고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 대해 명쾌한 문장으로 정의를 내려둔 것이 무지 고맙다. 나는 생각하고 있었으되 이렇듯 명쾌한 문장으로 말하지는 못했으니...

과연 정명원씨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대한민국 검사다. 물론 공부의 양도 많았겠지만 그의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자연의 정체성을 알고 나니 고개를 더더욱 주억거리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법원에 가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런 곳에서 마주하는 사람을 아는 사람으로 두는 일도 드물다. 드문 곳에서 드문 사람을 민원인으로 대하는 드문 직종의 사람이 쓴 글을 읽는 일은 참 인상깊다.

책을 사서 한번 읽고 폐지함에 던져버리거나, 읽은 후에 닥치는 대로 나눠주거나, 읽은 후에 며칠 동안 책상 언저리에 두고 눈맞춤을 하다가 그 책과 어울리는 사람에게 넘기거나 혹은 넘기기에는 미련이 남아 나의 책장으로 가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아직은 내 책상 언저리에 앉아있다. 책장으로 갈지 누구에게 넘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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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잔* | 2022.07.29

절대 영화로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 흔한 검사 영화에서 나오는 스펙터클한 일화들을 기대한다면 그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극적이고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극적인 사건들보다 법률 노동자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낸다. 검사도 직장인이구나! 사람이었네!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런 검사도 여기 반짝 살아있어요. 하고 외치는듯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법정에서 법복을 입고도 ‘새파랗게 젊은 년’으로 불린 후배는 이제부터 자신을 ‘딥 블루 레이디’로 불러달라고 말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 더더더 많은 딥 블루 레이디들이 법정에서 사무실에서 종횡무진하며 유쾌해할 날들을, 기대해본다.

딥 블루 레이디!! 새파랗게 젊은 우리끼리 잘 살아서 더 이상은 욕이 아니게 되었으면 좋겠다. 책 읽다가 광대가 뻐근할 정도로 웃었다. 세상에, 그 누가 이런 생각을 한 건지. 후배 검사분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누가 뭐라고 할 때면 혼자서 생각하고 넘겨야지. 나는 딥 블루 레이디니까?? 수많은 편견 앞에서 견디고 살아가는 모든 딥 블루 레이들이 행복하기를 감히 바라본다.

 

그 너머로 보이는 것은 한순간 타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다만 범죄의 대상물로 그 공간에 놓여 있었던 여성들이다. 사람이, 여성이 대상화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여성학 책을 들여다보아도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개념이 마침내 이해되는 순간이다. (...) 범죄가 평준화된다는 것은 범죄 피해 역시 평준화된다는 말이다.

제일 화가 많이 났던 "범죄의 평준화". 공중밀집장소 추행 즉,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 대해 다루는 장이다. 예민한 여성들에게 오해를 살까 봐 힘들다는 하소연을 나조차 수없이 들어왔지만 실제로 무고의 남성이 그로 인해 재판에 서게 되는 것은 절대 흔치 않고, 무죄판결도 참 많이 난다고 한다. 유죄 판정이 나도 벌금만 선고될 뿐이니.. 피해자에게 참 가혹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 피해자가 대상화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한 문장이 하나의 문단 역할을 능히 해낼 만큼 문장들이 대체적으로 긴 편이다. 나는 호흡이 긴 문장들을 대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문장의 흐름에 이끌리어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나를 본다. 아마 한 문장 안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이겠지. 콤마(,)로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정량보다는 부정량의 무언가를 선호하는 편이다.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하거나 평가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책 후기에 평점을 남기지 않는 이유도 그러하다. 내가 감히 누군가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에 대해 점수를 매길 수 있는가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가지고 있어서. 이 책은 무엇보다 정량으로 평가되는 범죄 너머 부정량의 것을 담고 있다.

검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견고한 편견들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했다. 나에게 검찰의 이미지는 개혁이 필요한 집단이라던가 그들만의 견고한 카르텔이 존재한다고만 생각해왔는데, 사실상 집단 내 모든 사람들이 같을 수는 없지. 검사도 결국 직업 중 하나이고,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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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리뷰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1 | 2021.11.23
정명원 검사의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외곽주의자 검사를 표방하는 저자가 본인의 인생과 직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재미를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무거운 책임과 불안에도 하나하나의 사건들을 처리하는 이야기, 동료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모두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매일 작은 것을 감사하면서, 그리고 자유를 넓혀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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