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야마 미치코 저/권남희 역
정영욱 저
가토 겐 저/양지윤 역
미치오 슈스케 저/김은모 역
아오야마 미치코 저/박우주 역
허태연 저
생각지 못했던 인생의 어두운 시기를 겨울에 빗대어
저자의 관점에서 풀어쓴 회고록.
남편의 맹장수술, 본인의 건강문제로 인한 실직,
아들의 갑작스러운 등교 거부 등으로
작가는 갑작스러운 인생의 깜깜한 터널로 빠진다.
혹독한 시련으로서의 추위와 어둠이 휘몰아친 경험을
윈터링이라 일컬으며 이 인생의 겨울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혹은 그녀는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책.
사실 저자의 윈터링은 어떤 시각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맹장수술이 왜?
건강이 좀 안좋아서 일을 그만두는게 왜?
이런식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계획했던 일들을
자의가 아닌 상황에 의해서 못하게 되고,
그런 무기력함이 작가의 마음을 지배했던
그런 시기를 지나고 쓴 글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는 인생의 윈터링을 이겨내거나
피하려고 방법을 찾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때마침 남편이 너무 힘들다며 휴직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남편에게도 쉬어가라는 의미로 생각하면서
휴식하곡 잘먹고 그렇게 그 시간을
사랑해 보라고 이야기를 해 줘야 겠다.
돈은 어찌 되것지 뭐;;;;;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라는 다분히 시적인 이 책의 제목에 걸맞게 책의 내용 역시 담백하면서도 유려하게 펼쳐진다. 자신의 인생에 펼쳐진 겨울과도 같은 불행 앞에서 작가는 그저 담담하게, 호들갑스럽거나 유난스럽지 않게 수용하고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 '인생의 겨울'에 들어섰음을 직시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듯한 '인생의 겨울'을 자신의 삶 속으로 오롯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진정한 겨울의 의미를 깨닫는 것을 작가는 ‘윈터링(wintering)’, 즉 ‘겨울나기’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겨울을 견디며 달갑지 않은 인생의 교훈을 깨닫는 것.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인생의 겨울을 아주 담담한 필체로 쓰고 있다.
"그러나 겨울은 죽음이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현대의 안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잡아챌 듯한 추위가 엄습하는 시간이다. 우리는 그 기나긴 밤의 침묵 속에서, 그리고 그 밤이 가져오는 깊은 어둠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이들이 여전히 실재함을 느낀다. 겨울은 유령들의 계절이다. 그들의 창백한 형태는 밝은 햇살 속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겨울에는 다시 선명해진다." (p.76)
계절의 변화는 이러저러한 작은 징후들, 이를테면 기온이나 습도의 변화, 바람의 세기나 방향의 변화, 낙엽이 지거나 새순이 돋는 것과 같은 자연의 변화 등으로 인해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지만 인생의 겨울은 아무런 기척도 없이 다가오는 까닭에 순간 놀라고 당황할 수밖에 없다. 작가 역시 남편의 맹장염 수술 이후 자신에게 찾아온 원인불명의 건강문제로 인한 실직, 아이의 등교 거부 등 평온했던 일상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이 인생에 있어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었음을 직감한 작가는 9월 인디언 서머 시즌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나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회고록 형식으로 기록하게 되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윈터링의 진실이 놓여 있다. 겨울에는 지혜를 얻게 되며, 겨울이 끝나고 나면 누군가에게 그 지혜를 전해줄 책임이 있다는 것. 마찬가지로, 우리보다 먼저 윈터링을 겪은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다.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선물 교환과도 같다. 어쩌면 세대에 걸쳐 이어져온, 평생을 지녀온 타성을 깨는 일이 필요하다. 남들의 불행을 지켜부면서 나라면 절대 취하지 않았을 어떤 방식으로 그들이 스스로 화를 초래했으리라 넘겨짚는 습성은 박정한 태도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롭다." (p.169)
작가는 핀란드인 친구를 만나 겨울을 나는 북유럽인들의 지혜를 듣고 핀란드에 방문하기도 하고, 동화책과 소설 속 배경에 등장하는 겨울의 의미를 자문하기도 하며, 찬물 수영으로 조울증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보기도 하며, 동면을 하는 겨울잠쥐(dormouse)로부터 잠의 의미를 깨우치기도 한다. 겨울의 혹한 속에서 잎을 떨군 채 생명력을 잃은 듯 보이는 나무도 실은 내년 봄을 위한 잎눈을 품고 있음을 새롭게 깨우치기도 한다. 슬기롭게 겨울을 나는 동식물들이 겨울을 거부하거나 겨울에 저항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인생의 겨울을 슬기롭게 벗어나는 사람들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겨울나기를 더 잘하려면 우리는 시간에 대한 개념부터 수정해야 한다. 우리는 삶이 직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시간은 순환적이다. 물론 우리가 점차 늙어간다는 점을 부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살아나가는 동안 우리는 건강한 때와 아플 때, 낙관론과 회의론, 자유와 구속의 국면들을 거쳐간다. 모든 것이 쉬워 보일 때가 있다가도,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것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현재가 언젠가는 과거가 되고, 우리의 미래가 언젠가는 현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p.306)
