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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대신 욕망

김원영 | 푸른숲 | 2019년 4월 20일 한줄평 총점 9.0 (3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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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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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누구든 삶에서 자격 없는 인간은 없으며,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변호사의 첫 책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2019 개정판

나는 이제야 장애도 욕망도 제대로 주목하는 방법을 배웠다 -요조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으로 2018년 주요 언론 매체와 출판인이 뽑은 ‘올해의 저자’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김원영 변호사가 20대에 쓴 책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가 《희망 대신 욕망》이란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세상이 ‘잘못’ 태어났다고 취급하는 존재들의 존엄함을 ‘변론’한 김원영은 《희망 대신 욕망》에서 장애를 가진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며 자유와 연대의 힘을 ‘증언’한다. 개정판에는 서문과 후기를 추가하고 장애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록 ‘장애 문제 깊이 읽기’ 내용을 보완했다.
수시로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을 안고 태어난 김원영은 방 안에서 할머니가 사다준 아이스크림을 먹고, 마당의 강아지를 바라보며 무료한 오후를 보내고, 누나의 사회과부도에 점을 찍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 열다섯 살이 되어서야 검정고시를 보고, 재활학교에 들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간 그는 단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입학 원서도 팔지 않았던 일반 고등학교의 높은 장벽을 겨우 넘어 ‘일반’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 뒤 노력 끝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장애인 인권운동에 뛰어들고, 로스쿨에 진학한다. 《희망 대신 욕망》은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한 유약한 소년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하기까지를 다룬 한 편의 성장기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 승리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오히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서사를 거부한다.
김원영은 이 책에서 장애인을 ‘미물(微物)’ 취급하는 사회의 동정 어린 시선과 차가운 편견 앞에서 장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쿨한’ 태도를 유지하는 대신, 뛰고 싶다고 말하고, 사랑하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뜨거운 존재가 되자고 말한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2010년,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는 그의 선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는 치밀할 정도로 솔직하고 촘촘하게 써내려간 개인적 서사와 풍부한 사례를 통해 ‘장애인은 순수하다’, ‘장애인은 불쌍하다’ 등 장애인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하거나, 장애인은 욕망이 없는 존재라고 여겨왔던 편견에 당당하게 마주한다. 2019년, 그의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나는 쿨한 게 아니라 ‘핫한’ 장애인, ‘야한’ 장애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몸이 가진 욕망과 내 몸에 부여된 운명, 그 모든 것을 쿨하게 받아칠 줄 아는 유쾌한 인간 또는 고상한 척, 성숙한 척하는 인간이 아니라 좀 구차하고 미성숙하더라도 뛰고 싶다면 뛰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남은 생을 뜨겁게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 -262쪽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사회는 바꿀 수 있다
20대의 김원영이 온몸으로 탐구한 자유와 연대

《희망 대신 욕망》은 김원영을 ‘뜨겁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변화시킨 사람들, 즉 자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을 위한 증언이기도 하다.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계단과 높은 언덕 앞에서 좌절한다. 당당한 20대의 에너지와 벚꽃이 캠퍼스에 만개한 그곳은 진정 그가 원하던 세상의 중심이었지만, 그가 있을 곳은 없었다. 강의실 이동이 어려워 수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기숙사에서 컵라면조차 사먹을 수 없던 그는 현실의 어려움 따위는 훌쩍 뛰어넘는 ‘슈퍼 장애인’ 되기를 포기하고,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해 장애학생이 학교의 ‘손님’이 아닌 학교의 주인으로서 이동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슈퍼 장애인’이 되어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그를 비롯한 많은 장애학생들은 생물학적 손상은 결코 ‘극복’할 수 없으며,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은 손상된 몸에 부여된 사회적 차별을 극복한다는 의미임을 깨닫는다. 저자는 자신이 ‘그때야 비로소 장애인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나는 슈퍼맨이 되고 싶었다. 지체 1급 장애인으로서 서울대를 졸업하고 보란 듯이 성공하는 것. 삶을 극복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과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적을 일으키는 동안 타야 할 대중교통이 필요하고, 기적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이 필요하며, 기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먹어야 할 컵라면도 필요하다. 결국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는 꿈과 희망보다 당장 앞에 놓인 계단과 턱을 제거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뛰쳐나온 그 시점의 중증 장애인들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59

