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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김범석 | 흐름출판 | 2021년 2월 2일 한줄평 총점 9.6 (29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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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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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흔적
우리의 선택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


서울대 암 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만난 암 환자와 그 곁의 사람들, 의사로서의 솔직한 속내를 담은 에세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남은 시간을 채운다. 누군가는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담담하게 삶을 정리하고, 누군가는 시시각각 찾아오는 죽음을 미루기 위해 고집을 부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암을 이겨내고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 곁의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사후 뇌 기증 의사를 존중하는 아들, 의식 없는 어머니가 심폐소생술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어머니를 놓지 못하는 남매, 폭력적이었던 아버지를 외면하는 딸, 연인이 암 환자인 것을 알면서도 결혼을 선택한 남자 등 환자 곁의 사람들 모두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그 같은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의 선택을 되돌아보며 저자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는가’라고 자문한다.

저자는 환자들과 가족들이 그려가는 마지막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곱씹어보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렇게 얻은 삶과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잊지 않기 위해 저자가 틈틈이 남겨온 기록이다. 책의 1, 2부는 저자가 만나온 환자들의 이야기로 환자와 가족들이 예정된 죽음과 남은 삶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3, 4부는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고민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책 속의 사람들의 모습에는 지금 여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태도는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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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1부. 예정된 죽음 앞에서
너무 열심히 산 자의 분노 / 내 돈 2억 갚아라 / 특별하고 위대한 마지막 / 혈연이라는 굴레 / 사후 뇌 기증 / 저는 항암치료 안 받을래요 / 10년은 더 살아야 / 대화가 필요해 / 믿을 수 없는 죽음 / 임종의 지연

2부. 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인생 리셋 / 기적 / 학교에서 잘렸어요 / 잔인한 생 / 아이의 신발 / 오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합니다 / 요구트르 아저씨 / 말기 암 환자의 결혼 / 내 목숨은 내 것이 아니다

3부. 의사라는 업
별과 별 사이: 600대 1의 관계 /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 눈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 / 파비우스 막시무스 / 너무 늦게 이야기해주는 것 아닌가요 / 3월의 신부 / 윤리적인 인간 / 이기심과 이타심

4부. 생사의 경계에서
각자도생, 아는 사람을 찾아라 /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 연명의료 결정법에 대하여 / 울 수 있는 권리 /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 마지막 뒷모습

이야기를 마치며

채널예스 기사 (1개)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김범석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항암치료를 통해 암 환자의 남은 삶이 의미 있게 연장되도록 암 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상부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임상암학회, 미국암학회, 유럽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한국종양내과학회 등 여러 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3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받았으며, 『에세이문학』을 통해 수필가로도 등단한 바 있다. 저서로는 『진료실에서 못다 한 항암치료...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항암치료를 통해 암 환자의 남은 삶이 의미 있게 연장되도록 암 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상부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임상암학회, 미국암학회, 유럽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한국종양내과학회 등 여러 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3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받았으며, 『에세이문학』을 통해 수필가로도 등단한 바 있다. 저서로는 『진료실에서 못다 한 항암치료 이야기』 『천국의 하모니카』 『항암치료란 무엇인가』 『암 나는 나 너는 너』 『암 환자의 슬기로운 병원 생활』이 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블로그(http://blog.naver.com/bhumsuk)를 운영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삶에는 수많은 처음과 마지막이 있지만 우리 인생의 가장 처음과 가장 마지막은 탄생과 죽음이다. 이 시작과 끝만큼은 내가 아닌 타인의 기억으로 남는다. 탄생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맞는 것이지만 죽음만큼은 준비할 수 있다. 언젠가 분명히 ‘죽음’의 순간이 온다는 건 사실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점이 몹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 ‘준비할 수 있는 죽음’을 ‘어쩌다 갑자기 맞는 죽음’으로 끝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 4부. 〈마지막 뒷모습〉 중에서

