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밀회

윌리엄 트레버 저/김하현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20일 한줄평 총점 2.0 (2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27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1건)
분야
소설 > 세계각국소설
파일정보
EPUB(DRM) 20.56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슬퍼할 수 없고 애도할 수 없는 사랑의 잔재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경이롭고 비밀스러운 이야기


영미권 단편문학의 거장,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밀회』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로 불렸으며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 현대 영문학을 이끄는 전설적 작가들이 가장 많이 영향받은 작가로 손꼽았다.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다섯 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쓸쓸하고 고독한 인물들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유려하게 담아낸 이번 소설집 『밀회』는 『비 온 뒤』, 『그의 옛 연인』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소설집이다.

『밀회』의 소설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잔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쉽게 이해되지 않고,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세상에 함부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그렇기에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의뭉스러운 무언가가 남게 마련이다.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사랑이 삶에 남기고 간 애석한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이 책의 열두 가지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판단을 잠시 유보한 채 그 순간에 대한 감상에 집중해볼 것을 당부한다. 그 가운데 이례 없이 스며드는 트레버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정서적 조율,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연민은 그 감상을 더욱 다정하게 감싸 안고, 결국 사랑으로 우리 곁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고인 곁에 앉다
전통
저스티나의 신부
저녁 외출
그라일리스의 유산
고독
신성한 조각상
로즈 울다
큰돈
거리에서
무용 선생의 음악
밀회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명)

저 : 윌리엄 트레버 (William Trevor,트레버 콕스)
1928년 아일랜드 코크 주 미첼스타운에서 태어났다.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수학하고 역사 교사로 재직하며 조각가로 활동하다가 1954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1964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한 이후 휫브레드상 3회, 오헨리상 4회,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고, 5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1994년 문학 훈위 칭호를 받았으며, 1999년에는 ‘영국 작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코언상을... 1928년 아일랜드 코크 주 미첼스타운에서 태어났다.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수학하고 역사 교사로 재직하며 조각가로 활동하다가 1954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1964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한 이후 휫브레드상 3회, 오헨리상 4회,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고, 5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1994년 문학 훈위 칭호를 받았으며, 1999년에는 ‘영국 작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코언상을 수상했다. 2002년 평생의 업적과 공헌에 대하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이 가장 영향을 받은 작가로 손꼽고 있으며 수백 편의 단편과 18권의 장편을 발표했다. 아일랜드의 대통령 마이클 히긴스는 트레버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뤄낸, 우아함을 지닌 작가’라고 경의를 표한 바 있다. 2016년 11월 20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존 밴빌, 조이스 캐롤 오츠 등 많은 작가들이 애도를 표했다. 대표작으로 『비 온 뒤』, 『여름의 끝』, 『루시 골트 이야기』등이 있다.

‘트레버 콕스’란 이름의 조각가로 활동하기도 하고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기도 한 그는 여가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쓴 두 번째 소설 『동창생들』로 호손덴상을 수상하면서 1964년 서른여섯 살의 나이에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소설집 15권에 달하는 수백 편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단편소설의 아름다움과 힘을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 왔다. 트레버는 단편을 “누군가의 삶 혹은 인간관계를 슬쩍 들여다보는 눈길”이라고 정의한다. 작품 속에서 그는 누군가의 인간관계를, 그 관계를 이루는 사람을 확장된 사회라는 큰 틀로부터 분리시켜 섬세한 눈길로 들여다본다. 최소한의 단어만을 사용하여 여백에서 등장인물의 의식의 흐름을 읽어 내게 만드는 독특한 심리 묘사를 통해 현대인의 분열된 삶과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단편소설을 주로 썼다.

한편 트레버는 장편소설 18권을 출판하기도 했는데, 스스로를 어쩌다 장편소설을 쓰는 단편소설가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단편과 장편 두 분야 모두에서 찬사를 받는 이례적인 작가이다. 오헨리상을 네 번 수상하고 맨부커상 후보에 다섯 번 올랐으며 휘트브레드상, 아이리시 펜상, 래넌상 등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은 상을 수상했고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비 온 뒤』등이 있다.