그가 “나는 장애인이다”라고 커밍아웃하도록 용기를 준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외치며 선로 위에 스스로 몸을 묶어 전동차를 멈춘, 중증 장애인들이었다. 그들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일어난 장애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며 선로로 내려갔다. ‘대중’ 교통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었던 장애인들의 오랜 욕망이 지하철을 멈춘 것이다. 저자는 당시 폭발적으로 전개된 ‘장애인 이동권 운동’의 배경이 된 ‘장애의 사회적 모델’과 그에 관한 여러 사회과학적 연구를 소개한다. 청각장애인 비율이 높아 수화를 일상적 언어로 쓰는 ‘마서즈 비니어드 섬’, 조선시대에는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지위나 삶의 질이 훨씬 높았다는 연구 등 흥미로운 사례를 따라 읽으면 “개인이 생물학적 ‘손상’을 입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장애 문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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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 서문 욕망을 두려워 않는다면 __ 5
시작하며 작고 약한 존재들의 야하고 뜨거운 고백을 열망한다 __ 17
1. 유리 같은 몸, 가시 같은 마음
지하철을 탄 장애인 __ 29
보이지 않는 존재 __ 33
나는 골형성부전증이다 __ 37
달빛만 들어오던 사춘기 __ 45
배움이 열어준 신세계, 그러나 비좁은 세계 __ 53
희망과 한계 사이 __ 58
풍경이 된 사람들 __ 64
무대 위, 내가 세상에 보이는 순간 __ 73
열여덟 살의 봄 __ 78
내 몸과 내가 하나가 되기까지 __ 84
2. 온몸을 밀어 세상 속으로
탈출을 꿈꾸다 __ 91
바깥세상의 아찔한 높이 __ 96
‘특수’의 세계와 ‘일반’의 세계 __ 103
‘허락’받아야 하는 권리 __ 111
슈퍼 장애인 되기 __ 119
가장 달랐지만 가장 가까웠던 친구, 천명륜 __ 126
3. 새로운 몸의 기억 만들기
추락하는 것에는 바퀴가 있다 __ 137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 __ 141
지하철 선로 위에 누운 사람들 __ 147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사회는 바꿀 수 있다 __ 153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 __ 158
나는 치료되지 못했지만 치유되었다 __ 167
‘커밍아웃’이 이끌어낸 변화 __ 172
4. 두 세계 사이에서
칸트를 읽는, 구걸하는 장애인 __ 181
분리된 세계 __ 188
비정상 세계의 지옥 같은 이야기 __ 194
전시되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 __ 203
우월감, 그 잔인한 쾌락 __ 209
함께 비를 맞는 연대 __ 214
5. 나는 ‘야한’ 장애인이고 싶다
직립보행의 섹시함에 대하여 __ 255
쿨한 인간 말고 그냥 인간이면 안 될까 __ 233
“내 다리를 봐줘” __ 237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몸 __ 244
‘나쁜’ 몸이 외치는 자유 __ 250
내 인생이라면 뜨겁게 __ 259
6. 통 속의 뇌, 주인공이 되다
여전히 신발 끈도 못 묶지만 __ 267
휠체어 위의 맥베스 __ 273
꿈의 크기 __ 278
객석을 무대로 바꾸는 용기 있는 사람들 __ 283
내게 주어진 자유의 무게 __ 289
무력한 20대 그리고 88만 원짜리 장애인 __ 295
“괜히 나서지 마”라는 오래된 명령 앞에서 __ 301
나와 당신의 몸을 위한 증언 __ 306
마치며 우리에겐 분노가 필요하다 __ 311
후기 그리고 10년 후 __ 318
부록 장애 문제 깊이 읽기 __ 323
참고문헌 __ 341

저자 소개 (1명)

저 : 김원영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탄다.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인정투쟁―예술가 편] 등에 출연했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탄다.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인정투쟁―예술가 편] 등에 출연했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동료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 진동하듯 살면서, 또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장애인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을 여러 매체에 글로 썼다. 지은 책으로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인문의학』(공저) 『희망 대신 욕망』이 있다. [한겨레]와 [시사인], [비마이너] 등에 글을 쓴다. 2019 년 [시사IN]에 ‘김초엽, 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를 연재했다.