서울대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
“남은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2019년 기준 암 사망자 수는 7만 8863명으로 2018년에 비해 1만 명 가까이 증가했고, 한국인이 사망하는 장소로 병원은 1996년 25.2퍼센트에 비해 2019년 77.1퍼센트로 급격하게 바뀌었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건수는 2017년 대비 2019년 2만 건 이상이 늘었다. (시사인 ‘죽음의 미래’ 참조) 이 같은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암 환자들의 죽음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도 바로 병원이라는 이야기이고,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의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2016년 대한민국에서 사망한 28만 명 중 21만 명이 병원에서 사망했고, 말기 암 환자는 90퍼센트가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종양내과 의사로서 수많은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선택과 그들이 보내는 시간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사이자 한 인간으로서 깨닫게 된 삶의 의미와, 옳고 그름의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느낀 바를, 그리고 환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 일종의 비망록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만나온 환자들의 선택이, 그들이 꾸려가는 시간이,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내게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고 정면교사가 되기도 했다. 내가 만난 환자 들은 삶과 죽음으로 살아 있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생의 숙제를 푸는 것 같았다. 그들이야말로 나의 선생님이었다. (…) 돌아가신 분들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 그들의 죽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에게는 기억되는 죽음이라는 것, 나아가 누군가의 죽음이 어떤 이에게는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6-8쪽)

죽음 앞에 선 환자와 가족의 선택,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게 하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 언급되는 환자들은 모두 암 환자이지만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 저마다의 선택을 하고 각자 다른 모습으로 종착역을 향해 간다. 누군가는 돈 때문에 끊어진 혈육의 정을 회복하기보다 빌려준 돈 “2억 갚아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죽음 직전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10년만 더 살기만을 바라기도 한다. 칠순의 한 노인 환자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또 다른 노인 환자는 의사도 모르게 ‘사후 뇌 기증’을 신청해놓고 떠난다. 모두가 “앞으로 남은 날이 ○○ 정도 됩니다”라고 기대여명에 대해 듣지만 그 남은 시간을 채워가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환자들이 남은 삶과 예정된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묻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태어난다. 일종의 숙제라면 숙제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나름의 숙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인생의 숙제를 풀든 풀지 않든, 어떻게 풀든 결국 죽는 순간 그 결과는 자신이 안아 드는 것일 테다. 기대여명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특별한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자기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채로 살다가 죽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를 다 풀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빈칸으로 남겨두기에는 아쉬운 일이다”(62-63쪽)라고 적는다.
또한 환자가 종착역으로 가는 여정에는 환자만 있는 게 아니다. 그의 가족이 함께다. 원발부위불명암을 앓는 남편이 완치되기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던 아내가 있고, 폭력을 행사했던 아버지를 끝내 외면하지 못해 혈연을 저주하면서도 마지막을 책임졌던 딸이 있다. 각자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이혼한 부모를 돌보느라 병원과 일터를 전전하는 아들도 있으며, 암과 치매를 앓는 88세의 아버지를 모셔야 하는 예순에 가까운 딸도 있다. 저자가 지켜본 환자의 가족들은 환자만큼이나 저마다의 선택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환자와 그 가족의 모습은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고, 반려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야기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 그들의 선택은 어떻게 내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그들의 마지막을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들며 또 다른 의미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환자의 남은 삶과 죽음을 함께 고민하다


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병원이고, 이곳에는 그 마지막까지 환자, 가족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있다. 한 사람의 생사와 남은 날을 지켜보고 치료해야 하는 의사의 고민은 깊다. “선생님에게는 제가 600명 중 한 명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선생님 한 분뿐이거든요”라고 말하는 환자 앞에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생각하고, 완치 되었으나 암 환자라는 이유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 젊은 암 환자들을 보며 사회의 역할을 되묻고, 항암치료를 거부하다 항암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을 안타까워한다. 팔순 노모에 대해 연명의료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사남매로 인해 온몸이 붓고 의식을 잃은 환자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순간에도 심폐소생술을 멈출 수 없는 현장에서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를 되묻는다. 환자도 병원도 싫어하는 완화 의료에 대해서도 그것이 환자의 남은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신념을 고백하기도 하며, 어쩔 수 없이 ‘시속 10명’으로 환자를 만나야만 하는, 한국의 공장식 박리다매 진료에 대해 씁쓸함을 털어놓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들려주는 몇 가지 사연들은 ‘연명의료 결정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환자가 살아는 있으나 죽음보다도 못한 상태일 때, 존엄과는 멀어지고 있는 경우에 보호자와 의료진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환자를 떠나보내야 할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이승에 붙들어 놓을 것인지.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이야기 속에서 환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편히 돌아가실 수 있게 임종방에 모셨지만 아버지는 점차 사람의 외형을 잃어가고 악취를 풍기면서도 돌아가시지 않는다. 그 곁을 지키던 아들은 차라리 보내드리는 게 낫겠다며 오열하고 담당 의사인 저자는 산소호흡기를 떼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법으로는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그 순간 의사도 보호자도 그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고,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그 선택의 무게를 토로한다.
종양내과 의사로서 저자는 환자의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존엄한 죽음을 위해 깊이 고민한다. 우리 대부분은 독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며, 사람이기에 병으로부터 멀리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마주한 환자와 보호자의 자리에 언젠가 우리가 앉게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을 우리도 함께 해야 할 수도 있다. 저자가 의사로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단순히 ‘의사’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유다.

