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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기분

박연준 | 현암사 | 2021년 9월 10일 한줄평 총점 10.0 (2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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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MD 한마디
[박연준 시인, 시를 읽고 쓰는 마음] 박연준 작가가 시에 대해, 그리고 쓰는 기분에 대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시인의 마음이 무엇인지, 나도 시를 쓸 수 있을지 한 번쯤 궁금해했던 우리를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시인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전하는 시를 읽고 쓰는 기쁨. - 에세이 MD 김태희
“당신에게 '부드러운 용기, 작은 추동을 일으키는 바람,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 싶다”

박연준 작가의 신작 산문집 『쓰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그리고 산문집 『소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등 다방면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우리를 시 읽기, 그리고 시 쓰기의 세계로 안내한다. ‘시가 대체 뭐지? 시는 어떻게 읽지? 시인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어떻게 쓸까? 혹시 나도 시를 쓸 수 있을까?’ 이런 생각 앞에서 갸웃거리거나 머뭇거리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쓰는 기분’이 특별한 ‘재능’을 가지거나 ‘선택된’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는 걸, 바로 당신도 누릴 수 있다는 걸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목차

서문 ─ 8
1부 우리가 각자의 방에서 매일 시를 쓴다면
당신은 이미 시를 알고 있습니다 ─ 16
쓰는 사람의 마음 ─ 20
시와 슬픔 ─ 24
메타포가 뭐죠? ─ 28
당신의 장바구니에 담긴 것 ─ 38
밤, 촛불, 시, 비밀 ─ 43
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47
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거죠? ─ 52
시를 읽는 방법 :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 56
칼처럼 빛나는 한 줄 ─ 61
곳곳에 숨어있는 기적 ─ 65
분노도 시가 될 수 있을까 ─ 68
그리움의 무게 ─ 73
시를 가르칠 수 있을까? ─ 77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할 때 그 속에 있는 것 ─ 82
목록이라는 길목 ─ 87
생각하면 좋은 것 ─ 90
눈이 하는 일 ─ 94
무엇을 써야 하지? : 소재에 관하여 ─ 100
2부 작업실
연필 ─ 108
쓸 때 생각하는 것 ─ 113
시적 몽상 ─ 122
몸의 공식 ─ 134
인생 ‘갑’으로 사는 기분 : 창작의 기쁨 ─ 138
순간을 봉인하면 영원이 되나 ─ 146
끔찍한 세상에서 우아하게 말하기 ─ 151
쓸 수 없는 순간들 ─ 155
책점 ─ 161
여류라는 말 ─ 165
‘셋’이라는 불안 ─ 168
3부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등단에 대해서 ─ 174
태어나는 일 ─ 179
순진하게 사랑하는 법 ─ 183
4부 질문이 담긴 과일 바구니
- 쓰는 사람, 당신은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절제에 대하여 ─ 192
시와 눈물 ─ 196
시의 형식 ─ 200
전공자가 아니어도 ─ 203
지하철 시 ─ 207
좋은 시, 나쁜 시 ─ 209
많이 쓴다는 것 ─ 211
시를 쓰는 삶과 쓰지 않는 삶 ─ 214
[부록]
1. 모과나무 ─ 219
2. 시인과의 대화 (with 임솔아) ─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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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당신에게 '부드러운 용기,
작은 추동을 일으키는 바람,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 싶다

“나는 읽을 때 묶여있다가 쓸 때 해방된다.”


박연준 작가의 신작 산문집 『쓰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그리고 산문집 『소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등 다방면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우리를 시 읽기, 그리고 시 쓰기의 세계로 안내한다.
‘시가 대체 뭐지? 시는 어떻게 읽지? 시인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어떻게 쓸까? 혹시 나도 시를 쓸 수 있을까?’ 이런 생각 앞에서 갸웃거리거나 머뭇거리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두 팔 벌려 환영한다.‘쓰는 기분’이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거나 소수의 ‘선택된’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는 걸, 바로 당신도 누릴 수 있다는 걸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쓸 때 나는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내가 아니면서 온통 나인 것, 온통 나이면서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나인 것.
쓸 때 나는 기분이 전부인 상태가 된다.
……
시를 쓸 땐,
날개를 떨구면서 날아오르는 기분이 든다.
날개를 버려도 내가 나일 수 있다니, 내가 날 수 있다니!”
--- 『시는 언제나 새 고양이로 온다』 중에서


어느 날 문득 시가 궁금해진 사람을 위한 우아한 실용서!