출판사 리뷰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사회는 바꿀 수 있다
20대의 김원영이 온몸으로 탐구한 자유와 연대

『희망 대신 욕망』은 김원영을 ‘뜨겁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변화시킨 사람들, 즉 자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을 위한 증언이기도 하다.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계단과 높은 언덕 앞에서 좌절한다. 당당한 20대의 에너지와 벚꽃이 캠퍼스에 만개한 그곳은 진정 그가 원하던 세상의 중심이었지만, 그가 있을 곳은 없었다. 강의실 이동이 어려워 수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기숙사에서 컵라면조차 사먹을 수 없던 그는 현실의 어려움 따위는 훌쩍 뛰어넘는 ‘슈퍼 장애인’ 되기를 포기하고,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해 장애학생이 학교의 ‘손님’이 아닌 학교의 주인으로서 이동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슈퍼 장애인’이 되어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그를 비롯한 많은 장애학생들은 생물학적 손상은 결코 ‘극복’할 수 없으며,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은 손상된 몸에 부여된 사회적 차별을 극복한다는 의미임을 깨닫는다. 저자는 자신이 ‘그때야 비로소 장애인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나는 슈퍼맨이 되고 싶었다. 지체 1급 장애인으로서 서울대를 졸업하고 보란 듯이 성공하는 것. 삶을 극복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과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적을 일으키는 동안 타야 할 대중교통이 필요하고, 기적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이 필요하며, 기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먹어야 할 컵라면도 필요하다. 결국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는 꿈과 희망보다 당장 앞에 놓인 계단과 턱을 제거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뛰쳐나온 그 시점의 중증 장애인들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59

그가 “나는 장애인이다”라고 커밍아웃하도록 용기를 준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외치며 선로 위에 스스로 몸을 묶어 전동차를 멈춘, 중증 장애인들이었다. 그들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일어난 장애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며 선로로 내려갔다. ‘대중’ 교통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었던 장애인들의 오랜 욕망이 지하철을 멈춘 것이다. 저자는 당시 폭발적으로 전개된 ‘장애인 이동권 운동’의 배경이 된 ‘장애의 사회적 모델’과 그에 관한 여러 사회과학적 연구를 소개한다. 청각장애인 비율이 높아 수화를 일상적 언어로 쓰는 ‘마서즈 비니어드 섬’, 조선시대에는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지위나 삶의 질이 훨씬 높았다는 연구 등 흥미로운 사례를 따라 읽으면 “개인이 생물학적 ‘손상’을 입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장애 문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칸트를 읽는, 구걸하는 장애인
정상 세계와 비정상 세계는 어떻게 이어지는가

갑자기 인파를 헤치고 한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내 앞에 선 그는 천천히 주머니를 뒤지더니(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꼬깃꼬깃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 꺼냈다. 내 불길한 예감이 서서히 들어맞는 듯싶더니 할아버지는 이내 내 손에 그 지폐를 꼭 쥐어주었다. 내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구겨진 지폐에 그려진 퇴계 선생의 기다란 눈동자가 세상 사람들의 모든 시선을 흉내 내는 것만 같았다. 아마 지금의 나라면 퇴계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이왕이면 만 원짜리로 좀……” 이라며 능청을 떨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지하철에 올랐던 어린 날의 나는 지폐를 받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며 어깨를 두 번 두드렸다. 나는 좌절했다. -32쪽