“내 소설은 때로 인간 삶의 여러 면을 비출지도 모른다. 그러나 특별히 의식해서 그렇게 쓰지는 않는다. 나는 그저 이야기꾼이다.”
역 : 김하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도둑맞은 집중력』, 『식사에 대한 생각』, 『디컨슈머』,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 『지구를 구할 여자들』, 『결혼 시장』, 『팩트의 감각』, 『미루기의 천재들』, 『분노와 애정』, 『여성 셰프 분투기』,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있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도둑맞은 집중력』, 『식사에 대한 생각』, 『디컨슈머』,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 『지구를 구할 여자들』, 『결혼 시장』, 『팩트의 감각』, 『미루기의 천재들』, 『분노와 애정』, 『여성 셰프 분투기』,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수상 작가
*
단편문학의 거장이자 우리 시대의 체호프 윌리엄 트레버,
불가해한 삶에 대한 다정한 연민과 아름다운 위로

*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_백수린(소설가)

영미권 단편문학의 거장,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밀회》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로 불렸으며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 현대 영문학을 이끄는 전설적 작가들이 가장 많이 영향받은 작가로 손꼽았다.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다섯 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쓸쓸하고 고독한 인물들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유려하게 담아낸 이번 소설집 《밀회》는 《비 온 뒤》, 《그의 옛 연인》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뉴욕타임스〉가 “트레버 문학의 정수”라고 호평한 열두 편의 작품이 실렸으며, 출간 당시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슬퍼할 수도 없고 애도할 수도 없는 사랑의 잔재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경이로운 비밀과 은밀한 만남


《밀회》의 소설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잔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쉽게 이해되지 않고,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세상에 함부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그렇기에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의뭉스러운 무언가가 남게 마련이다.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사랑이 삶에 남기고 간 애석한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한 여성은 괴팍하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23년을 살았고 남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고인 곁에 앉다〉).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에 다니는 사춘기 소년과 식당의 여직원은 서로의 존재를 비밀스럽게 탐색하고(〈전통〉), 소개팅 업체를 통해 만난 남녀는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하루를 함께 보낸다(〈저녁 외출〉). 가난한 처지에도 남편이 예술가이길 바랐던 부인은 돈을 구하기 위해 아기를 파는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고(〈신성한 조각상〉), 어린 시절 엄마의 외도를 목격한 여자는 평생 자신의 기억을 들어줄 사람을 찾아 헤매며(〈고독〉), 사랑하는 여인이 ‘불륜 상대’로 치부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 한 남자는 이별을 고하고 만다(〈밀회〉). 소설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하고 은밀한 비밀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사랑이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임을 헤아리게 된다. 그렇기에 트레버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 《밀회》의 열두 가지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판단을 잠시 유보한 채 그 순간에 대한 감상에 집중해볼 것을 당부한다. 그 가운데 이례 없이 스며드는 트레버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정서적 조율,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연민은 그 감상을 더욱 다정하게 감싸 안고, 결국 사랑으로 우리 곁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는 삶을 향한
쓸쓸하지만 다정한 위로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사연을 지닌 채 하루하루 살아간다. 《밀회》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비밀과 고통을 짊어진 채 쓸쓸한 삶을 산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성스러운 세계’에 대한 자각을 절망으로 느끼는 신부(〈저스티나의 신부〉), 한때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여인의 유산을 거절할 수밖에 없던 남자(〈그라일리스의 유산〉), 늙은 가정교사의 고통스러운 비밀을 친구들 사이의 가십거리로 만든 소녀(〈로즈 울다〉), 결혼을 약속한 뒤 돈을 벌기 위해 타국으로 간 남자친구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여자(〈큰돈〉), 한 저택의 가정부들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춤을 춰야만 했던 무용 선생(〈무용 선생의 음악〉)까지. 이들 각자가 지닌 고독한 사연은 그들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쓸쓸함 속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시선은 냉정하거나 비관적이지 않다. 트레버는 인물의 상황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마치 그들의 인생을 귀담아 들어줄 마지막 관객이라도 된 듯, 다정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 시선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보다는 조용한 위로를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각자의 고독을 몸에 감은 채 살아가는 인물을 자세히 보여줄 뿐인데도 소설들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백수린 소설가의 추천사처럼 “우리는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지만 어쩌면 그 고독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혼란스러운 삶의 한순간을 펼쳐 보이는 단편문학의 진수

