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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편저
상상출판사에서 출간한 박정민 배우, 작가님의 쓸 만한 인간 책을 대여해 읽은 후 작성하는 후기입니다.
우선 에세이의 형태의 글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몇 년 간의 박정민 배우의 삶을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을 역시 받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_^
솔직하고 담백한 글을 쓰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아, 정말 하하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며 뭘 해도 괜찮다는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멋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네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연예인들이 책을 썼을 때, 그들이 책에서는 전문가는 아일텐데, 연예
인이란 평판을 의지해 출판에 참여한 거 아닌가 편견을 갖던 눈초리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질투가 생겨서 그렇다.
그래도 말이다. 그들은 왜 책을 쓸까? 궁금했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가 책을 쓴 이유를, 그에게 주어진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겠다.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였다. 아파하고 부딪히며 그는 길을 가고 있다.
연기력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앞으로 겪어야 할 일이, 가야 할 길이 더 많은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어떤 일에는 의로운 분노를 내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주는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그 진심이 넘치고 있기에 그를 전하기 위해 그는 책을 써야 한다.
그가 말하고, 표정을 짓고, 쳐다보고, 웃는 모습을 보아서 그럴까?
책을 읽는 내내 그가 짓는 표정, 말투, 상황이 머리속에서 그려졌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그 모습은 그 사람 그대로였던가?
책은 여과없이(편집이나 퇴고가 당연히 있었겠지만) 정민배우의 모습을 드러냈다.
부모님과, 친구들과, 배우 스텝들과, 감독님과 교수님과 관계를 통해 나타나는 그의 모습은 진솔하면서도, 긴장감 돌게 쫄깃했고, 풍선처럼 펑펑 터뜨려주는 재미도 있었다.
진중하고, 날이 서지 않은 보드라움으로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 생각을 보고 '참(?) 청년이구나' 싶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쫓아 연기를 하고, 겸손하고 매사 진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다루며, 자신이 매만지고 만들어놓은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는 그 과정, 그 모습이 멋진 사람이라 생각했다.
이 책은 메마른 현실에서 자기의 삶을 지켜내려 분투하는 이들에게 참 위로가 되고 따뜻한 격려가 될 것 같다.
에세이 답게 삶이 담백하게 그려진 모습이 읽기 좋았다. 술술 잘 읽혀서도 좋았다.
그가 계속 글을 썼으면 좋겠다.
배우 박정민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게 영화 <동주>이지 않았나 싶다. 그 전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의 찌질한 전남친으로 잠깐 나왔지만 말이다. <동주>에서 나는 배우 박정민의 연기에 반하게 되었다. 이어 <그것만이 내 세상>과 <변산>을 연이어 본 것 같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면서 놀란 게, 물론 영화 <동주>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어쩌면 그렇게 연기를 잘하느냐 였다. 특별히 잘생긴 외모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장애인으로 나와 마치 실제 천재 피아니스트처럼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놀라웠다.
그렇다고 그가 출연한 영화를 다 본 건 아니다. <변산>에서 김고은과 연기 합을 맞춘 것도 좋았고, <파수꾼>에 이은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에서의 아주 짧은 출연 또한 반가웠다. 그렇게 좋다던 <파수꾼>은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 개봉하기 얼마전에 관람했었다.
책의 첫장을 열어 첫문장을 읽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박정민 배우가 직접 쓴 문장으로 아주 심플하면서도 위트가 있었다. 그만의 경험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었다. 배우로서, 아들로서, 서른즈음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속엣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겪어온 이야기들, 느껴온 감정들이었다. 그래서 기분좋은 마음으로 계속 읽어갔던 듯 하다.
무엇보다 글을 참 맛깔스럽게 썼다. 그가 쓴 글을 한번 살펴보자.
누구나 할 수 있는 진부한 말일지 몰라도, 중요한 건 상이 아니고 상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것일 테다. 만 원 남짓한, 그 피땀 흘려 번 돈을 내고 영화관에 들어오는 관객들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배우가 되는 것일 테다. 진실된 눈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것. 마치 양조위처럼. 그래서 내가 지금 어디냐면. (35페이지)
연기에 대하여 고민하는 흔적들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나면 그 인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여행을 다녔다. 에세이의 초반엔 주로 홍콩을 방문했던 것 같다. 영화를 찍을 때 하나의 팀을 이루게 된다. 그는 동료들을 믿고 지금 하고자 하는 일들 모두 이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동주>를 찍으며 느꼈던 감정들, 함께 찍었던 배우들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를 있게 해준 가족이야기를 빠트릴 수 없다. 엄마를 표현한 부분에서 툴툴거리지만 마음 속에 든 감정들을 슬며시 표현하는 부분도 좋았다.
듣는 것에 인색한 사회다. 어쩌면 그런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듣기보단 말하는 것에 익숙한 시대. 들리는 것을 듣는 것조차 원하지 않는 이곳에서 듣고 싶어 듣는 행위는 사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 죽고 싶어
지랄하지 말고 술이나 먹자. (186페이지)
남자로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남다르다. 아버지와 많이 닮은 그는 학창 시절에는 원망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근성' 덕분에 쓰러지지 않았다고 말이다. 자식을 낳으면 그 아이가 아버지의 근성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가족은 애잔한 것같다.
2013년부터 매거진 <topclass>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3년 동안 쓴 칼럼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3년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책이다. 배우 박정민의 손글씨와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그가 다시 글을 썼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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