한 손에는 법전을, 다른 한 손에는 행인이 쥐어주고 간 천 원짜리 지폐를 들고 서 있는 저자는 그 두 세계가 어지러이 뒤섞인 채 살아온 자기 몸의 역사를 돌아보며, 장애인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과 장애인이 실제로 처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가 열다섯 살까지 방 안에서만 살았던 것처럼,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평생을 수용 시설이나 작은 방 안에서 지낸다. 최소한의 교육만 받고, 동료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 이외에는 어떤 의미 있는 인간관계도 맺지 못한 채, 남성이나 여성으로서의 욕구도 무시당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추하고 손상된 외모를 가진 인간은 착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개인적인 욕망을 드러내지 않아야 했다. 그러한 욕망은 드러나는 순간 “병신 육갑한다”라는 저 오래된 언명 앞에 철퇴를 맞았다. -247쪽

저자는 재활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신에게 학비를 후원해주던 ‘저명인사들’ 옆에 어머니와 함께 앉아 말없이 전시되는 경험,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 예배 시간에 희귀병에 걸려 꼼짝도 못 하는 남자가 침대에 누운 채 전시된 경험을 들려준다. 지하철역에서 리프트를 타기 위해서 〈즐거운 나의 집〉을 배경음악으로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민망함, 혜택을 받는 대신 “꽃동네 같은 곳에 가서 봉사활동 좀 하고 오세요. 그럼 내 삶에 대해 진짜 감사하게 된답니다”라며 자신을 영혼 정화의 방편으로 삼는 이들에게 무감각해져야 하는 경험은 어떤가. 그는 정상 세계의 거주민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비정상 세계의 거주민을 통해 자기 존재의 우월감을 확인하는, 그 끔찍한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구경하는 자들, 즉 정상 세계의 거주민들은 끊임없이 전시되는 비정상 시계의 거주민들을 필요로 한다. 꽃동네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와야지만 비로소 자신의 ‘정상성’에 안도할 수 있듯이, 정상성은 ‘비정상’을 규정하면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213쪽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모욕은 기본적으로 장애인을 의식주만 해결해주면 되는 존재, 욕망 없는 존재, 깊은 사고나 격렬한 감정과는 거리가 먼 존재로 치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만들고, 첫 생리를 한 장애인 여성에게 “주제에 여자라고”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러나 저자를 비롯해 그가 소개하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세우고 다섯 시간 동안 기어서 한강대교를 건너는 중증 장애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장애인 역시 인간적인 욕망을 가진 존재이며, ‘자아’와 ‘사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노하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원영에게는 “괜히 나서지 마, 나서면 더 추해”라고 말하는 대신 “무대에 올라가, 그게 더 섹시해”, “글을 써, 네 이야기를 글로 쓰면 자유로워질 거야”라며 그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준 가족, 동료, 친구가 있었다. 정상 세계와 비정상 세계, 분리된 두 세계 가운데 서 있는 그는 두 세계가 동정과 시혜 또는 부정이 아니라 진지한 연대, 즉 ‘함께 비를 맞는 연대’로 하나가 되기를 희망한다.

‘소확행’ 시대에 ‘욕망’을 꿈꿔야 하는 이유,
우리는 우리의 꽃을 피우기 위해 욕망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20대의 김원영은 ‘88만원 세대’이기도 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에 나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20대의 삶은 무력했고, 그가 대학 생활을 할 때 서울대에서는 2년간 10명이 자살했다. 그는 당시 이 책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 등장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과감히 드러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야한’ 장애인, ‘뜨거운’ 장애인을 선언하며 같은 나이의 친구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민 20대 청년은 30대 변호사가 되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위에서 벗어났으며, 한 권의 책을 포함해 많은 글을 썼다. 저자는 지난 몇 년간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의 삶에 과거에 비해 훨씬 비중 있게 다뤄지고, 소수자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며 연대하는 등 사회가 변하고 있지만 노골적인 차별과 혐오, 대립은 2010년보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말한다. 또한 덧없는 욕망보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욕망이든 희망이든 대다수 사람들이 무언가를 꿈꾸기 어려운 사정에 처해 있는 이 시대에 그는 『희망 대신 욕망』이 던진 주장이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질문한다.