“쓴다는 건 멀쩡히 굴러가는 삶을 깨트리는 일이다. 깨트린 뒤 다시 조합해 새로 만드는 일이다.”
--- 『시는 언제나 새 고양이로 온다』 중에서

당신은 읽는 사람인가? 쓰는 사람인가? 읽고 싶지만 때때로 어려움에 부딪치곤 하는가? 읽는 자리에 충실히 머무르고자 하는가? 때때로 쓰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가? 이미 쓰는 기분을 맛보았는가? 한 번이라도 고개를 끄덕였다면 제대로 찾아왔다. 책의 1부에서 작가는 시에 대해 궁금한 마음은 있지만 친해지는 건 어렵다고 느끼는 자에게 부드럽게 말을 건넨다. KBS 라디오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독특하게도 ‘라디오 연재’ 형식으로 공개된 글들을 씨앗으로 삼아 이번에는 청취자가 아니라 독자들을 향해 싹을 틔운 꼭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의 다정한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시 읽기’에 젖어들 뿐 아니라 ‘시 쓰기’라는 세계의 문 앞에 당도한다.

“당신은 직관으로 시가 뭔지 알고 있어요. 시 근처를 서성이거나 ‘시적 기운’에 취해 기뻐한 적 있을지 모릅니다. 시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당신은 자신할 수 있나요?”
--- 『당신은 이미 시를 알고 있습니다』 중에서

2부에서는, 글쓰기와 삶에 대해 쓴 산문들을 ‘작업실’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선보인다. 여기에는 시와 산문을 쓰는 작가의 마음과 자세, 나아가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마치 ‘어떻게 쓸까’를 자꾸 발음하다 보면 ‘어떻게 살까’처럼 들리듯이. 순진하게 사랑할 것, 솔직할 것, 완벽주의에 짓눌리지 말고 편안하게 시작할 것, 자기 사유로 그득해질 것……. 담대하고 열렬하면서도 산뜻한 에너지와 특유의 시선이 박연준 작가의 기존 독자들뿐 아니라 ‘쓰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를 궁금해하는 모든 이들에게 충만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에세이를 쓸 때 ‘어떻게 보일까’를 지나치게 염두에 두면 망한다. 수영 선수가 자신의 영법이 어떻게 보일까 신경 쓰며 대회에 참가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하면? 대회에서 탈락하겠지! 물에 들어갔다면 생각을 버린 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과 속도를 느끼면서. 물 밖의 일은 알 바 아니란 듯이.”
--- 『쓸 때 생각하는 것』 중에서

3부와 4부에는 시인으로 태어나려는 사람(혹은 쓰는 사람)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편지와 Q&A 형식으로 담았다. 아득한 길을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가운데 하나둘 불이 켜지는 따뜻한 여정을 여기까지 함께한 독자라면 당장 오늘 밤, 빈 종이 앞에 앉게 될지도 모르겠다. “연필을 쥔 사람은 자기 삶의 지휘자가 될 수 있다고”(11쪽) 한 작가의 말을 믿고, 밤의 지휘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나’는 더욱 더 내가 될 수 있다.
후반부의 부록에는 박연준 작가와 함께 시를 쓰고 읽는 ‘모과 모임’ 멤버들의 산문 세 편을 실었다. 누군가 ‘쓰는 사람’이 되는 광경을 목격하면 가슴이 울렁인다. 목울대를 지나 몸속 깊이 담기는 단단하고 따뜻한 세 편의 글은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양쪽 모두에게 함께하자고 손짓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수록된 작가와 임솔아 시인의 인터뷰 파트에서 독자는 시인들, 특히 이 시대 여성 시인들의 대화를 가까이에서 경청하는 관객이 된다. 여성 작가의 시를 둘러싼 납작한 시선과 편협한 해석에 부딪치는 현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여성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대화를 나눈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다.
작가는 이 책이 시에 가까워지려는 자에게 우아한 실용서가 되길 바라며, ‘어느 날 문득 시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 사람’을 열심히 생각하며 썼다고 밝힌다. 시 읽는 재미를 알고 싶다면, 일단 한번 시작해볼 용기가 필요하다면, 거기에 더해 ‘쓰는 기분’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의 특별한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기를 청한다. 우리가 각자의 방에서 매일 시를 쓴다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 책은 당신과 ‘쓰는 기분’을 나눠 갖고 싶어서 썼다. 손끝에서 생각이 자유로워질 때의 기분을 나누고 싶었다. 성급하고 불완전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 내 속에서 걸어 나와 흰 종이에 도착하는 과정을 돌보는 일, 손가락이 그를 쫓는 일, 쫓다 멈추는 일, 멈추고 바라보는 일, 바보 같은 일이라고 그를 탓하는 일, 서로 엉키면서 작아졌다 커졌다 반복하는 일, 그러다 드디어 나와 종이 위의 그가 합일을 이루는 일! 이때의 기분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 당신에게 ‘부드러운 용기, 작은 추동을 일으키는 바람,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 싶다.”
--- 『시는 언제나 새 고양이로 온다』 중에서

