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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얼굴들

황모과 | 허블 | 2020년 6월 12일 리뷰 총점 9.4 (4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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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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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과학문학상’이 발견한 SF의 새 얼굴, 황모과
기억의 바람이 불 때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밤의 얼굴들

15년 전, 만화가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던 황모과 작가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소설가가 되었다. 만화가 특유의 경쾌한 감수성과 발칙한 상상력 그리고 한국 국적자인 동시에 일본 영주권자라는 ‘경계자’의 정체성으로, 삶과 죽음, 현재와 역사, 세대와 세대,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던 신인 작가 황모과. 그의 첫 번째 소설집 『밤의 얼굴들』이 출간되었다. 2019년, 수록작 「모멘트 아케이드」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직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서 입상하고, 그 수상작이 MBC와 waave 합작 드라마로 제작이 결정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황모과의 소설은 일본 만화와 같이 경쾌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야기까지 경쾌한 것은 아니다. 불행을 모르는 듯한 웃음기를 띤 깨끗한 얼굴이 아닌, 역사의 그늘에 이름뿐만 아니라 눈, 코, 입마저 잃어버린 얼굴을 비춘다. 우리가 결코 웃고 지나칠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현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100여 년 전 과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다혜 기자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황모과의 소설은 미스터리로 남은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와 「니시와세다역 B층」에선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을 기억해내고자 애쓴다. ‘일본’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발 딛고 있는 두 소설은, 현재와 100여 년 전의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며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 결과, 과거 사람들이 겪은 시대의 폭력과 억압은 현재 우리의 슬픔으로 이어진다.

목차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탱크맨
니시와세다역 B층
투명 러너
모멘트 아케이드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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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황모과
일본에 이주해 만화가 스튜디오에서 제작 스태프로 일했고 만화 관련 통·번역 매니지먼트 일을 병행해 왔다. 창작 현장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생계를 위해 전직, IT 기업에서 6년 일하면서 AI 부서에서 IoT 제품의 기획 개발 현장도 엿봤다. 한국 SF를 읽으며 늦깎이 소설가를 꿈꾸게 되었고 다시 생활고를 각오하고 있다. 브릿G 추천작에 『삼호 마네킹』, 『남겨진 자들의 시간』, 『가족이 되는 길』이 선정됐다. 『모멘트 아케이드』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공모전에서 중·단편 대상을 수상했고, 동명의 수상집이 출간되었다. 안전가옥의 앤솔로지 『대스타』에 MBC 시네마틱 드라마 ‘SF8... 일본에 이주해 만화가 스튜디오에서 제작 스태프로 일했고 만화 관련 통·번역 매니지먼트 일을 병행해 왔다. 창작 현장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생계를 위해 전직, IT 기업에서 6년 일하면서 AI 부서에서 IoT 제품의 기획 개발 현장도 엿봤다. 한국 SF를 읽으며 늦깎이 소설가를 꿈꾸게 되었고 다시 생활고를 각오하고 있다. 브릿G 추천작에 『삼호 마네킹』, 『남겨진 자들의 시간』, 『가족이 되는 길』이 선정됐다. 『모멘트 아케이드』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공모전에서 중·단편 대상을 수상했고, 동명의 수상집이 출간되었다. 안전가옥의 앤솔로지 『대스타』에 MBC 시네마틱 드라마 ‘SF8’의 원작 「증강 콩깍지」를, 『뉴 러브』에 「나의 새로운 바다로」를 수록했다. 소설집 『밤의 얼굴들』, 중편소설 『클락워크 도깨비』, 장편소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 등을 출간했으며 2021년 SF어워드를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한국과학문학상’이 발견한 SF의 새 얼굴, 황모과

