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저
수재나 클라크 저/김해온 역
황모과 저
김동식 저
듀나 저
윤이나,이윤정,한송희,김효인,오정연 공저
내가 틀리고 당신이 옳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게 문제에요. 나는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떠나야 해요.
110년 전에 한 신부이자 소설가가 쓴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그냥저냥 읽을 만 하긴 했지만,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이고, 가톨릭 중심적인 그래서 피해 망상에 가까운 저자의 생각에는 별로 동의할 수가 없다.
소설과는 달리 물질만능, 이성중심의 사회가 되었다고 세상이 가톨릭/종교인을 사회악 취급하며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피해망상이다. 단지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더 이상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잊혀져 갈 것이다.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는 최초의 작품이라고 한다. 1907년 쓰여진 이 소설은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대중들에게 너무도 유명한 1932년 출간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1949년 출간한 조지오웰의 [1984] 보다도 평균 30년 정도 먼저 쓰여진 작품이다.
분량은 [멋진 신세계]와 비슷하고 [멋진 신세계] 보다는 구성이 단순하지만 밀도 있다고 여겨진다. 다만 올더스 헉슬리의 미래관이 미래상의 세계관을 좀더 다채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면 이 소설은 기독교적 종말론의 한부분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다른 것 같다. 교황과 적그리스도를 등장시키며 인본주의에 대한 저자의 또 종교인들의 우려가 드러나 있는 것도 같다.
작품에 그려져 있는 안락사 제도가 현재 일부 국가에서 제도화된 존엄사를 연상하게도 하지만 작품 속에 그려지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적그리스도적인 인물이 등장해 세계적 지도자가 된다해도 몰살형 등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을까 싶다. 한 집단 전체를 몰살해 버린다? 차별에 적대적이기에 그러한 차별을 없애고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수단으로 한 집단을 몰살해 버린다는 논리에 수긍하고 동조하는 지도자들이 있을까? 이 소설은 극적이긴 한데 너무 극적이라 현실감각이 없다고 여겨진다.
[이 책을 출간한 연대가 1907년인 것을 고려하면 이후 등장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독일의 홀로코스트를 생각하면 저자가 가정한 미래의 몰살형이 이미 실행되었던 것과도 다름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가까운 과거에도 동유럽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종청소라고 불리운 학살들이 일어났으니 (현재의 상식으로 보아 상식적이지는 않지만) 특정 종교인들을 몰살시킨다는 것과는 형태가 다른 집단학살이라면 미래에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흡인력있고 재밌는 소설임에는 분명한 듯하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그가 이야기하는 미래의 세계관이 생각해 볼만은 했지만 재미면에서는 선뜻 다른 분들에게 권하기 그랬다. 그런데 이 소설은 1907년 출간된 소설임에도 옛날 소설식의 늘어지는 주석 같은 묘사가 없다. [1984]만 해도 읽다가 지겨워져서 중단한 바 있는데 이 소설은 제법 빠른 전개이다.
저자가 영국 성공회의 최고위직인 켄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이면서 성공회 사제로 제직하다가 카톨릭으로 전향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카톨릭의 예식에 대한 관찰이나 호감이 이 소설에서 충분히 느껴지기도 한다. 카톨릭 사제가 쓴 종말과 적그리스도관이 드러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 면이 독자에게 남다른 호기심을 불러올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종말론이나 적그리스도를 묘사하는데 그리 치밀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기독교적 시각을 빌려 보자해도 적그리스도라면 좀더 설득력 있게 종교를 탄압하고 인구 감소를 유도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 같은 대감염병을 인위적으로 전파시켜 인구를 감소시키면서 예방차원의 접종 백신에 손을 써 접종자들이 어느 비율로 사망하거나 접종 이후 오랜 시간 후에 사망하게 하고 차츰 불임이 오게 해서 인구를 감소시킬 것 같다. 또 적극적인 방역을 시행하기 위해서라면서 종교 모임을 차단한다던가 하며 종교 모임을 갖는 이들을 금고형에 처한다던가 종교 집회 주동자를 무기징역에 처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종교도 탄압하고 말이다.] 저자가 그린 로마 폭격이나 나자렛 폭격 같은 예는 너무도 만화 같은 발상이 아닌가 싶다.
다른 리뷰에서 없는 말만 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명심해야 하는 바는 출간년도이다.
1907년!
114년 전이다.
1907년도의 한국소설을 생각해 보면,
<혈의 누>, <금수회의록> 등등이 쓰여질 때라는 점을 명심하면,
그리고 유럽 난민 사태 등으로 공공장소에서 온갖 성범죄에, 테러에, 뭐에 유럽이 시달리는 현실을 반영하면,
게다가 한국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내용 별이 4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갈, *미향 등을 경험하기 전의 대한민국이었다면
이 책에 공감하기 힘들었으리라는 느낌도 있다.)
그런데 편집 별이 2개인 이유는
두어 군데 탈자가 있는 듯한 느낌이고
아무래도 19세기말 20세기초 소설이다보니 장황한 느낌인데다가,
게다가 SF 영화에 준 영향이 커서인지
마치 SF 흥행작을 소설로 풀어 쓴 느낌까지 주고 있어서
읽어 볼만 하지만 빠르게 읽히지는 않는다
책끝을 접다 광고에 낚여서 사긴 했는데 (교황 추천 어쩌고 그런것도 있긴 했지만요) 그 광고에서는 조금 식상한 내용이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100년도 훨씬 전에거라는거에요 정말 놀랬죠 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단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무튼 그렇게 됐네요 재미있게 잘 읽힙니다 근데 디스토피아적인 부분이 있어서 읽다가 좀 힘이 빠지긴 합니다
로버트 휴 밴슨 작가님의 세상의 주인 리뷰입니다. 종교적 느낌이 상당히 강한 작품이라 그런 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지않을까 싶긴합니다. 디스토피아느낌을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인데 나름 흥미진진하고 재밌었어요. 뭣보다 이런 느낌의 작품을 종교인이 썼다는것이 제일 흥미진진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자가 경계하는것은 사상의 식민지화인데 요즘 중국이 하는짓을 보면 확실히 경계해야할 부분은 맞는것같습니다.
세상의 종말론인데 100년전에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대단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종교가 과학의 발달로 점점 인간중심인 인본주의로 변해가고 신을 믿지 않게 되면서 불신과 폭력이 난무할때 완벽한 인간형 반그리스도 펠센버그가 등장한다...
펠센버그가 연설을 하면 신이 인간이라는 이사람의 말을 믿게 되는 신비한 힘이 작용하고 종교전쟁으로 정점을 치달았던 협상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인기는 높아만 간다..
펠센버그가 원하는 대로 따르며 사람들은 점점 미쳐가고 신을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고 로마성당도 파괴하고 만다... 종교가 해결하지 못한 인간의 야만성과 이기주의를 타파할거라 믿었는데 완벽한 건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소설...
빛과 그림자처럼 교황과 너무나 닮은 도플갱어 펠센버그....
지금 세계화니 국가주의를 강조하며 점점 인터넷이라는 온라인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세상과 과학의 발달은 점점 인간이 신을 믿게 되지 않는 현실을 놀랍도록 잘 표현하여 소름이 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