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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택 저
[ 세상의 모든 딸들 ], 이 책은 엘리자베스 M. 토머스라는 인류학자에 의해서 쓰여졌습니다. 인류학자로써의 본인의 지식과 원시부족과 함께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글. 이 속에 2만년전 우리 조상들의 삶의 면면이 녹아있습니다. 읽다보니, 초기 인류의 삶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함께 사냥하고 물고기를 잡으며 보다 많은 식량을 위해 기도하던 초기 인류의 삶.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순록의 달 이라는 뜻을 가진 Reindeer Moon 입니다. 2만년전에 후기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1년을 13개월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3월 봄을 시작으로 얼음을 녹이는달,월귤의 달,망아지들의 달,여행의 달,파리 떼의 달, 매머드의 달,노란잎의 달,순록의 달,눈보라의 달,오두막의 달,굶주림의 달,포효의 달,버려진순록뿔의 달, 이렇게 나누어졌는데, 순록의 달은 10월 정도라고 할수있어요.
책은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연출해냅니다. 동물을 사냥하고, 하이에나와 고기를 두고 다투는 장면. 동물의 가죽을 잘라 옷을 만들어서 입는 장면. 샤먼인 틸이 영혼과 소통하는 장면 등등. 마치 저자가 눈으로 본 것처럼, 구석기 시대 인류의 삶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아름답다고 여겨진 건,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인간의 단순한 삶이, 그리고 욕심없이 단지 생존을 위해 투쟁하며 살아가는 그 야생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여겨졌습니다.
주인공은 야난이라는 소녀입니다. 그녀는 보통의 여자아이와는 약간 다르게 자의식이 강하고 고집도 쎕니다. 남자를 따르고 집단에 순응했던,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던 그녀. 그러는 와중에 집단과 갈등하며 많은 불화를 겪게 됩니다. 1권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을 동시에 맞이하는 야난이 동생 메리를 돌보며 살아남기 위해 갖은 고난을 겪게 되는 과정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그녀는 스스로 사냥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남자들의 기술을 익히게 되는 그녀, 사냥꾼의 삶을 살아갈 순 없을까요?
또한 1권에서는 나중에 죽음을 맞이한 후, 영혼이 되어서 부족 사회를 떠도는 야난의 모습도 등장합니다. 그녀는 샤먼인 틸의 손아귀에 붙들려 죽은 자들이 가는 세계에 가지 못하고 영혼으로 남아 부족의 식량 조달을 도와주게 됩니다. 늑대나 순록으로 변해서 부족에게 동물을 몰아줍니다. 예전에 사회나 역사 시간에 배웠던 샤머니즘이 생각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누지 않았던 원시시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야난은 평범한 여성의 삶을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원래 용맹했기도 했지만 고생을 통해 사냥꾼의 본능을 얻게 되었지요. 그러나 구석기 시대엔 아무래도 여자의 존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겠지요. 남자에게 종속되어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수렵 채집을 하는 등의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야난은 아버지를 따르느라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자신은 아이를 낳다가 죽는 운명을 맞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결국 남편과 싸우고 집단에서 이탈한 그녀에게 주어진 운명은 엄마의 그것과 똑같았습니다. 길을 헤매다가 아이를 출산하고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시대와 공간을 넘어,, 여성들에게 분명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남자와 집단에 순응하고 아이를 낳는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할 것을 강요받는 여자들. 과거에도 이랬지만 현재에도 여자들에게 씌어진 굴레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자의식이 너무 강하거나 고집이 쎈 여자들을,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마련이죠.
그러나 야난은 자신보다 똑똑하지는 않았지만 현명했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됩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이라는 정석을 알았던 어머니. 그리고 비록 소리내어 외치진 않았지만 여자의 거룩함을 알았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의 지혜를 야난이 조금이라도 공유했더라면... 이라는 안타까움이 가슴 속에서 울립니다.
" 남자가 고기를 지배하고 오두막을 지배해서 여자보다 월등 위대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위대하다면 여자는 거룩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니까!"
인류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림같은 자연의 모습을 펼쳐놓는 소설 [ 세상의 모든 딸들 ]. 야난이라는 한 여성의 짧지만 격렬한 삶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딸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여자들의 자기 성찰을 위한 소설. 출간 30주년을 기념하여 스폐셜 에디션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다시 읽어도 감동, 그 자체입니다.
"남자가 고기를 지배하고 오두막을 지배해서 여자보다 월등 위대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위대하다면 여자는 거룩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니까!"
엘리자베스 M. 토마스의 소설 <세상의 모든 딸들>이 출간 30주년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만 200만부 이상 판매된 여성들을 위한 고전 소설이라는 말에, 최근 여성의 관점에서 쓰여진 소설을 많이 읽고 있기에 더욱 흥미가 생겼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소설의 배경이 구석기 시대라는 점이다. <세상의 모든 딸들>은 구석기 여인들의 삶을 바탕으로 문화인류학자인 저자의 인류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현대 여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야난'이 구석기 시대에 태어난 어린 소녀로 어머니를 지켜보는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야난의 엄마가 했던 "너도 언젠가 어머니가 되겠지.."라는 말에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저자의 상상력에 미소짓게 되고, 또한 사냥하는 부분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처럼 세계관이 탄탄하며, 등장인물과 부족들이 꽤 많아서 책 앞부분에는 가족도가 실려있을 정도이다. 시대적 배경이 지금과 아주 동떨어져 있지만 지금 살아가는 여성들과 구석기 시대의 여성들의 고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30주년 출간 기념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왔다.
학창시절 꽤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라, 이 책을 보자마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게 벌써 20년도 훌쩍 넘었던지라,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또 새로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이 책은 배경이 특이하다. 바로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어떻게 구석기 시대의 삶을 이렇게 잘 그려낼 수 있는지,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책을 보고 있으면 그 시대 속으로 고스란히 빠져들어간다.
책의 초반에는 역시나 등장인물을 입력시키느라 정신없다. 하지만 이 책에는 친절하게도 가족도가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정리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여자의 입장에서 본 이 책은, 여자의 삶을 통해서 우리 인생의 참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비록 남자들이 고기를 지배하고 힘도 더 세고 강할 것 같지만 남자가 위대하다면 여자는 거룩하다는 말이 정말 커다란 울림을 가져다준다.
시대적 배경이 구석기 시대인지라, 정말 아무것도 없는 원초적인 시대의 삶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과, 그에 대해 순응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의 삶과 운명이 적절히 녹아있어서 더욱 더 큰 감동을 가져다 준다. 또한 그 시대의 여성의 삶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삶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