15년 전, 만화가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던 황모과 작가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소설가가 되었다. 만화가 특유의 경쾌한 감수성과 발칙한 상상력 그리고 한국 국적자인 동시에 일본 영주권자라는 ‘경계자’의 정체성으로, 삶과 죽음, 현재와 역사, 세대와 세대,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던 신인 작가 황모과. 그의 첫 번째 소설집 『밤의 얼굴들』이 출간되었다. 2019년, 수록작 「모멘트 아케이드」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직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서 입상하고, 그 수상작이 MBC와 waave 합작 드라마로 제작이 결정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모멘트 아케이드」로 당시 심사를 맡았던 김보영, 김창규에게 “소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감동’을 심사위원에게 선사한 작품” “SF에 익숙한 독자와 그렇지 않은 독자의 반응을 모두 계산한 양질의 지적 유희”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밤의 얼굴들』로는 현재 가장 트렌드한 감수성으로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두 작가,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겨울서점]의 김겨울 북튜버에게 근사한 추천의 문장을 받았다.

기억의 바람이 불 때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밤의 얼굴들

황모과의 소설은 일본 만화와 같이 경쾌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야기까지 경쾌한 것은 아니다. 불행을 모르는 듯한 웃음기를 띤 깨끗한 얼굴이 아닌, 역사의 그늘에 이름뿐만 아니라 눈, 코, 입마저 잃어버린 얼굴을 비춘다. 우리가 결코 웃고 지나칠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현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100여 년 전 과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삶에 가정법은 없지만 황모과는?‘만약에’의 이야기로 우리를 구원하고자 한다.?필멸의 존재에게 그것은 궁극의 도락((道樂)일지도.?내일의 세계에서도 죽음은 해결되지 않는 미스터리를 남기고,?기억은 언제까지나 남은 사람들을 따라다닌다.?아무도 혼자 남지 않을 때까지.?- 이다혜(《씨네21》 기자·작가)

이다혜 기자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황모과의 소설은 미스터리로 남은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와 「니시와세다역 B층」에선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을 기억해내고자 애쓴다. ‘일본’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발 딛고 있는 두 소설은, 현재와 100여 년 전의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며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 결과, 과거 사람들이 겪은 시대의 폭력과 억압은 현재 우리의 슬픔으로 이어진다.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유골에 남아 있는 DNA를 추출해 신원을 확인할 수 기술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일본 도심의 한 묘지에서 기거하는 부랑자가 화자로 등장한다. ‘나’는 한 한국인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이제껏 영문도 모른 채 소중히 간직해왔던 ‘머리카락 부적’이 누구의 머리카락인지 알게 된다. ‘나’가 잃어버렸던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상흔이 함께 드러난다.

「니시와세다역 B층」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와 마찬가지로 유골에 남아 있는 DNA를 추출해 신원을 확인할 수 기술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한국인 유학생인 ‘나’와 현지 일본인 학생인 ‘에즈라’가 괴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니시와세다역’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우연의 계기로 B층에 도착하게 된 두 사람은 ‘나’가 일전에 만났던 노숙자를 만나게 되고, 그 노숙자를 통해 B층 공간이 조선인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던 곳이었음을 알게 된다.

황모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말해도 무방할 만큼, 상당히 먼 과거에 벌어진 폭력과 죽음을 다룬다. 시간의 힘 앞에선 모든 것이 무력하므로, 한때 생생했을 폭력과 죽음은 우리와 무관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황모과의 소설은 이에 굴하지 않고, SF의 상상력을 총동원해 눈, 코, 입과 이름을 빼앗긴 이들을 기억하고 이름 부르려 노력한다. 그 결과, 우리는 이 오래된 시간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된다. 타인의 얼굴에서 우리의 슬픔을 읽어내고, 결국 타인의 얼굴과 우리의 얼굴을 서로 닮게 하는 힘이 황모과의 소설엔 있다.