우리는 때론 생명력이 넘쳐나는 봄과 여름이 끝없이 이어졌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불변의 전성기를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시련이 있게 마련이고 혹독한 '인생의 겨울'을 단 한 번은 견뎌내야 한다. 그렇게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나면 휴식과도 같았던 긴 공백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고, 전에는 없었던 분별력과 혜안을 선물처럼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의 겨울'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혹독한 겨울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사회를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인생의 겨울'을 겪는 일이 온전히 그 사람의 불찰이나 부주의 탓인 양 공격하며 그 사람으로부터 등을 돌리려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오직 앞을 향한 쉼 없는 전진과 치열한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작가는 우리에게도 때로는 후퇴가 필요하고 빛이 있는 만큼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따뜻한 여름이 가치 있는 만큼 추운 겨울도 그 쓸모가 있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원리를 외면한 탓에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괴물처럼 변하는 것이 아닌가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사람·동화·자연·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작가의 겨울나기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지금 '인생의 겨울'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그리고 언제가 닥쳐올지도 모르는 '인생의 겨울'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강한 용기와 신념을 귀한 선물처럼 건넨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언젠가 자신이 겪었던 인생의 겨울을 작가처럼 아주 담담하게, 이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들려줄 날이 오지 않을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누구에게나 예전에 겪어보지 못한 인생의 겨울이었지만. 그것이 크든 혹은 작든.
사람이 사는데에는 희로애락이 있고, 길흉화복이 있어 삶에 굴곡은 오르막이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인간이 나고 죽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다가 나이들어 몸이 더이상 생장에 기운을 쏟을 수 없을 때, 우리는 계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모든 걸 내려놓고 영점으로 수렴된다. 삶의 중간에 성장을 위한 인내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한창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위로 치고 올라가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모든걸 내려 놓아야만 하는 때도 있는 법이다. 동양의 사고적 말 중에 '새옹지마'란 말이 있다.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계절상 한 겨울인데, 인생에서도 이시기를 지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나의 삶이 순탄치 않다면 우리는 좌절하게 된다. 이러한 시절은 겨울 시간이라 하며 '윈터링'이라 겨울나기를 표현하는 책이 있다. 누구도 나의 지난한 겨울 시간을 위로해줄 수 없는, 저자의 말처럼 고독한 시간들, 이러한 추운 계절인 겨울을 살아내는 찬란한 지혜의 '윈터링'을 만나보는 시간,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를 만나는 시간이다. 책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동면의 시기, 윈터링에 대한 지적이고도 서정적인 사색의 풍경을 함꼐 걷다보면 겨울을 견디는 소중한 지혜와 마주하게 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람의 성향은 다 제각각이겠지만, 느리고 고독감을 느끼는 강도도 다 제각각이겠지만 어떠한 겨울의 시기라도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그 수고로움과 견딜수없는 서러움과 외로움과 괴로움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속담에 함께 나누면 기쁨은 두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이 된다고 했던가. 말마따나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는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으로 독자들을 인도해줄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인 캐서린 메이가 9월 인디언 서머 시즌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나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 회고록이다. 그 시즌 안에서 저자는 다양한 일들을 겪고 있었다. 가까운 사람들을 보내기도 하고 자신의 건강의 악화와 실직도 있었고, 심리적인 위축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겨울이 저자가 회고한 겨울시즌이기를 바란다. 우리가 한 겨울을 나듯 모두가 날 수 있는 각자의 겨울이기를 바란다. 모두가 용기를 잃지않고 꾿꾿하게 버텨 내며 삶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겨울이기를 기대해 본다. 인간이기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겨내는 인간이기를 바래본다. 곧 다가올 봄에 겨울을 이겨내고 화사하게 웃을 수 있는 인간이기를 기대해 본다. 코로나19 시기가 길어지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프리랜서, 일일 노동자, 또한 수많은 복지 사각지대에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 등등은 모두가 매서운 한파를 온몸으로 마주하며 버텨내고 있다. 그들의 삶은 스스로 버텨내기에는 몹시도 힘이드는 지난하고 고난의 시간들이지만 버텨내고 있다. 물론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바래본다. 더이상 그들의 삶이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에 짓눌린 삶이 아닌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씼기듯 근심이 씻겨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책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는 눈 앞에 닥친 겨울보다는 '얼음이 전부 녹고 난 뒤'를 바라보고 있다. 자신에게 닥친 겨울같은 현실을 직시하며 그 시기를 온전히 삶 속으로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하고 헤쳐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는 "겨울은 그저 혹독한 계절이 아니고, 한발 물러나 에너지를 신중하게 쓰면 귀중한 지혜를 만나게 되는 충전의 계절이된다"라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