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유시민 저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유선경 저
김범준 저
스스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뒷표지에 쓰인 문장을 보자마자 이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를 묻게 됐다. 저마다 아등바등 살기 바쁜 나머지 겉모습은 성장했을지 모르나 내면은 여전히 유치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렸다. 나도 그러하다. 내 스스로 판단하기로도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능력이라고는 요만치도 없는 것만 같다. 단순히 자신감 결여가 아닌, 실제 능력치가 낮은 관계로 여전히 부모의 치마폭에 쌓여 사는 ‘캥거루족’의 형국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라는 제목에 이끌렸을 땐 어른이 아닌 어른들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한 게 아니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낮은 자존감에 대해 스스로도 문제라 느끼고 있었으나 도통 고치질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싶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조금이라도 편히 살고 싶은 마음 또한 강했다. 책을 통해 ‘자기관계 심리학’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접했다. 관계라 하면 타인과 맺는 무언가만이 떠오르곤 했기에, 나에게 이 표현은 무척이나 낯설었다. 나 자신과의 관게를 맺는다는 개념부터가 신기했다. 오래 전 많은 이들이 부르고 들었던 노래 ‘가시나무’의 가사가 생각났다. 내 안에 너무도 많은 나를 지닌 사람들의 존재가 드물지는 않은 듯했다. 오죽했으면 그런 부류를 위한 심리학까지 태동했단 말인가!
책 안에는 많은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는 서로 달라 이를 같은 카테고리로 여겨도 무방할까 싶었다. 타인의 칭찬을 좀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과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나머지 주변을 바라볼 줄 모르는 사람이 어찌 같을 수 있는지. 하지만 모두가 자신을 돌볼 줄 모르거나 제 존재를 등한시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저자는 꼬집었다. 아, 그렇구나. 어딘가 병리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었던 이들의 행동은 공허한 내면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묻지 못한 채 그저 세상의 목소리를 좇기 급급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러했다. 가시적인 목표가 주어졌을 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요구받는 걸 행하는 게 긍정적일 수도 있다. 한국인의 습성이라 할 수 있는 “빨리빨리” 정신의 구현에도 이는 유리하다. 하지만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받아든 이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 나는 이제껏 이토록 쉼없이 달려왔는지가 알고 싶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거 같은데, 정작 조바심에 시달렸던 건 내 자신이었다. 실제로 그런 적이 참 많았다. 오로지 대입만을 바라보며 살았더니, 정작 대학에 합격하고 나자 성취감보다 허무감이 컸다. 앞으로 나는 무얼 추구해야 좋을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본 바 없는 나는 두렵기까지 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를 지켜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 결과, 숱한 방어기제로 자기 자신조차도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당당했으면 싶은 순간에 뒤로 물러나고 숨는다. 난 아무것도 아니라며, 최상의 위치에 섰을 때조차도 스스로를 비난한다. 아예 감정을 외면하는 일도 있다. 너무 힘들어서 한 템포 쉬면 좋을 시기에 괜찮다며 웃는 일이 그것이다. 적절한 휴식의 시기를 놓쳐 번아웃 상태에 도달하고야 만 사람은 아마도 또 다시 자기 비하의 감정에 빠져들게 될 거다. 안 좋은 일의 연속이다. 도무지 멈출 수가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도 같은.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듯 나에게도 친절할 수 있기를. 내가 없으면 남도 없다는, 왠지 이기적인 거 같아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태도를 마냥 배척할 필요는 없지 싶었다. 내 자신을 돌보고, 내면의 아픔을 스스로 보듬으면서, 피터팬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단단한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쉽지는 않을 지라도.
결혼 전에는 마음수련,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등 자기관리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는데, 살림과 육아를 하면서 자신을 돌보는데 시간 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맘카페에서 엄마들과 수다로 하소연을 하는 것도 잠시뿐 허탈함과 불안감이 있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됬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데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상 공부를 하려니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막막했는데, 일주일에 한 두 시간씩 이 책을 읽으면서 차츰차츰 시간을 내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07월 04일 해냄출판사에서 출간된 문요한 작가님의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리뷰 특성상 스포일러를 포함할수도 있어요. 모든 목차들이 제가 고민하던 부분이여서 고민없이 구입하게 됐습니다. 왜 그렇게 모든일에 자기검열을 하게 되었는지 원인을 여러 방면에서 찾게 되는게 신기했네요 책속의 모든 사례들을 다 겪었던 터라 그 모든것들이 쌓인게 지금이라 생각하니 조금 맘이 편해졌습니다.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책을 토대로 좀 더 자신을 알고 소중히 대해줄 수 있을거 같아요
우리는 흔히 돌봄을 나약한 것으로 여기기 쉽다. 마치 아이들에게나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평생 돌봄이 필요한 존재다.
고통은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취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돌봄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신체적인 것에 국한한다. 이는 마치 먹이고 재우고 씻겨주는 것이 아이를 돌보는 일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부모와도 같다.
그러나 인간은 신체적 돌봄과 함께 정서적 돌봄도 필요하다. 나아가 서로 좋은 관계를 맺어가도록 관계를 돌보는 것도 필요하고, 활력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영혼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