타인의 기억과 감각,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 읽어야 할 이야기

‘기억’과 ‘감각’, 『밤의 얼굴들』은 인간을 구성하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차근차근 짚는다. 이 책 안에선 죽은 이가 살아나고 잊힌 이의 이름이 불린다. 타인의 경험이 내 몸에 들어오고 나의 감각이 타인 속에 흐른다. 여섯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각 소설이 그러한 방식으로 상처 입고 외면받아온 사람들의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조각모음’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다른 이의 마음을 제 몸처럼 느끼는 일, 사라져간 사람들을 되살려내는 일, 그 불가능한 일을 그래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아무리 절망적이어도, 모든 게 엿 같아도. - 김겨울([겨울서점] 북튜버·작가)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서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모든 이가 ‘우리’ 안에 포섭될 수 있게 하는 힘, 공감능력이다. 타인을 공감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가능만 하다면 타인의 기억과 감각을 제 것처럼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바로 이 불가능한 일을 이뤄내기 위해, 이제까지 외면받아온 이들의 마음을 애도하기 위해, 황모과는 SF의 상상력을 사용한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과 「모멘트 아케이드」는 타인의 ‘기억’과 ‘감각’을 피처럼 몸속에 수혈하고자, 특정 감각 정보를 통해 타인이 느꼈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공감각 데이터 임베딩’(「당신의 기억은 유령」)과 타인의 기억을 체험할 수 있는 ‘모멘트’(「모멘트 아케이드」)라는 과학기술을 상상해낸다. 타인의 기억과 감각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기 몸에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몸속에 들어오는 타인의 기억과 감각이 폭력과 억압의 결과물이라면, 불편함을 넘어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타인의 감각을 데이터로 추출해 특정 감각 정보에 추가할 수 있는 ‘데이터 임베딩’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를 병간호하는 ‘나’가 유언 영상에 할아버지의 감각 데이터를 연동시키면서 사건이 발생한다. 할아버지 뇌 속 증설 메모리에 ‘리즐’이란 이름의 외국인 이주 여성의 의식이 침투하게 된 것, 감각 데이터가 연동된 탓에, 그녀가 가정폭력을 당했을 당시 느꼈던 고통을 ‘나’ 또한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모멘트 아케이드」
타인의 기억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모멘트’가 개발된 세계관으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타인의 모멘트만 닥치는 대로 체험하는 ‘나’는 어느 날 인기 없는 모멘트를 우연히 체험하게 된다.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생의 떨림을 느끼게 된 ‘나’는 자신의 지난 삶 속에서도 그런 떨림을 찾기 위해 ‘언니’의 모멘트를 체험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나’는 자신이 ‘언니’를 오해 왔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황모과의 소설은 우리가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왔던 이야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발화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SF가 우리를 위로해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있다.

경계 너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꺼이 경계를 넘고자 하는 마음

황모과는 일본에서 15년간 거주하면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으며, 체류 기간이 길어진 만큼 한국에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소외감은 국경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 듯하다.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나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정체성은 이제 ‘경계자’ 말고는 다른 것이 될 수 없다는 어떤 인식이 나머지 두 편, 한국인 일본 유학생과 일본 니트족 같의 우정을 다루는 「투명 러너」와 정신병동에 갇혀 지내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죄를 기억하고자 애쓰는 환자의 이야기인 「탱크맨」 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이와 같이 황모과가 가지고 있는 ‘경계자’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그 정체성의 힘으로 우리 사회를 나누는 경계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경계들은 유효한가? 세대 간, 국가 간 갈등처럼, 우리는 조각나 있지 않은 무언가를 조각내려 하고, 그 결과 소외당하여온 사람들이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기성 세대와 요즘 세대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조각내는 일은 상당 부분 유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황모과의 소설이 보여주는 미래 사회, 즉 서로 다른 세대 혹은 서로 다른 국적자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역사 문제, 세대 간 갈등, 국가 간 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부터 삶과 죽음과 같은 철학적인 문제까지 깊이 성찰하는 이 소설의 모든 매력을 충분히 살피려면, SF의 독법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황모과의 소설이 우리 SF를 넘어, 우리 문학의 얼굴이 되어주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우리를 위로해줄 SF의 새 얼굴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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