그는 장애인, 노동자, 대학생, 여성, 남성, 청소년, 난민, 성소수자, 노인 등이 각자의 차이를 직시하고, 그에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에 솔직하게 맞서고,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연대’가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욕망이란 ‘내가 가장 숨기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그러나 동시에 그 자체로 공동체 내에서 진심으로 수용되고 포용받기를 원했던 특정한 상황과 조건을 그대로 인정받고, 한 사람의 개인으로 꿈꾸고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다 죽는 삶에 대한 열망’이다.

이 책은 우리가 ‘욕망’마저 차별해온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욕망’을 갖기를 주저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각자가 가진 욕망을 인정하고,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 사회는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원영 개인의 성장기이자 사회적 연대에 대한 증언이기도 한 이 책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앞서 다시 주목받아야 할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내가 말하고자 한 바는, “네 주제에 남들 하는 대로 다 하고 살려고 욕심내면 안 된다”라는 말을 직간접적으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이 세속적이고 덧없는 욕망을 품어보는 일이야말로 전복적이고 저항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바로 그 “모든 것을 다 해본 후에 삶이 덧없음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고르게 배분되어야 할 귀중한 삶의 기회가 아닌가? -13쪽

종이책 회원 리뷰 (30건)

구매 희망 대신 욕망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 | 2021.04.30

사실 김원영 작가님의 책은 희망 대신 욕망보다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먼저 알게 됐다. 둘 중에 어떤 책을 더 먼저 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이 저자가 더 먼저 썼던 책이 개정되어 나온걸 알게 돼서 희망 대신 욕망을 먼저 구매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개정 전 제목보다 이 제목이 더 기억하기 좋은 것 같다.

김원영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이다. 그리고,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장애인이다. 저자의 말에서 인상깊었던 건, 우리나라에서 절반이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뜻이 있다면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야 하지만, 그것도 일부일뿐 우리나라의 교육열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것 아닌가. 아직도 세상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돌아간다. 장애인의 시위는 바쁜 시간 대중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로 여겨지고, 통합교육보다는 분리교육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끊임없이 지적한다. 사회의 약자가 가진 특성은 모두 극복해야할 무언가로 여겨진다. 사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의 이야기는 직접 찾아보고, 또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심코 장애인은 도와주어야 할 존재, 불편한 존재로 여긴다. 무언가를 욕망하는 걸 망설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포기하기를 강요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람의 삶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당신이 욕망하길 바랍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일*삶 | 2021.04.17

https://brunch.co.kr/@worknlife/696

미묘한 차별(microaggression)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적대적, 경멸적, 비판적으로 말하거나, 특정 사람 혹은 그룹에게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종교적인 모욕을 주는 간단하고 일상적인 말, 행동, 환경을 의미한다. - How Microaggressions Can Affect Wellbeing In The Workplace (Forbes) 에서

미묘한 차별이라는 단어를 보니 얼마 전에 읽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생각났어요. 우리는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알고 보면 다들 조금씩은 선량한 차별주의자거든요. 책을 읽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이 왜 문제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는 활동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습관적으로 장애라는 말을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무언가에 '장애'를 붙이는 건 ‘부족함' '열등함'을 의미하고, 그런 관념 속에서 '장애인'은 늘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진다. - 《선량한 차별주의자》 중에서

김지혜 작자는 미국의 연구 자료가 많아 우리 실정에 꼭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책에서 알려주는 사례로도 충분했어요. 어쩌면 저도 모르게 차별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가의 제안대로 모르고 차별했다고 방어하기보다는 더 잘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받지 않기 위한 노력'에서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옮겨 와야 한다는 데 공감했어요.

