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저
정해연 저
정해연 저
황량한 재개발 지구에서 들린 비명 소리.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고등학생의 시신이었다. 교복을 입고 있는 시체여서 신원파악은 금방 되었다. 이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두 명이 투입되었다. 미령과 은호. 그들은 흔적을 따라서 이 사건을 조사하려고 하지만 큰 난관에 부딪친다. 그것은 바로 미령의 딸인 혜리다. cctv에 직힌 그녀는 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거기다 혜리를 죽이려는 또 한 사람. 혜리를 향해 피를 흘리며 칼을 집어들고 덤벼들던 범인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두 사건은 같은 범인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일까.
정해연의 소설은 흥미롭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공식을 깨뜨리는 접근법이라 신선하기까지 하다. 이전에 읽었던 [너여야만 해]도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일단 우리가 무조건 선하다고, 이 사람은 틀림없이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의심을 갖고 지켜보게 만든다. 기존에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처벌의 유불리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말하는 것은 단 하나, "내가 죽였다"뿐이었다.
112p
하나의 사건 아니 두 개의 사건이 저질러 지고 그 두 개의 사건은 다시 하나의 사건으로 모인다. 이미 잡혀온 범인의 뒷조사를 시작하게 되고 피해자의 신변을 조사하면서 사건은 점점 생각지 못한 방면으로 흐른다. 어찌보면 이런 이야기가 쓰여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예상가능한 이야기에 다시 한번 뒤틀림을 선사해 놓았다. 그것이 제목이 말하는 두번째 거짓말일까. 어긋난 사랑. 그리고 잘못 꿰어진 첫단추가 점점 옷을 어긋나게 입게 만들듯이 그렇게 그렇게 사건이 흘러가버리게 된다. 이 이야기는 아주 잘 짜여진 심리전이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나기에 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내 의지보다 더 강하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럴 자신은 없지만. ^^
인적 없는 재개발 지구. 이곳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린다. 재개발 지구 사건 현장에는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가 시체로 발견된다. 유능한 강력계 형사 미령과 은호. 두 사람은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흔적을 발견하던 중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피해자(?)가 미령의 딸. 미령은 사건에서 배제되고, 딸의 손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딸이 어떤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혼자서 딸 아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게 된 딸의 심리 상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미성년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성범죄. 왜 이런 범죄는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수요와 공급이 있어서일까? 그렇다면 어른들이, 청소년들이 그런 영상을 사거나 팔면 안 되는 것일 텐데 세상은 이론과 실제가 다른 법. 그래서 어딘가에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것인가보다. 특히나 영상으로 올린 성범죄는 누군가 죽어야 끝나는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로라는 것. 이 위로가 누구를 위한 위로인지. 위로의 방법은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 사건은 일어났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고, 그래서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하는 말이 위로이기는 했던 것일까?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고, 그래서 일상으로 돌아가 살면 된다고 말하지만, 그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일어난 일이 일어나지 않은 일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섣불리 위로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 모양이다.
충분히 힘들어하고, 충분히 아픔을 감내하는 시간을 줬다면, 아니 제대로 된 상담과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면, 또 다른 피해자나 또 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엄마인 미령도 자신의 어린 시절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기에 또 다른 아픔을 딸에게 준 것은 아닐까
반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반전이 있는 그래서 헐~~ 했던, 역시 정해연 작가의 책이다. 순삭. 앉은 자리에서, 너무 궁금해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두 번째 거짓말의 저자이신 정해연 작가님이 얼마 전 홍학의 자리라는 신작을 통하여 다시 한번 독자들을 찾아오셨는데요. 만약 저에게 정해연 작가님의 여러 책들 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한 작품을 뽑으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이 두 번째 거짓말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다양한 형태의 소설들을 써오고 계시는 정해연 작가님이시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블이나 악의, 그리고 지금 죽으러 갑니다와 같은 작품에서도 보여주셨던 스릴러 소설을 무척이나 잘 쓰시는 작가님이시다 보니 그간 써오신 작품들에서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두 번째 거짓말이야말로 정해연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봅니다. 경쾌한 문체 속에서도 씁쓸함이 남는 정해연 작가 특유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이니 만큼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한국의 어두운 내면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정해연 작가의 장편소설 (두번째 거짓말)
어두운 폐가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엉망이 된 꼴로 집까지 도망쳤지만 누군가가 문을 쾅쾅 두드렸다.
어두운 폐가 안에는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시신의 정체는 은파중학교 중학생 (송군호)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CCTV에 찍힌 도망치는 여자는 형사 미령의 딸 (민혜리)이고
딸을 쫒는 용의자는 다름아닌 절연한 아버지 (최석태)인것! 수사도중 변수가 생기며 상황은
미궁으로 빠지고 미령과 은호는 각각 다른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사실 혜리의 엄마를 응원해주기 힘들다.
딸이 그지경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남들의 시선, 피해자로서 살기 힘들거라는 자신의 판단에 결국 딸을
수렁으로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딸과 본인의 일상을 찾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기적이지 아니할수 없다.
피해자로서 계속 살아남기 힘들어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군자살사건도 그렇다.
가해자는 고작해야 몇년, 심지어 나이가 어리면 봐주는 사례가 만연하다. 2차피해는 무시할수 없다.
엄마라면, 또 형사라면 무슨일이 있어도 딸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가해자를 잡아들여야했다.
잡아들이는 과정에서 몇대 후두려 패던가 했어야앴다. 하지만 엄마 미령은 그냥 가해자 송군호를 몰래
찾아가 협박만하는걸로 끝냈다. 마치 모든게 끝났다는 양.
하지만 이혼한 가정으로서, 또 여자로서 힘든일을 오로지 혼자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작정 욕하기도 힘들다.
방식은 잘못됐으나 딸을 위해서라는 명분때문도 있다. 사람을 흑과백으로 나누는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보다.
미령의 어두웠던 가정사, 20년동안 절연한 최악의 아빠 최석태, 미령이 숨겨둔 진실을 찾아 감팀장과 함께하는 채은호.
전개가 나아갈수록 반전이 거듭되었고 왜 제목이 (두번째 거짓말)인지 알수있었다.
(두번째 거짓말)은 불우한 가정, 성폭행, 불법영상판매 및 유포, 그리고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고 있다.
작중 미령이 담당했던 사건 중 하나를 꼽겠다.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혼자사는 여자만 노려 무단침입을 시도했다. 여자가 소리를 지르자
남자는 도망쳤다. 그리 길지않은 시간에 남자는 잡혔고 여자는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형사들도 공감했다.
하지만 법원은 언제나 피해자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남자는 주거칩임만 적용되어 징역 1년만 처해지고
여론과 형사들에게도 공분을 샀다.
형사들이 열심히 잡으면 뭐하나. 법이 형사들을 허무하게 만드는데.
피해자는 이 어이없는 판결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것이며 왜 처벌을 강화할 생각을 하지 않는걸까.
그야말로 화가나지 않을수 없다.
상당히 어둡고 화가나는 소설이다. 현실과 다른게 뭔가. 아니 오히려 현실이 더 하찮고 답답했다.
소설에선 혜리가 복수라도 했지 현실은 오히려 피해자가 죽임을 당할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