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저
정영욱 저
TJ 클룬 저/송섬별 역
미치오 슈스케 저/김은모 역
가토 겐 저/양지윤 역
아오야마 미치코 저/박우주 역
이번에 읽은 책은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다. 소설을 오랜만에 읽는다. 그것도 일본 소설을. 소설은 매력이 넘치는 글이다. 짧고도 긴 허구의 이야기가 작가마다, 국가마다 미묘하게 다른 선상에 놓인 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번에 읽은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 제목을 보고 추측해보기로 했다. 목요일, 코코아. 카페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코코아를 마시는 어떤 이의 이야기가 담긴 걸까. 그 사람의 일상은 어떤지 소설을 읽으면서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은 코코아 씨라고 한다."
첫 문장부터 연애 소설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카페에 온 손님, 일명 코코아 씨를 짝사랑하는 마블 카페의 직원인 '나'의 시점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챕터별로 또 다른 '나'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한다. 인생은 누구나 각자의 주인공이라는 걸 내포하는 연작소설. 이것이 연작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미묘하게 인물들 간에 연결성이 돋보인다. 마블 카페라는 주요 공간에서 시작해 마스터라는 베일에 싸인 인물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이어진 인물들. 이어지는 챕터에서 누가 어떻게 다시 이어질지 미리 추측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내용도 몰입도가 높을 만큼 완성도 있지만, 소제목이 나오는 페이지를 보는 재미도 있다. 중간마다 제목에 맞는 사진과 더불어 색깔로 내용을 암시한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코코아 한 잔과 더불어 브라운으로 적혀있다. 다른 챕터도 마찬가지다. (아래 사진들 참고 바람) 직설적인 표현으로 어떤 내용일지 미리 보여주지만, 오히려 재미가 더해진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챕터를 돌이켜 보면 어떤 의미로 사진을 사용한 건지 깨달으니깐 말이다.
한 권에 담긴 수많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었다. 소설은 제일 먼저 등장한 '코코아 씨'와 '또 다른 코코아 씨', 수미상관 형식으로 끝이 난다. 마치 포근하고 따뜻한 선물을 깔끔하게 포장한 듯한,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책 한 권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느껴진다.
*평점: 3.7/5
요즘 훈훈한 한국형 힐링 소설이 인기다. 아마도 달러구트 백화점 이후인 듯 싶다. 하지만, 힐링 소설의 원조라면, 아마도 이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 아닐까 싶다. 무려 데뷔작이지만, 미야자키책대상을 수상했다. 아오야마 미치코는 일본 서점 대상에서 2년 연속 2위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배경은 코코아를 파는 마블 카페다. 마블 카페 점장 와타루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와타루가 짝사랑하는 마코로 끝나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 소설의 화자는 계속해서 바뀐다. 바톤 터치하듯이, 1편에서 나온 인물이 2편에서 이야기를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그 중 마코와 메리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두드렸다. 선천적으로 몸이 좋지 않은 메리는 마코와 친해진 후, 일본의 벚꽃을 보러 가자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 약속을 지킬 새도 없이, 중병에 걸려 버린다. 메리는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전생을 본다. 바로, 전생에 언니였던 마코의 손을 놓고,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 먼저 떠났던 경험을 떠올린다. 이번에는 마코의 부름에 응답하기로 한다. 메리는 기적적으로 회복하여 마코와 벚꽃 구경을 한다.
우리는 1초 앞도 모르는 채 살고 있다. 자기 의지만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대항할 수 없는 것도 맞은편에서 찾아온다. 그럴 때 끝없이 부푸는 불안은 우리에게 무서운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자기가 만든 스토리인데, 마치 누군가가 떠맡긴 미래처럼, 그리고 그것이 이미 정해진 것처럼 우리는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 확실히 있는 것은 호흡하는 나, 웃고 있는 마코, 피어 있는 벚꽃
(p. 164)
좋아하는 일본문학 번역가 권남희 번역가가 쓴 옮긴이의 말에서, 아오야마 마치코에 대한 팬심이 숨겨지지 않는다. 좋아요를 열 번 스무 번 누르고 싶다니. 그는 이 소설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 역시 정리해준다. 여기에서 속편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의 속편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 역시 따사로운 분위기의 소설이다.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는 마블 카페의 마스터가 화자로 나와, 역시나 바톤 터치 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책이 마음에 든다면, 속편도 아마 재미있을 것이다.
처음 읽어본 작가인데, 전작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취향이었다. 권남희 번역가의 팬심이 100% 이해가 되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을 어서 찾아 읽고 싶다. 훈훈한 힐링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아주 마음에 들 것이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라는 소설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고 읽어보게 되었다. 12편의 짧은 단편이 이어지는데 앞 편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음 편의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코아를 마시는 곳은 마블 카페라는 곳이다. 1편에서 코코아를 마시던 손님을 흠모하던 와타루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12편에서는 그 손님인 마코가 쓰는 편지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이 책은 아오야마 미치코의 데뷔작이다. 읽는 즐거움이 큰 책이어서 아오야마 미치코의 다른 책인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도 읽어보고 싶다.
제목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잔잔한 이야기였어요. 첫이야기는 카페에 찾아오는 여성 코코아로 시작합니다. 그녀는 영자 신문을 읽거나 영문 편지를 쓰기에 직원인 화자는 거리감을 느낍니다. 이 화자는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우연히 점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채용이 되어 거의 점장 급으로 일하게 됩니다. 너무 우연의 우연의 우연이지만 뭐 이런 이야기도 좋습니다. 조그맣고 한적한 카페에 느긋한 손님과 직원이 적당히 떨어져 앉아 더듬어가는 이야기 나쁘지 않아요.
저한테는 제목과 표지부터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마침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눈에 들어와서 읽은 것이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설정도 좋고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읽고 나면 달달하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마신 듯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