김하나 작가는 《말하기를 말하기》에서 김원영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기억에 남는 대화로 꼽았어요. 그렇게 김원영 변호사를 알게 되었죠. 마침 김원영 변호사가 '글쓰기, 욕망의 발현'이라는 제목으로 도서관에서 특강을 하길래 신청했습니다. 부제가 저자의 책 《희망 대신 욕망》에서 인용한  '누구든 삶에서 자격 없는 인간은 없으며,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였는데요. 안내문을 보고서야 그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원영 변호사의 특강을 들으며 장애인으로서 그가 걸어온 삶과 사회의 냉대가 겹쳐지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린 시절 15년 동안 병원만 오간 그가 희망 대신 욕망을 품고 당당하게 살아온 모습을 들려줬어요. 장애인으로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광고모델도 하고 춤도 추는 그가 멋있어 보였습니다. 특강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하나의 직업만 골라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대답은 작가였어요. 여러 직업 중 작가를 최고로 꼽는 사람의 책을 읽고 싶었어요.

《희망 대신 욕망》을 읽는 동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과 공감, 열정을 느꼈어요. 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 일반 고등학교 때문에 애를 먹자 포기하려는 그에게 찬호 형은 운명적인 조언을 합니다. 이런 용기는 장애인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니죠. 장애인인 그는 비장애인인 우리가 부끄러울 만큼 열정적으로 자신을 긍정하며 완성해 나갑니다. 

“이건 고등학교를 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네가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야. 이 껍질을 평생 안고 가느냐 깨고 나가느냐.” 찬오 형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지금이야.” - 《희망 대신 욕망》 중에서

장애 그 자체는 이미 내 몸이며 나 자신이다. 나는 이것을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이것 자체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투쟁 끝에 위험하고 심각한 상태를 벗어났고,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 내 몸의 독특한 운용 방식을 구성했으며, 그 자체로 나 자신이 되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위험 상태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나'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한부분이다. - 《희망 대신 욕망》 중에서

최근 읽은 두 권의 책으로 장애인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평소에는 관심이 없었지요. 특히 《희망 대신 욕망》은 장애인이 직접 쓴 글이라 더욱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제 주변에 없는 장애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는 계기였어요. 그런 저에게 진짜 기회가 왔습니다. 

복지관에서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청각 장애인도 여러모로 생활에 불편이 크겠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글쓰기는 가능하겠더라고요. 전화 통화보다는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요즘, 청각 장애인에게는 소통의 기회가 더 열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들 중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찾글 수업을 의뢰했습니다. 

저야 또 하나의 클래스가 열리니 감사한 마음인데 이번에 더욱 특별합니다. 평생 장애인을 가까이선 만나본 적이 없는 저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는 말하고 이들은 수화로 이해해야 하고, 수화로 표현하는 이들의 의견을 다른 누군가가 말로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겠죠. 하지만 저는 이들의 글을 읽을 수 있고 제가 글로 피드백을 줄 거니 우리는 글로 소통하겠죠? 책을 내고 싶지만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부족하지만 두 권의 책으로 이들을 조금이라도 편견 없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와 수업을 논의했던 복지관 담당자가 자신도 청각 장애인이라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분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협의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정말 더 많은 장애인이 희망 대신 욕망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오는 4월 20일 화요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저처럼 무관심했던 분도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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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대신 욕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n********1 | 2020.07.18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나 유교적, 도덕적 말씀이 아니라도

우리는 심신의 건강함을 매우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또 그러함이 당연하다는듯 한 생각을 하며 산다.
선천적이 되었든 또는 후천적이 되었든 심신에 장애를 갖게 된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때

불행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세상 어느 누가 장애인으로 태어나거나 장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책 " 희망 대신 욕망" 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비단 근래의 매스컴이 전해주는
상황을 떠올려 보지 않아도 얼마나 냉정하고 가식적이며 위선적인지를 너무도 깊게 느끼게 해 준다.
저자 역시 선천적 골형성부전증이라는 병으로 선택이 아닌 원천적 장애인으로 삶을 살게 되지만

