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장다혜 저
TJ 클룬 저/송섬별 역
수재나 클라크 저/김해온 역
최이수 저
이경희 저
2018년 06월 21일
우리가 아는 구미호는 사람의 간을 100개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요괴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조금음 급이 다른 구미호가 등장한다. 인간이 사후 세계로 가기 전 49일의 시간이 있는데 이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이후 사후 세계 흔히 말하는 저승으로 가면서 인간의 피는 차갑게 식는데 인간이 49일의 시간을 세상에 더 머물수 있는 댓가로 49일째 되는 날 저승으로 가기 전 아직 뜨거운 피가 흐르는 망자에게서 한 모금의 피를 받아 마시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구미호가 등장한다.
이 계약에 전직 셰프였던 '이민석'은 주저하지 않고 사인을 하고 그 곁에 있던 15세 소년 왕도영을 꼬셔서 함께 49일 동안 '구미호 식당'에서 머무르며 '크림 말랑'의 재료를 가지고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다.
'수상한~'시르즈로 유명한 박현숙 작가님의 2019년 작품이다. 청소년 작가라서 그런지 표현들이 많이 어렵지 않고 꽤 사실적이다.
49일 동안 세상에 머무르며 왕도영은 할머니와 이복 형에게 미움 받았던 기억들이 서툴렀던 표현에서 비롯된 오해임을 깨닫게 되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이,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친구와도 더 가깝게 지내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셰프 이민석은 사랑이 집착으로 변해 사랑하는 여인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며 세상을 떠난다.
사후 세계에 대해 늘 고민을 한다. 신앙이 있는 나로서는 구미호 식당 같은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죽어서야 알게 되는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도영이처럼 미움에 미움으로 응수하며 마음에 증오와 분노를 한가득 살았었지만 이내 뒤늦게 깨달은 가족들의 사랑에 후회 막급이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다. 이민석 역시 자기 중심적인 사랑이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끔찍하게 괴롭힐 수 있는지를 깨닫고 나서야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된다. 결국 후회되는 것들은 관계성이지 않은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에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한다. 나는 딸 아이가 말하는 매우 'T'이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에 공감이 자연스럽게 되기 보다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남에게는 공감의 에너지를 많이 쓰는데 가족들에게는 오히려 너무 칼같이 날카로운 사실을 담은 말들로 상처를 주곤 한다. 그 관계에 후회 없으려면 맘껏 사랑하고 표현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며 살아야할텐데....
지금의 소감처럼 이제는 충고보다는 공감을 먼저 내세우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우연히 집어든 책 덕분에 오랜만에 감상에 빠져 봤습니다.
등장 인물은 몇 되지 않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력 덕분에 궁금증을 가지고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된 도영은 저승을 건너기 전 휘말린 수수께끼 쉐프 아저씨와 함께 서호라는 구미호에게 따뜻한 피를 주기로 하고 사십 구일의 계약을 맺게 됩니다.
계약으로 사십 구일의 여분의 생을 얻은 그들은 구미호 식당을 열어 쉐프 아저씨의 꼭 만나야하는 하는 사람을 찾고자 합니다.
특별히 나머지 생에 관심이 없던 도영은 만나야하는 사람을 열심히 찾는 쉐프 아저씨가 이해가 되진 않지만 나름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려 합니다.
장사가 잘되던 식당으로 형 왕도수가 알바로 오기 전까진 말입니다.
살아있을땐 구박하고 짓밟던 동생,손자를 죽어서야 기억하고 애닯아하는 것을 보니 조금 씁슬한 생각이 듭니다.
도영의 입장에서 겪었던 오해와 슬픔을 사십 구일동안 풀어 나가는 이야기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합니다.
쉐프 아저씨도 집착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사십 구일이라는 시간 동안 풀어내고 편한 마음으로 저승으로 향하는 장면은 뇌리에 오래동안 남을 것 입니다.
이승에서 사십 구일은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기간이기도 하는데 도영이도 쉐프 아저씨도 이승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고 홀가분히 저승으로 가는 모습을 보니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살아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두운 표지 때문에 어두운 내용 같지만 결코 어두운 내용은 아닌 가벼운 내용도 아니었습니다..
'만약 오늘 죽음이 나를 찾아 온다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나? 지나간 시간들에 연연하며 아쉬워하지 않을 수 있나? 다시 되돌리고 싶다고 한탄하지 않을 수 있나? 안타깝게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나에게 머물때 그 시간 안에 있을 때 최선을 다 할 일이다" 작가의 말 중
어느날 갑자기 죽게 된 두사람이 구미호인 서호를 만나면서, 거래를 하게 됩니다. 피 한모금을 마시게 해주면 49일 동안 저승으로 가지 않고 이승 세계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일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 생활하게 되고, 지정된 장소를 떠나지 못한다는 제약사항이 있습니다.
죽은 두 사람 중 한명은 호텔 요리사 셰프이고, 다른 한 사람은 15살 어린아이인데, 요리사는 짝사랑한 서지영이라는 여자를 다시 만나 둘만의 이야기를 확인하는 것이었고, 어린 아이는 할머니와 형으로부터 한번도 사랑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여 이승에 대한 미련은 없었지만, 요리사를 다라 함께 49일을 함께 하기로 합니다.
구미호가 차려준 구미호 식당에서 요리사와 서지영이 함께 만든 크림말랑이라는 요리를 팔면서 서지영과 식당으로 알바를 오게 된 15살 어린 아이의 형을 만나면서, 두 사람은 자기들이 미처 몰랐던 일들을 알게 되면서, 저승으로 떠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