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스 한센 저/김성훈 역
베른트 하인리히 저 / 조은영 역 저
박윤정 저
박태외(막시) 저
‘아무튼’ 시리즈의 책을 읽으며 이토록 소소한 소재로도 한 권의 책이 탄생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라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정규 교육 과정을 끝마친 이래 해 본 적이 거의 없지 싶은 ‘달리기’를 접하면서 조금은 젊어지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나이 먹고 늙는 걸 부정하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가빠온다. 예전처럼 뜀박질을 시도했다가는 큰일이 날 수도 있다. 실제로 몇 해 전 주제 넘게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 때는 코로나19가 한창 번져 있었기에 비대면 방식으로 대회는 진행됐다. 배번표를 가슴에 단 나는 기고만장한 태도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혹시 모른다며 5km 짜리 코스를 신청했는데 아뿔싸. 평소 아무리 부지런히 걸었어도 걷기와 달리는 차원이 달랐다. 달린 거리보다 걸은 거리가 훨씬 길었을 것이다. 이리도 힘든 걸 매일 습관처럼 해내는 이들을 향한 존경심마저 일었다.
저자는 내가 존경할 범주에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글을 읽으니 여러 차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완주를 했단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본인은 4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했으나 42.195km라는 거리는 도무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아니 할 정도로 나에겐 거대하기만 했다. 노력 없이 거둘 수 있는 성과는 없다는 걸, 그의 달리기 기록을 통해 배웠다. 처음부터 그가 달리기에 능통하지는 않았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가 소상히 적혀 있었다. 정해진 코스로부터 이탈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그는 매일 같은 코스를 홀로 달렸다. 마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숙제를 의무감에 해내는 듯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그의 눈에 문득 들어온 반대편 길이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이 발 밑에 펼쳐지는데, 새로운 길을 달리며 인생을 대하는 태도 또한 조금씩 변화하는 것만 같았다. 일명 ‘달리기 모임’이라 할 수 있는 러닝 크루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느린 속도가 주변에 혹 폐를 끼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컸지만 그 정도의 배려는 모두에게 기본이었다. 각자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끔 속도 내어 달렸는데, 함께 달리는 게 혼자일 때보다 즐겁다는 걸 경험으로 그는 분명하게 깨달았다. 딱히 한계 극복에 도전한다는 식의 사명감을 불태우지 않았음에도 이전보다 훨씬 긴 거리를 달리게도 됐다. 거리를 잊고 시간을 잊고, 더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예전이었으면 꿈도 꾸지 않았을 일에 도전했다.
종종 하프코스,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한다. 결과를 주목하는 게 익숙해서 그가 골인 지점을 얼마만에 통과했는지를 눈 여겨 보곤 했다. 그토록 긴 거리를 달리기 위한 훈련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생각해 본 바 없는데, 드디어 어떠한 노고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게 됐다. 연습을 위한 신발과 대회 참여용 신발이 존재한다는 것, 전문가에 부합하는 신발과 초심자에게 어울리는 신발이 다르다는 것 등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노상 익숙한 거리를 달려왔으나 정작 중요한 순간엔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연습용 신발의 처지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완주 후 연습용 신발과도 함께 영광의 순간을 기리는 저자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뭉클하기까지 했다. 이유 모를 자만에 연습을 소홀히 했던 시절, 컨디션이 영 아니었음에도 자신도 놀라울 정도의 기록을 세운 날 등을 기록하며 아마도 저자는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였을 것이다. 내가 직접 달리지 않았음에도 두 다리가 뻐근하고 숨쉬기가 매우 힘겨워진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이라는 수식어의 뜻이 정확히 무언지는 모르겠으나, 내게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긴 할까가 궁금하다. 남들이 뭐라하든 영혼을 팔아가며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뭐가 됐건 빠져든 그 순간이 행복한… 나만의 ‘아무튼’ 시리즈를 하나 적어보고 싶다.
독서 모임 북 클러버에서 친구에게 아무튼 시리즈를 추천받았다.