《밀회》는 놀라운 책이다…… 윌리엄 트레버는 정말로 현시대 최고의 단편 작가다. _마이클 더다(퓰리처상 수상 서평가), 〈워싱턴 포스트〉

표제작인 〈밀회〉의 두 남녀는 불륜 관계다. 여자가 이혼한 뒤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흔들리고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이별을 맞는다. 이 소설에서만큼은 백화점 유리창에 비친, 마지막 포옹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는 트레버가 어디선가 계속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인물들의 삶, 그 한순간을 펼쳐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단편소설의 의의라면,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무엇인지가 궁금한 사람에게 트레버의 소설은 가장 적합한 예시가 될 것이다. 모순된 마음과 은은한 감정, 이해를 넘어서는 삶의 미묘한 순간들, 극도로 절제된 절정에서 느껴지는 전율. 그로써 트레버 소설에서 드러나는 복잡하고 난해한 우리 삶의 순간들은 남김없이 이해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게 되고, 그러므로 이 책을 옮긴 김하현 번역가의 말처럼 그의 소설은 “가만히 따라가는 자세”로 읽으면 충분할 것이다.
“괴로운 고통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다르블레 씨(〈고독〉)의 말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만의 고통 속에서 진실을 찾고 있는 듯 보인다. 끝끝내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트레버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래도 괜찮을 것만 같다. 때로는 혼란스럽고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이지만, 그대로도 괜찮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느껴지는 이상한 아름다움과 깊은 여운을 가슴에 담은 채, 그 또한도 괜찮다며 조금쯤 삶을 긍정하게 될 것이므로.


조이스, 체호프, 업다이크보다 뛰어난 이야기의 장인. _〈하퍼스앤드퀸〉

그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트레버는 미묘한 문장 순서의 변화와 숙련된 색채 전환으로 독자를 열두 개의 작은 세상으로 데려가며, 이 세상들이 합쳐져 그가 사는 감각적이고 너그럽고 슬프고 감탄스러운 우주를 이룬다. _〈헤럴드〉

윌리엄 트레버라는 기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트레버는 인간의 희망과 죄악, 실패를 낱낱이 꿰뚫어 보면서도 다정한 호기심과 한결같은 경이감을 잃지 않는다. _〈아이리시 타임스〉

트레버는 극히 작고 고통스러운 뉘앙스를 기록하는 데 여전히 뛰어나다 …… 독자를 사소한 인간 드라마로 끌어들인다. _〈이코노미스트〉

독창적이고 암시적이다. _〈스펙테이터〉

독자를 최면에 빠뜨리며 차분하고 어두운 유머가 들어 있다. …… 시대를 초월한다. _〈데일리 익스프레스〉

자양분이 되는 진실 가득한 스토리텔링. _〈메트로〉

아름답고 비범하다. _〈스코츠맨〉

개성적이고 절묘하다. 과거에 얽매인 삶과 현실을 불편해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는 기민하고 통렬하고 씁쓸하게 웃긴 이 단편들은 빈틈없이 다진 섬세함과 정확한 관찰, 심리적·감정적 진실을 담은 걸작이다. _〈선데이 타임스〉

최고의 수준에 오른 이 장르의 대가. _〈파이낸셜 타임스〉

늘 그렇듯 탁월하다. _앨런 매시, 〈스코츠맨〉

종이책 회원 리뷰 (27건)

인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g********m | 2023.01.29

영국 작가의 단편집이다. 단편 소설의 왕인 체호프와 비견된다고 한다. 읽어 보니, 누가 더 잘 썼는 지는 모르겠지만, 결이 많이 다르다. 다른 의미에서 좋다는 말이다. 

 

모든 단편이 그렇지만, 짧게 지나가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삶의 진실이 너무나 많이 담겨 있는) 인생의 어느 한 컷을 너무 섬세하게 포착했다. 그리고, 체호프와는 다르게 그 컷을 분명하게 전달하지 않고 아주 은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의 시선이 어느 한 문장을 반복해서 오르내렸다. 

 

삶은 쓸쓸하다. 살람들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내 삶에 대한 평가를 하고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그럼, 나는 그런 세상에 대해 냉소에 경멸로 대한다. 더 슬픈 것은 나도 타인의 삶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 모순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그게 삶이라면 우리 삶은 너무 쓸쓸하다. 그래서, 우리는 돈에 집착하고 인간관계에 집착하는 지는 몰라도. 아마 그렇겠지. 