그가 겪고 느끼게 되는 세상의 시선들 속에는 '그들만의 리그' 와 같은 느낌으로 전달되는 넘지
못할 벽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라 무척이나 우리의 장애인에 대한 생각, 행동, 판단, 대응

등에 있어 전면적인 재고와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는 스스로 우매함을 잘 인정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우주의 영장인것 처럼 자만심에 가득찬

재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우연일지도 또는 계획된 기우일지는 모르겠지만 손가락 하나, 다리의 발가락 하나만 심각하게
다쳐도 일상생활 뿐만이 아니라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보면 꼭 경험을
통해서만 느끼고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것도 인간이라는 동물의 한계성을 보여주는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저자가 울분을 터트리는 이유도 냉소가 가득한 희망 대신 울분이라도 터트릴 수 있는 스스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욕망이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프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프다는 느낌을 갖게되는건 나만의 일은 아닐거라 믿고싶다.
어쩌면 나 역시도 장애인에 대해 편견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며 지금까지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저자가 말하듯 냉소적이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의미의 의식은 아니라도 조금은 진심를 벗어난 

모습으로 그들을 보고 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세상이 보여주는 장애인에 대한 아름답지 못한 흑역사는 더 말해 무얼할까 싶다.
지금도 지속되는 편견과 비하의 시선은 아마도 우리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에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더 좋은 사회,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의 삶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한참을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할 우리 사회의 장애인 복지에 대한, 처우에 대한 울림이

있는 소리를 통해 깨어있는 나, 우리, 그리고 함께 삶을 영위해야 할 존재로 새롭게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하겠다.
가슴 절절한 장애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새로운 기운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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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아니 뜨겁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 | 2022.10.15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 김원영님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이라 작가의 다른 책도 읽었다. '실격당한~ '이 워낙 강렬해서 이 책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역시나 작가의 필력이 장애인이라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은 수시로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이용해야만 하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처우와 시각, 변화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솔직히 장애인 딸을 둔 엄마 입장에서도 이 책은 놀라웠다. 울딸이 작가와 비슷하게 20년 일찍 태어났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우리 사회가 이 정도였구나 싶어서 울컥했고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겠구나 싶었다.

요즘 시대는 쿨한 시대라 한다. 힘들어도 '괜찮아' 라며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어' 라고 쿨하게 반응해야 멋지다.
작가는 이 쿨함의 반대 지점의 '뜨거움'을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 뜨거운 욕망을 가진 인간으로서, 다양한 욕망을 실현시키는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장애인도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이 쿨하게 '괜찮아'로 퉁쳐버릴 수 없는 지점이 있다고.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은
미국에서 흑인의 인권을 위해 1960년대 했던 '시민불복종' 운동을 장애인들이 인권을 위해 현재도 투쟁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차별의 역사로 가장 인간답지 않은 대표적인 예가 흑인에 대한 차별인데 장애인은 그보다도 훨씬 더하구나 하는 가슴 아픔이...

''바로 이러한 명령, 장애인들의 집회 현장에서 눈물 흘리는 내 어머니 같은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내부에서는 ''울지마, 울면 진짜 장애인 같아''라고 하던 명령.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내 사랑을 이야기 하려는 순간 ''고백하지마, 고백하면 찌질한 장애인 같아''라고 말하던 명령. 20대로서 함께 무엇인가를 과감히 시도하려던 순간에도 ''하지마, 어차피 넌 장애인이니 네 삶에나 신경 써. 나서는 건 더 추해''라고 하던 그 명령. 이 사회로부터 내 내부로부터 자라난 이 오래된 명령 앞에 나는 언제나 굴복하곤 했다.''

''나는 '장애인 치고는' 멋있는, 이라는 말을 거부한다. 나는 장애인 치고는 멋있기 위해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멋지고 자유롭고 매력적이고 뜨겁기 위해 무대 위에 섰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장애인 치고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혹은 '장애인 치고는' 멋진 말을 늘어 놓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멋질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 있는 어떤 메세지를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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