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저
천선란 저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이미예 저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저/황가한 역
2019년 11월 14일
[책읽아웃] 아무도 이 책의 제목을 외우지 못했어요 (G. 김원영 변호사)
2019년 05월 02일
2019년 04월 22일
사실 김원영 작가님의 책은 희망 대신 욕망보다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먼저 알게 됐다. 둘 중에 어떤 책을 더 먼저 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이 저자가 더 먼저 썼던 책이 개정되어 나온걸 알게 돼서 희망 대신 욕망을 먼저 구매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개정 전 제목보다 이 제목이 더 기억하기 좋은 것 같다.
김원영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이다. 그리고,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장애인이다. 저자의 말에서 인상깊었던 건, 우리나라에서 절반이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뜻이 있다면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야 하지만, 그것도 일부일뿐 우리나라의 교육열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것 아닌가. 아직도 세상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돌아간다. 장애인의 시위는 바쁜 시간 대중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로 여겨지고, 통합교육보다는 분리교육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끊임없이 지적한다. 사회의 약자가 가진 특성은 모두 극복해야할 무언가로 여겨진다. 사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의 이야기는 직접 찾아보고, 또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심코 장애인은 도와주어야 할 존재, 불편한 존재로 여긴다. 무언가를 욕망하는 걸 망설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포기하기를 강요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람의 삶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https://brunch.co.kr/@worknlife/696
미묘한 차별(microaggression)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적대적, 경멸적, 비판적으로 말하거나, 특정 사람 혹은 그룹에게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종교적인 모욕을 주는 간단하고 일상적인 말, 행동, 환경을 의미한다. - How Microaggressions Can Affect Wellbeing In The Workplace (Forbes) 에서
미묘한 차별이라는 단어를 보니 얼마 전에 읽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생각났어요. 우리는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알고 보면 다들 조금씩은 선량한 차별주의자거든요. 책을 읽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이 왜 문제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는 활동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습관적으로 장애라는 말을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무언가에 '장애'를 붙이는 건 ‘부족함' '열등함'을 의미하고, 그런 관념 속에서 '장애인'은 늘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진다. - 《선량한 차별주의자》 중에서
김지혜 작자는 미국의 연구 자료가 많아 우리 실정에 꼭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책에서 알려주는 사례로도 충분했어요. 어쩌면 저도 모르게 차별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가의 제안대로 모르고 차별했다고 방어하기보다는 더 잘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받지 않기 위한 노력'에서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옮겨 와야 한다는 데 공감했어요.
김하나 작가는 《말하기를 말하기》에서 김원영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기억에 남는 대화로 꼽았어요. 그렇게 김원영 변호사를 알게 되었죠. 마침 김원영 변호사가 '글쓰기, 욕망의 발현'이라는 제목으로 도서관에서 특강을 하길래 신청했습니다. 부제가 저자의 책 《희망 대신 욕망》에서 인용한 '누구든 삶에서 자격 없는 인간은 없으며,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였는데요. 안내문을 보고서야 그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원영 변호사의 특강을 들으며 장애인으로서 그가 걸어온 삶과 사회의 냉대가 겹쳐지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린 시절 15년 동안 병원만 오간 그가 희망 대신 욕망을 품고 당당하게 살아온 모습을 들려줬어요. 장애인으로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광고모델도 하고 춤도 추는 그가 멋있어 보였습니다. 특강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하나의 직업만 골라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대답은 작가였어요. 여러 직업 중 작가를 최고로 꼽는 사람의 책을 읽고 싶었어요.
《희망 대신 욕망》을 읽는 동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과 공감, 열정을 느꼈어요. 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 일반 고등학교 때문에 애를 먹자 포기하려는 그에게 찬호 형은 운명적인 조언을 합니다. 이런 용기는 장애인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니죠. 장애인인 그는 비장애인인 우리가 부끄러울 만큼 열정적으로 자신을 긍정하며 완성해 나갑니다.