 

작가의 인물들은 대체로 "작고 깡말랐"다. 늙고 머리가 버껴지고. 우리 삶처럼.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는 우리는 그렇게 된다. 그래도 사는 게 삶이라지만, 우리는 나는 예외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타인에게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한국 작가들도 단편을 워낙 잘 써, 외국 작가의 단편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체호프가 좋다고 해서 꽤 오래전에 읽어 보긴 했지만, 글쎄 아주 좋지는 않았다. 아마 정서적으로 한국 사람과는 잘 맞지 않았나 보다. 하지만,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소설은 정서적으로 나에게 잘 맞았다. 혹시, 체호프의 작품을 30대에 읽었고 이 작가의 작품을 40대에 읽어서 그런가? 어쨌든 오랜만에 읽는 외국 작가의 작품이자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꽤 많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도 했다. 그만큼 매우 은유적이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파워문화리뷰 [밀회] 윌리엄 트레버가 그린 열두 가지 은밀한 만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키* | 2022.03.02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덥석 읽게 되고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이 책은 후자였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 드라마의 제목과 똑같은 책의 제목이, 나로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동경하지도 않는 사랑의 형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건, 얼마 전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황정은 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하셨기 때문이다. 황정은 작가님이 좋아하는 작가와 책이라면 덮어놓고 읽는 나로서는, 작가님이 윌리엄 트레버를 좋아하신다니 반가웠고 이 책을 추천하신다니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는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밀회>라는 제목은 마지막 단편의 제목에서 따왔나 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모든 단편에 '밀회(남몰래 모이거나 만남)'가 나왔다. 좁게는 밀회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불륜도 있고, 드라마 <밀회>에서처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 간의 사랑도 있다. 넓게는 방금 남편을 여의고 혼자가 된 여자의 곁에 나타난 사람들이라든가, 어린 시절 한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할 때 잠깐 보았을 뿐인 무용 선생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여자의 이야기도 있다.

 

책에 실린 단편의 대부분이 좋았지만, 여러 번 반복해 읽게된 건 <그라일리스의 유산>이었다. 책으로 만나 책으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고 늘 같은 정도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결혼을 약속하고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의 이야기도 나오는데(<큰돈>), 이 이야기는 작년에 읽은 윌리엄 트레버의 장편 소설 <펠리시아의 여정>(1994년작)에도 나온다. 이런 식으로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과 장편이 연결되는 경우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더 읽어봐야지...!)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맞는거 같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빨**끼 | 2022.01.03

단편은 사탕을 한알 한알 녹여 먹거나 포도알을 하나 하나 뜯어서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거나, 견과류를 오도독 하고 씹고 씹어서 꿀꺽하고 삼키는 의 느낌을 준다.

 

" 윌리엄 트레버" 라는 작가를 나는 알지 못했다.

무려 1928년도의 태어난 작가, 그렇게 오래전의 작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난 작가, 2016년 88세의 나이로 작고 할때까지 수백편의 단편과 18권의 책을 낸 아일랜드의 작가. 분명 저런 그의 이력만 읽어도 그가 나이든 남자라는 느낌을 가지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이가 있는 옛날 남자라는 이미지.

그 이미지 가지고 책을 들여다 보고 그의 글을 곱씹어 본 건 나의 크나큰 실수 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고,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오는 버릇 때문에 다시 그의 이력을 보다가 와~

섬세한데 또 집요하진 않고 , 두루뭉실 한거 같은데 예리 하고 , 딱 잡아서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알 것같은 그의 단편들.

다음편으로 넘어 가고 넘어 갈때 마다 나이든 여자이거나 소년이거나 아이거나 중년남자이거나, 등장 인물들이 계속 바귈때 마다 또 다른 작가가 이야기를 이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작가의 작품인데, 다른 사람이 쓰는 것 같은 느낌.

한 선생님에게서 배운 다른 마음을 가진 사진이 쓰는 단편집 같은 기분을 느끼고는 감탄을 하고 말았다.

하나 하나에 나는 집중했고, 몸을 웅크리고 보다가 늦게야 기지개를 켰는데, 단편을 곱씹을새도 없이 읽어 제껴서 놀랐다. 말랑 말랑한 글도 아니고 농담도 없는데 농담 같이 들리는 마법, 특히 전통등에서 간간히 나오는 라틴어 기도문이나 말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 이건 해리포터 아이들이 쓰는 마법 같은 말이구나 라고 혼자 생각 버리고 말았다.

 

원래라면 나는 단편집을 한번에 읽어제끼지? 않는다.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조금 쉬거나 아니면 다른 책을 읽거나 해서 머리를 좀 다른 것에 물들이고 다시 돌아와서 다른 단편을 읽는 편인데, 그래야 짧은 이야기라도 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그랬는데...이 책은 그러질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은거지..

 

그랬던건 처음 이야기 부터 몰입감이 있어서 일거다. 유독 어? 끝난건가 싶게 끝나는데 그래서 더 읽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