김범석 교수는 이 책에서 “뜻하지 않게 자신이 떠나갈 때를 알게 된 사람들과 여전히 떠날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나는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고, 언젠가는 찾아올 ‘나의 죽음’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는 암 환자와 가족, 의사인 저자의 선택과 그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죽음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또한 거기에서 나아가 언젠가 나와 내 가족에게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 어떤 모습으로 종착역으로 향해 가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종이책 회원 리뷰 (70건)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o*****n | 2023.04.11

아직 젊고 건강한 내 인생은 병원과 거리가 멀다. 죽음과는 더더욱 멀다.

그러니 나의 죽음이란 불행하게 찾아올 사고사를 제외하곤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 형태였다. 그리고 평범한 2030이라면 나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편협한 생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죽음이 당연한 곳,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부터였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이 책은 서울대 암 병원에서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님께서 겪은 일화를 담았다. 그곳에는 수많은 죽음과 애환이, 그리고 희망이 잠들어 있다.

 

같은 질병일지라도 똑같은 죽음의 형태는 없었다. 누군가는 끝내 가족을 용서하지 못해 쓸쓸하게 외로이 세상을 등졌고, 누군가는 남겨진 가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남겼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죽음으로 가족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어떤 죽음의 방식이 옳은 형태였을까? 고민하다가 보면 쉽사리 정답을 내릴 수 없다. 죽음 하나로 한 명의 생을 온전히 다 말할 순 없을 테니까. 그럼에도 우리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필사적으로 올바르게 살아야만 한다.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머나먼 곳으로 떠날 나를 위해서.

 

견문이 좁은 나는 암이란 선척적으로 타고난 유전이거나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나오는 환자들 중에선 20대 30대의 젊은 나이인 사람들도 있었다. 완치했지만 한때 암 환자였다는 이유로 취업할 때에도 색안경 낀 시선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질병이란 대체 무엇이기에, 죽음에서 벗어나도 온전한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걸까.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직 젊고 건강한 내 인생은 병원과 거리가 멀지 않다. 저들의 이야기가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늘 행복하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불행과 맞서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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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다**게 | 2023.01.19
바삭...
말라버린 나뭇잎 하나와 텅 빈 하늘을 날고있는 새들..
어쩐지 쓸쓸함과 헛헛함이 묻어나는 표지다.ㅂ

지은이 김범석은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인 의사선생님이다.
제3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진료실에서 못다 한 항암치료 이야기)
(천국의 하모니카)
(항암치료란 무엇인가)
(암,나는 나 너는 너)
(암 환자의 슬기로운 병원생활)의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만나는 환자들은 대부분 4기 암 환자들로 이들은 완치
목적이 아닌 생명 연장 목적의 항암치료를 받는다..."

"어떤 죽음들은 나를 무겁게 짓눌렀고,
어떤 죽음들은 몹시 가슴 아프게 했으며,
어떤 삶은 나를 겸허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것을 복기하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틈날 때마다 기록을 남겨왔다."
-시작하는 말 중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피할수 없는 죽음앞에서
복기하고 기록한 이야기들이다.
돌아가신 분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는 것...
누군가의 죽음이 삶에 전하는 이야기들이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마지막이
실은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것...
인생은 짧고 삶에는 기한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내 돈 2억 갚아라)
보호자가 없는 폐암 환자.
수소문 끝에 동생을 찾았고 처음으로 환자의 병실에 누군가 찾아온다.

"형님..."
동생이었다.

"형제는 서로 한참 마주보았다.둘 사이에는 세월의 공백만큼이나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병실의 적막은 깊고 또 깊었다."

"한참 뒤,환자가 동생에게 할 말이 있는지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숨이 차서 목소리를 크게 낼 기력조차 없던 형이 자신을 부르자
동생이 다가가 형의 얼굴 쪽으로 허리를 숙였다.

너...내 돈...2억...갚아라...."

