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크레인 저/편기욱 역
김예지 저
댄싱스네일 저
조유미 저/화가율 그림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공저/정지인 역
백영옥 저
2019년 04월 23일
지은이가 몸과 마음으로 애써 만든 작품을 단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작가에게 갖추어야 할 예의에서 살짝 벗어난 작태일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한마디로 논하고 싶다. 재밌다.
부제가 '글로벌 인생학교'다. 첫번째 글로벌은 덴마크. 북유럽 복지국가.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이 책을 통해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니, 부럽다.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나라를 만들 수 있었을까? 그 시작은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가운 한 사람이 지핀 정신 혁명에서 비롯된다. 그룬트비. 그는 1783년 목사님 아들로 태어났다. 자라면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내 방식으로 그가 깨달은 것을 설명하자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자기만 살고자 하면 다 죽는다. 서로를 살리려 하다보면 다 산다. 자기개발서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리는 지그 지글러가 말하길, 다른 사람들을 성공시키면 내가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된다고 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삶 대신 서로 보듬어주는 인생. 멋지지 아니한가! 그러나 이 멋짐이 삶 속에 투영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덴마크라는 나라가 너무도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이런 부러움은 욕망해야 한다. 여러분도 느껴보시길 권유한다.
휘게hygge. 우리 말 한恨, 정情과 같이 다른 말로 옮기기 어려운 덴마크 말. 내가 느낀대로 옮겨보자면, 은은한 조명 아래 취향 저격 가구들을 갖춘 안락한 거실에서 사랑(좋아)하는 친구(연인, 가족)와 함께 sweety 다과를 즐기며 함께 나눌 수 있는 추억의 담소를 나눌 때 마음이 느끼는 소소한 행복, 평화로움... 만약 당신이 휘게만으로도 다른 욕망을 억제할 수 있다면 궂이 덴마크까지 날아가지 않더라도 오늘밤 당신의 거실이 평화로우리라.
유럽 나라중 하나 라는 정도로만 알고있는 낯선 나라 덴마크에 대한 행복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연구팀이 덴마크로 날아가 인터뷰하며 경험하고 생각하는 내용이 만화로 진행되는 이 책은
손에 잡고나선 바로 완독이 다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마치 파라다이스 같은 그들의 휘게 같은 삶은
산업, 노동, 교육, 정치 등에서 이런곳이 있나 할 정도로 이상적이다.
그런 사회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한 300년의 시간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을것이라 추측한다.
우리가 일제 점령기를 지나 한국전쟁이 끝나고 산업이 발달하고 민주주의가 자리잡기까지
지나온 시간동안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위해 애썼다면 어느정도 디딤돌은 만들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빨리빨리가 몸에 배인사람들로선
다소 어려울수도있겠다 싶었다.
덴마크에서 제일 부러운건 부패지수의 우수함이다. 장관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겉보이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정부와 공무원들에게 가지는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있는
그들의 사회 시스템은 너무 부러울만한 일이었다.
덴마크의 교육제도를 읽으면서는 문득, 이제 중학생이 되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딸에게
무척이나 적합한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때 아이에게 공부공부 하지 않았고 스스로 하겠지 싶어서 크게 터치 하지 않았던 우리 딸은...뒤늦게 기본이 부실한 자신이 학교 공부에 버거움을 느끼고
다른 친구들에게 뒤쳐진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였기에
덴마크의 우열없는 학교 수업은 나의 관심을 확 끌었다. 우리딸은 덴마크 스타일이구나..ㅎㅎ
이런 나라라면 아이도 어른도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작가의 후반부 말처럼 너무 안정적이고 평안한 그들의 과하게 올바르다 라는 느낌의 삶이
피로감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보니 덴마크 둘러보니 산천이 푸르고 부모님은 나와 시간을 많이 가져주고
나역시 국가가 보장해주는 교육을 받으며 나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인생이라면
그들의 휘게 같은 삶이 자연스레 나의 삶이 되었을것이다.
테어나보니 한국 빽빽한 건물 도심에서 맞벌이 부모님은 얼굴보기도 어렵고
늘 학교와 학원 공부 숙제에 시달리며 분신같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등수에 목매는
삶에서는 휘게란.. 그게 가능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런 바쁜삶을 살다가 어느순간 덴마크에 뚝 떨어진다면 한동안은 그 여유로움에
너무 행복할것 같은데 그런 조용하고 적막한 삶과 자연에 지루함이 확 밀려올수도 있을것 같다.
그들의 존경할 만한 편견없고 차별없는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민자들에 의해
간혹 생기는 사회문제도 덴마크의 방식으로 품고 풀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완독후에 ..
아이들과 서너달 북유럽 자연에 둘러쌓여 선진복지및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며 살아보기 하고싶다
는 강렬한 바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