아무튼 시리즈에서 다양한 주제로 나온 글이 많았다. 읽을 만한 주제를 고르면서 둘러보았는데 좋은 주제도 많았지만 나의 첫 운동인 달리기라는 주제에 눈이 저절로 가면서 아무튼 달리기 김상민 저를 읽게 되었다.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으면서 혼자 나만의 운동인 달리기는 매혹적인 운동이다. 남들과 겨루지 않고 자신과 싸우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신체능력이 달라도 동일한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점도 매혹적이라는 장점이다.
초등학생 시절 난 운동을 자주 하는 초등학생은 아니었고 청각장애인으로서 매우 소심하고 흔한학생이었다. 그저 축구를 좋아하는 철없던 초등학생이었다.
체력측정이나 체육대회 때 반에서 가장 빨랐고 전교 1 ~ 2등 했었고 마침내 초등학교를 대표해서 육상선수로 선발됐다. 대회에 나가기까지 달리기연습을 했고 운동장 몇바퀴를 달리면서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러너스 하이를 겪으면서 달리는 것에 후련함을 느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 때 육상선수로 뛸 뻔했지만 부모님 반대로 육상선수를 하진 못했지만 가끔 운동장을 뛰곤 했다.
그리고 중학교 마라톤 10km 뛰면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목 마르고 힘들고 주저앉고 싶었지만 페이스를 가다듬고 포기하지 않고 도착했을 때 몸이 무거웠지만 그 기분은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아무튼 달리기를 읽고 그 추억이 떠올랐고 직장생활에서 포기했던 또는 귀찮아서 안한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달리기에서 저자는 러닝 크루라는 단체에 가입하여 달리기를 시작했다. 나 역시 러닝 크루 또는 직장인 동호회 마라톤을 시작해볼까 고민도 든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달리기였기에 아무튼 달리기에 이끌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젊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는 다시 달리기에 도전할 것이다. 이젠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서로 격려하며 시작해보고 싶다.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달리기 하시는 분들이다. 특히 직장 동료들을 존경하는데, 하프, 풀 마구 뛰어다니신다. 아무튼 시리즈에 맞게 달리기에 대한 엑기스를 알려 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다. 달리기 성공의 키워드는 같이 달리는 그룹 런닝(러닝 크루)으로 보인다. 나도 다음주에 당장 잠실러닝클럽에 참석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친화적이다.
달리기에 대한 책은 많다. 특히 소설가이자 에세이를 잘 쓰시는 일본 작가, 한국 작가 모두 잘 달리시는 분이다. 그리고 처음에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독일 정치인의 경우에도 열심히 달렸다. 이 책에서는 독일 정치인의 내용 만큼 다양하지 않지만, 간략하면서도 중요한 정보를 준다. 그리고 본인이 참가한 몇개의 국제 마라톤 대회, 그 중에서도 처음 참가한 파리 마라톤 대회의 에피소드는 한편으로 재미있다. 대용 자체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어려움과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유머러스한 부분이 많이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러닝 크루에 대해서 달리기를 안전하게 잘 하는 내용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활동을 하는 부분들이 추가되고 있다. 달리기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문화운동의 그룹으로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문화가 이렇게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여럿이 함께 가면서 지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인들이 모이면서 공동의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또 달리면서 주위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좋은 문화 운동이 될 것이다.
"혼익인간" 용어가 나올 때 피식 웃었다. 혼자만 이롭게 한다는 것인데, 책의 문맥에 맞게 잘 만든 말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내가 사용하면 아재 개그가 될 것인데, 작가가 사용하면 유머가 될 수 있구나!
달리기는 온전히 혼자 달리는 운동이다. 하지만 함께 달릴 수 있다. 잘 하면 5Km에서 Full Course 까지 완주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 이후로 마스크를 쓰고 달리는게 힘들어졌다는 핑계로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18년?17년?에 런데이라는 어플을 처음 알게 되고 꾸준히는 아니여도 운동을 하고 싶을 때는 달리기를 해왔었다. 아무튼 시리즈 중 어떤 것을 살까 고민하던 중 김상민 작가의 아무튼, 달리기를 알게되었다. 처음에 달리기를 할 때는 와 체력이 이렇게나 나빠졌구나, 나중에 어떻게 연속 30분을 달리지 하는 생각이였는데 물론 힘들지만 조금씩 달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오래 뛴거 같은데 덜 힘든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달리기를 할 때의 쾌감과 상쾌함이 느껴지면서 다시 한 번 달리고 싶은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