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제목도 표지도, 기존의 익숙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과 전혀 달랐다. 그러고보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연애 소설을 썼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이 책인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은 연애 소설은 아니다. 미스터리 소설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장르에 이름을 붙이자면, 이 소설은 미스터리 소설의 문법을 사용한 사회 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트랜스젠더 이슈는 여전히 논란의 도마 위에 있다. 얼마 전 다른 곳에서 북클럽을 하면서 트랜스젠더 역사책을 읽은 감상을 썼는데, 북클럽장이 자신은 아직도 트랜스젠더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댓글로 남기는 것을 보고 입이 썼다. 누군가의 존재에 대해서 '찬성'하고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 소설은 평범한 미스터리 소설처럼 시작한다. 오랜만에 만난 대학교 동기들. 주인공은 오랫동안 동창회에 나오지 않았던 여자 매니저와 우연히 조우하고, 그가 사실은 트랜스젠더였으며 지난 밤 누군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 이야기는 물살을 타고 흘러가기 시작한다.
트랜스젠더는 정확히 말하면 옳은 용어는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사회적 성과 타고난 생물학적 성이 달라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을 의미하고, 수술 등의 방식으로 성전환을 마친 사람은 트랜스섹슈얼이라고 지칭한다. 트랜스젠더의 '불편함', '성별 위화감'은 정신적 장애나 질병이 아닌 것으로 WHO는 입장을 변경했으나, 아직 우리 사회의 인식은 미비하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또 각자가 지닌 뫼비우스 띠도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부분은 남성적이지만, 다른 부분은 여성적인 것이 평범한 인간이에요. 당신 역시 여성적인 부분이 얼마든지 있어요. 트랜스젠더라 해도 똑같지는 않아요. 트랜스섹슈얼도 다양하고요.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어요.
보통 사회에서 성별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그들이 사회적으로 정의된 '남성성', 혹은 '여성성'의 범주 안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남성성', '여성성'의 기준은 누가 정의하고 누가 만든 것인지- 좀 더 근본적으로 묻기 시작하면 그에 대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 단어는 '남성/여성스럽다' 였다. 정말 남자답다. 정말 여성스럽다. 그렇게 남자같이 행동하지 말렴. 계집애같이 그게 무슨 짓이냐. 사람든은 쉽게 칭찬, 혹은 멸시의 용어로 젠더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젠더는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적이나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바운더리에 불과하다. 그것은 어떤 사회적 합의에 불과하며, 결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 기준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남자답다와 여자답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단적인 예로 요리를 잘하면 여자답다고 하지만, TV에 나오는 유명 셰프들은 대부분 남자들이다. 그렇다면 요리는 여자다운 행위인가, 남자다운 행위인가?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뫼비우스의 띠로 젠더에 대해 설명하던 위 발췌 부분이었다. 비단 트랜스젠더 뿐 아니라 생물학적/사회적 젠더가 일치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안에 소위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내 안에 차지하는 비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여자, 남자로 나뉘어진 존재이지만 동시에 여자이고 남자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다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이고, 그런 다른 존재들이 모여서 사회는 더욱 다채로운 색을 갖는다. 그런데 단지 성별 위화감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배척하고 '반대'하고 '부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지극히 오만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99년부터 00년까지 연재되었다고 한다. 이미 그 시절에 일본에서 '성별 위화감'이라는 단어가 이런 대중 소설에 사용될 정도로 대중화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만큼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면이 있으나, 이런 젠더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있다는 점이 참 재미있다. 도쿄 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반자 보호법도 그렇고 말이다.
조금 더 타인에게 너그러운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젠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을 모두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읽은 것 중에서는 제일 별로였습니다. 솔직히 전개가 너무 지루하네요. 도서 정보글은 정말 너무 흥미로운 소재였는데... 결국 읽다가 중간에 하차했네요 ㅠㅠ 그래도 앞부분은 흥미로웠습니다. 중간에 좀 지루해서 그걸 못참아서 하차한 것이지 그래도 뒤에 내용은 궁금해서 다른 분들 후기도 좀 보고 스포도 찾아보고 하니 중간에 참고 볼 걸 그랬나 후회를 조금했네요. 결론은... 저한테는 가가 형사 시리즈가 최고인듯 합니다ㅎㅎ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독자로서
구매한 책이다.
과학을 근거로한 미스테리 스릴러 추리극등 정말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신비스러움도 함께 점목되어있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책들
이번에는 조금더 사회성이 짙다고 해야하나..
『외사랑』은 그런 작가의 작품 세계 속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다. 치열했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의 성정체성 고백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면서도 심오한 ‘젠더’를 주제로 한다. 이처럼 묵직한 테마를 담아냄과 동시에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상을 풀어나가는 스토리의 큰 줄기를 통해 미스터리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