“이건 고등학교를 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네가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야. 이 껍질을 평생 안고 가느냐 깨고 나가느냐.” 찬오 형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지금이야.” - 《희망 대신 욕망》 중에서
장애 그 자체는 이미 내 몸이며 나 자신이다. 나는 이것을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이것 자체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투쟁 끝에 위험하고 심각한 상태를 벗어났고,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 내 몸의 독특한 운용 방식을 구성했으며, 그 자체로 나 자신이 되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위험 상태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나'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한부분이다. - 《희망 대신 욕망》 중에서
최근 읽은 두 권의 책으로 장애인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평소에는 관심이 없었지요. 특히 《희망 대신 욕망》은 장애인이 직접 쓴 글이라 더욱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제 주변에 없는 장애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는 계기였어요. 그런 저에게 진짜 기회가 왔습니다.
복지관에서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청각 장애인도 여러모로 생활에 불편이 크겠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글쓰기는 가능하겠더라고요. 전화 통화보다는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요즘, 청각 장애인에게는 소통의 기회가 더 열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들 중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찾글 수업을 의뢰했습니다.
저야 또 하나의 클래스가 열리니 감사한 마음인데 이번에 더욱 특별합니다. 평생 장애인을 가까이선 만나본 적이 없는 저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는 말하고 이들은 수화로 이해해야 하고, 수화로 표현하는 이들의 의견을 다른 누군가가 말로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겠죠. 하지만 저는 이들의 글을 읽을 수 있고 제가 글로 피드백을 줄 거니 우리는 글로 소통하겠죠? 책을 내고 싶지만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부족하지만 두 권의 책으로 이들을 조금이라도 편견 없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와 수업을 논의했던 복지관 담당자가 자신도 청각 장애인이라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분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협의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정말 더 많은 장애인이 희망 대신 욕망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오는 4월 20일 화요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저처럼 무관심했던 분도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나 유교적, 도덕적 말씀이 아니라도
우리는 심신의 건강함을 매우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또 그러함이 당연하다는듯 한 생각을 하며 산다.
선천적이 되었든 또는 후천적이 되었든 심신에 장애를 갖게 된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때
불행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세상 어느 누가 장애인으로 태어나거나 장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책 " 희망 대신 욕망" 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비단 근래의 매스컴이 전해주는
상황을 떠올려 보지 않아도 얼마나 냉정하고 가식적이며 위선적인지를 너무도 깊게 느끼게 해 준다.
저자 역시 선천적 골형성부전증이라는 병으로 선택이 아닌 원천적 장애인으로 삶을 살게 되지만
그가 겪고 느끼게 되는 세상의 시선들 속에는 '그들만의 리그' 와 같은 느낌으로 전달되는 넘지
못할 벽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라 무척이나 우리의 장애인에 대한 생각, 행동, 판단, 대응
등에 있어 전면적인 재고와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는 스스로 우매함을 잘 인정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우주의 영장인것 처럼 자만심에 가득찬
존재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우연일지도 또는 계획된 기우일지는 모르겠지만 손가락 하나, 다리의 발가락 하나만 심각하게
다쳐도 일상생활 뿐만이 아니라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보면 꼭 경험을
통해서만 느끼고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것도 인간이라는 동물의 한계성을 보여주는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저자가 울분을 터트리는 이유도 냉소가 가득한 희망 대신 울분이라도 터트릴 수 있는 스스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욕망이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프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프다는 느낌을 갖게되는건 나만의 일은 아닐거라 믿고싶다.
어쩌면 나 역시도 장애인에 대해 편견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며 지금까지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저자가 말하듯 냉소적이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의미의 의식은 아니라도 조금은 진심를 벗어난
모습으로 그들을 보고 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세상이 보여주는 장애인에 대한 아름답지 못한 흑역사는 더 말해 무얼할까 싶다.
지금도 지속되는 편견과 비하의 시선은 아마도 우리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에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더 좋은 사회,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의 삶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한참을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할 우리 사회의 장애인 복지에 대한, 처우에 대한 울림이
있는 소리를 통해 깨어있는 나, 우리, 그리고 함께 삶을 영위해야 할 존재로 새롭게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하겠다.
가슴 절절한 장애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새로운 기운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