누군가의 삶을 잠시의 모습만 보고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죽음앞에서도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전한말은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말이었다.
그 환자에게 2억은 어떤 의미였을지 나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의 마지막은 어떤 죽음이어야할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특별하고 위대한 마지막)

"나는 괜찮아요.선생님이 잘 치료해주려고 이렇게 애썼는데 미안해요."
-35페이지

오랜 항암치료에도 효과가 없었고 결국 뇌전이 소견을
마주한 할머니...그 상황에서 오히려 선생님을 위로한다.

"할머니는 상태가 악화되고 임종이 가까워져 호스피스
상담을 받을 때에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평온했고 담담했다."
-36페이지

"마지막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
느닷없이 찾아온 운명을 받아들이고 본인 몫의 남은 삶을
평소처럼 살아내는 일...
할머니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특별했고 보통 사람이었지만
위대한 사람이었다."
-37~38페이지

끝까지 일상을 살아내며 평온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 수 있었을까..
할머니의 죽음은 우리에게 죽음앞에서의 자세를 소망하게 한다.

(잔인한 생)

"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았던 것이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버지의 친구들은
내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가 빌려간 돈을 내놓으라며 찾아왔다."
-114페이지

지은이도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사람이다.

병실앞에서 마주한 환자의 중학교 2학년이 된 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였나보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고.
이 소년에게 나는 완벽한 타인으로 남겠지만 비슷한 시간을 먼저
지나와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어른으로서 눈앞의 소년이
잘 버텨나가기를.덜 외롭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119페이지

결국 대신해 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다.
환자는 고스란히 죽을만큼의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하고
남은 가족들은 괴로움의 시간을 눈물로 버텨야한다.
같은 시기에 아버지를 잃은 지은이는
눈앞의 중학교 2학년 아이에게...
잘 버텨내 주기를 응원할 수 밖에 없음을 ..
그 긴긴밤을 잘 지나 지은이처럼 옛일을 말할 수 있기를 나 또한 바란다.


(이야기를 마치며)
삶을 잊고 있을 때 떠나간 환자들이 들려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마지막은 언제나 나를 향해 묻는다.
언젠가 당신도 여기에 다다르게 될 텐데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여기에 당도하고 싶은가?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들고 다시 한번
생의 감각이 팽팽해진다.
어쩌면 죽음만큼이나 삶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우리보다 먼저 종착역에 당도한 이들은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 묻는다.
이제는 남아 있는 우리가 우리의 삶으로서
대답할 차례다.
-261페이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이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고
당신에게 삶이란 무엇이며 다가올 죽음이란 무엇이냐고
계속 질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 속의 환자들은
인생만큼이나 죽음의 방식과 받아들임이 모두 달랐다.
전속력으로 앞을향해 달리고 있는 우리들은...
잠시 멈춰 생각해야한다.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마지막에 당도할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를...

감상문같은 서평을 쓰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깊숙히 계속되어지는 삶에의 질문은
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들었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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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죽음을 늘 보는 전문의의 수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k | 2023.01.07

