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재미는 있으나 매력을 느끼지 못한 특이한 소설이었다
남주인 데니스나 여주인 샘이나 처음부터 모두 어딘가 결핍되어있고 어그러져 있는게 보이는데... 그냥 딱 봐도 보이는데 그 상태로 지지부진 3분의 2이상이 흘러간다
이상하다고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만남으로 시작해, 초등학생 둘이 사귀자 해도 이것보단 더 진지할 것은 사귐에서부터 결혼까지... 둘다 이상하니 몰입이 힘들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지독하게 이상해서 대놓고 미친놈도 아니고 그냥 내내 껄적지근한 정도
후반부부터 지난 비밀이 풀리고, 주인공들의 그 이상한 정신상태도 대충 이해가 가는데 그런 의미에서 결말은 참 적절했다
혹시라도 여주가 진짜 똘끼충만해서 죄없는 남주 다시 감방에 처넣는건 아닌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라 너무 다행이었다
영화화된다면 연기와 연출이 많이 애써야할 것 같다
영국에 사는 샘(서맨사)은 남자친구 마크가 보여준 다큐멘터리로 감옥에 수감된 미국인 데니스를 알게 됐다. 마크는 샘이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알지만 보면 좋아할 거라고 했는데, 그의 예상대로 샘은 데니스에게 푹 빠져버렸다. 아주 오래전, 18살쯤 되었을 데니스가 어린 소녀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사형수 감방에 갇힌 모습을 본 샘은 연약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래서 온라인 모임에 가입해 사건을 되짚어 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데니스가 무죄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답장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막상 데니스에게 편지를 받자 자신이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데니스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다.
샘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온다는 사실을 편지로 알게 된 데니스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다 친해진 감독 캐리에게 그녀를 부탁했다. 낯설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미국에서 샘은 캐리 덕분에 조금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감옥에서 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만난 데니스는 샘이 봤던 다큐멘터리의 소년과는 조금 달랐지만 여전히 잘생겼고 아름다웠다. 샘은 이내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데니스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감옥에서 결혼을 해 부부가 된다.
"이곳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 그냥 진실뿐이야. 외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해. 왜냐하면 여기 없었으니까. 그 사람들은 그 당시의 데니스를 몰라. 당신들이 그 녀석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기 전, 맹수가 아니라 사냥감처럼 보이는 법을 배우기 전의 그 녀석을." p.112
자신은 소녀들을 죽이지 않았다며 억울하다고 말하는 아름다운 열여덟 살 소년 데니스의 사연은 18년이 지난 후 다큐멘터리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 사는 샘 역시 그 다큐멘터리로 데니스를 알게 됐고,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 굳건히 믿었다.
사실 처음부터 샘이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이었다. 법이 절대적으로 완벽한 게 아니기 때문에 누명을 쓰거나 강압수사에 의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될 수는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사건이 있었고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했으니 많지는 않아도 때로 일어나는 법의 허술한 점이었다. 그런데 데니스의 경우에는 이전에 보여준 행동에 근거해 충분히 의심을 살만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각본과 설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만 보고는 그를 충분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샘은 눈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은 저 멀리 제쳐두고 데니스가 무고하다고 믿으며 그를 이성으로 보고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데니스를 만나기 위해 휴가를 내고 미국까지 날아가게 된 것이었다. 데니스가 사형수라서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만나야 했지만 샘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통해 데니스의 결백을 확신했던 것도 같다.
캐리가 제작하는 또 다른 다큐멘터리 촬영을 따라다니던 샘은 데니스와 가까웠던 하워드의 아버지이자 경찰 에릭 해리스를 만나고, 데니스와 뭔가 친밀한 관계였던 것 같은 린지도 만나게 된다. 그 이후에 감옥에서 결혼을 하고 우연찮게 진범의 자백 덕분에 데니스가 무죄로 풀려나 마침내 세상에 나오게 됐다.
드디어 진짜 결혼생활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마냥 행복해야 마땅했지만 샘의 감정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토록 만지고 싶고 안고 싶었던 데니스가 바로 곁에 있어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고, 방탄유리를 사이에 두고 만났을 때와는 달리 위험하다는 경보가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샘은 그 경보를 무시하고 오랫동안 감옥에 있느라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그를 챙기고 보살폈다. 좋으면서도 불편한 감정으로 샘은 혼란스러웠다. 샘의 내면에서 울리는 경보가 모두 사실이라고, 잘생긴 얼굴에 빠져서 잊어버리지 말고 제발 좀 자각을 하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마치 샘과 결혼한 남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자다 깨보니 남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줄거리를 알지 못하는 이야기 한복판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p.339
계속 등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린지가 데니스 아버지의 사망 이후 줄곧 샘과 데니스 앞에 나타나면서 뭔가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언급만 됐을 뿐 직접 등장하지 않았던 하워드가 그들 앞에 모습을 보인 이후 상황에 속도가 더해졌다. 하지만 그때가 되어서야 샘에게 씐 콩깍지가 벗겨져 보이는 진실을 마주했을 땐 너무 늦어버렸다. 보이는 것을 외면한 덕분에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었으니 안타깝지만 샘이 어떻게 돼도 그 누구를 탓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샘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아서 데니스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던 것 같다. 전남친 마크와의 사건을 보면 그녀도 범죄자였고, 데니스에게 집착했으며 사고방식도 일반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샘의 행동이나 생각이 예측에서 벗어나던 부분이 많아 어이가 없어서 몇 번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래도 결말은 그들 나름의 해피엔딩이라고 해도 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끝났지만, 개인적으론 정말 안타까운 사람이 한 명 있어서 내게는 씁쓸한 결말이었다.(무슨 죄냐고!!!)
사형수를 사랑하게 됐다는 설정부터가 내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긴 했다. 잘난 얼굴에 빠져 순진함을 넘어 멍청했던 샘을 보며 역시 얼빠는 답이 없고, 잘생긴 사람은 얼굴값을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eBook] 이노센트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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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를 믿잖아. 그런데 왜 불안해하지?”
살인죄로 사형수로 복역중인 남자와 그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 여자.. 광고 문구와 내용 안내만으로도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범인인가? 아닌가? 하며 수시로 생각을 변하게 하는 작가의 글솜씨란 정말 대단하다. 끝까지 다 읽을때까지 흥미 진진한 내용으로 전혀 지루함은 느낄수 없었고 왜 베스트 샐러에 오르게 되었는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영화 제작이 확정 되었다고 하여 영화도 매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