요즘. 나의 삶의 주제는 죽음과 삶이다. '삶과 죽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슬프게도 '죽음과 삶'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죽음과, 죽음과, 즉음과, 즉음과,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일것이다. 쌓이는 절망과 허무함 속에서 책만이 나의 위로와 답이 되어 주고 있는 요즘이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된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매일매일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의 책이다.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나냐에 따라 책에서 받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본인이 암을 선고 받고 책을 만난 사람, 가족이 암을 마주하고 이 책을 만난 사람, 가까운 사람을 잃고 이 책을 만나는 사람, 그리고 연말을 맞이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인생의 교훈을 얻고자하다가 이 책을 만난 사람. 내가 어떤 위치에 있냐에 따라 이 책은 하나의 시시한 이야기거리들이 될 수 있고, 한 의사의 일기장이 될 수도 있으며, 또한 누군가는 또 오늘을 산다는 것에 대한 교훈을 얻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특별하지 않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이 지점에 서 있는 내가 만난 이 책은, 그냥. 시시함이었다. 왜? 다른 사람 이야기니까.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나는 내 인생에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특수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수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무언가 느끼기는 조금 힘든 위치에 있다. 혹시 나와 같이,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어서 인생의 위로와 답을 얻으려는 사람이라면 크게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싶다. 내 코가 석자인걸.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연말과 연초를 맞이해서 죽음에 놓인 환자들, 죽음의 문턱을 오고 간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럼에도 이렇게 나는 건강하게 살아가 있고', '나의 당연한 오늘은 누군가가 갈망한 오지 않을 내일'이었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위에 너무 냉소적인 후기를 쓴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안 좋다는 것이 아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이 책은 끌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암을 선고받거나, 항암이 치료가 아닌 연명을 위한 조치가 된 환자들, 우리 나라의 '죽을때까지 환자를 붙잡는' 의료체계,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그리고 다시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많이 생각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을 극복했더니(그렇다면 사실 죽음을 극복했으니 무엇이나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냉혹한 현실(암을 앓은 사람이었다니, 약할까봐 채용을 꺼리는 사회 등), 혹은 당장 내일 죽더라도 사랑을 하고 싶은 내 짝궁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가, 내 주변에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면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혹은 죽기전까지 어찌했는지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면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인정한다. 6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글에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의사에게 이 환자는 600명의 환자 중 한 명이지만, 이 환자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있는 이 의사 한명만을 바라보고 있다. 600명의 환자를 쳐다보고, 진료하고, '직업'으로서 출근과 퇴근을 하는 의사.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더 늘려줄 것처럼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들. 저자는 이 관계의 선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 선에서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 한다.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끼려나? 저자는 어쩌면 자신은 600명의 신자를 가진 교주와 같은 존재로 환자들에게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있으려나? 종양학과의 전문의, 특히 서울대학교 병원의 전문의라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디 600명뿐이랴. 그 환자의 가족까지, 모두 "선생님, 제 발 좀 살려주세요."하고 이 전문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의사는 교만함이 아닌, 환자들의 절실함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실제로 자신의 휴가를 이해해주지 않는 환자에 대한 서운함까지 표현하면 굉장히 솔직하게 이 책을 쓰고 있다. (사실, 당연한 것 아닌가. 의사라도 가족이 있고, 개인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사라는 것도 하나의 직업일뿐이다!) 이렇게 오해받을 수 있는 것들까지 솔직하게 쓰는만큼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환자들과의 대화, 나중에 보게 된 환자들의 모습 등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앞서 이 책에 대하여 '나에게는' 크게 느낄만한 무언가는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는 지금 앞으로 오는 시간도 지나가는 시간도 모두 양 손으로 붙잡고, 과거로 가지고 앞으로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힐링이 될 책이다. 잔잔하게 지나가고 있는 2022년과,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 2023년을 맞이하면서 한 번은 읽어볼만한 책. 나는 원하던 답을 얻지는 못하였지만, 사람들에게 오늘과 내일, 그리고 오지 않을 어떤 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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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남긴 무언의 말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m****g | 2023.05.18
죽음과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죽음을 잘 준비하는 방법에 대한 책도 있었고, 죽음 후에 남겨진 유품을 정리하는 것에 관한 책도 있었다. 그때마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주는 숙연함으로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그것들과는 약간 결이 다르지만, 결국 삶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 종양내과 의사로 20년 가까이 암환자를 진료하면서 만났던 다양한 환자들과 가족들, 그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받았던 인상과 감정을 기록한 이 책은 보다 더 실제적이라는 느낌이다.

암 치료에 대한 의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암은 인류가 극복해야 할 가장 무서운 질병 중에 하나다. 암에 걸리기로 예정된 사람은 없기에 그것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러운 것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병의 종류나 진행 상황 만큼이나 병을 대하는 태도나 죽음 앞에서의 자세도 다양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막연한 건강염려증이 생겼다. 누구도 건강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과연 이 책의 환자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어떤 모습으로 병을 대하고, 죽음에 대해 얼마나 초연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평균 연령이 늘어나면서 암 뿐 아니라 노인성 질환에 대한 노출도 더 늘어나서 고령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도 있다. 저자가 소개한 80대 후반의 은퇴한 의대교수의 사례는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 주었다.

삶을 잘 사는 방법 만큼이나 삶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무거웠고, 남은 삶을 좀 더 의미있게 사는 문제에 대해 큰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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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으* | 2022.11.26

이 리뷰는 책을 읽고 쓰는 리뷰이기 때문에 내용에 작품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있을 수있고 개인의 호불호가 나타나서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릴수있으니 열람에 주의해주시기바랍니다. 페이백으로 대여해본 작품입니다. 책 소개부터 마음이 아플것같은 느낌이었는데 주변지인이 긴 질병으로 힘들어하는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삶과 죽음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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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C****s | 2022.11.26
김범석 -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살다보면 우리가 숨쉬고 그러는 것들에 대해 당연시 여기며 지나칠때가 많습니다.
수많은 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만난 시한부 인생의 사람들에게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찾아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암 전문 의사인 저자가 환자들의 죽음을 곁에서 바라보면서 느낀 것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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