종이책 회원 리뷰 (18건)

쓰는 기분을 읽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즁*긔 | 2023.07.31
글이 조곤조곤 예쁘고 다정하다. 책이 그 자체로 자유로운 시 같다. 나 스스로 쓰는 기분이 되진 못했지만 작가의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나는 아주 드물게 시집을 산다. 잘 읽지는 않는다. 읽어도 그 의미가 와닿지 않고 한 편 한 편 작품이 끊어지다 보니 지속적으로 끝까지 읽기 힘들었다. 그래서인가 막연하게 시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결론은, 시에 대해 애정이 생기거나 해석을 잘할 수 있게 되거나 하진 않았다. ‘쓰는 기분’이 되지도 않았고 그 쓰는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예술에는 답이 없습니다. 리듬, 소리, 운율, 색, 춤, 맛, 그리고 시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들은 이해할 게 아니라, ‘감각’해야 합니다.(중략) 부디 시를 빵처럼 씹고, 커피처럼 마셔보세요. 맛이 없으면 뱉으면 됩니다. 당신의 입맛에 맞는 시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라는 말에 시에 대한 막연했던 부담감이 좀 덜어졌다. (왜 그런 부담감을 가지면서까지 시를 읽고 싶어 할까?) 언젠가 내게 진심으로 와닿을 시를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하게 되었달까.

특히 시를 쓰다 절필한 선배의 농담을 들었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가려다 포기한 길이어서 더, 계속해서 그 길로 나아간 타인이 이룬 것에 대해 못난 열등감이 생기는 걸까. 내가 못 간 길이라면 더 대단하게 생각해 줄 수 없을까? 순수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굳이) 지면에다가 그 선배에게 충고하게 되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많이 생각을 되뇌며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다 안타까웠다.

모과 모임에 대한 멤버들의 글들도 좋았다. 뜨책멤버들이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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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압축팩 같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소* | 2023.07.31

강제로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음악도, 글도 편식이 심하다. 읽고, 써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 지금. 제목을 보고 매일 고장난 나침판을 들고 걷지 않아도 될까 희망에 차 올랐다.

결론은, 글쎄. 시는 글이 아니라 이불만치 큰 마음을 작은 내 가방에 넣을 수 있게 만든 압축팩 같은거라 나는 더 녹슨 나침판을 들고 다닐 판이다. 손수건만한 압축팩이 실은 가방에 넣을 수도 없는 거대한 마음이였다는 걸, 시를 읽기만 하는 내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책에 나오는 다양한 시가 그저 너무 반가웠다. 고등학교 이래로 이렇게 다양한 시는 처음이였다.

읽으면서 그은 많은 밑줄 말고
내가 좋아하는 글로 짧은 감상문을 끝내야겠다.

Love looks not with the eyes but with the mind.
And therefore winged cupid is painted blind.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게 사랑인 것 같아
그래서 사랑의 신은 눈이 멀었다고들 하잖아

Nor hath love’s mind of any judgment taste.
Wings and no eyes figure unheedy haste.
게다가 사랑의 신은 판단력도 없단 말이지
앞이 보이지 않고 날개는 있으니 무턱대고 사랑에 빠지는거야

And therefore is Love said to be a child,
because in choice he is so oft beguiled.
그래서 사랑을 어린 아이에 비유하나봐
시도때도 없이 잘못된 선택을 하곤 하니까

As waggish boys in game themselves forswear,
So the boy Love is perjured everywhere.
약속을 쉽게 어기는 소년들과 같이
사랑의 신도 마찬가지야

A Midsummer Night’s Dream by William Shakespeare
한여름밤의 꿈,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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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글 쓰는 사람을 만드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민* | 2022.10.09

글 쓰는 사람을 만드는 책

박연준 산문집 쓰는 기분(현암사, 2021)을 읽고

 

2004년 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연준 작가는 시집 4권과 산문집 4권을 출판한 이력이 있는 베테랑 작가다. 주문한 책을 받자마자 다섯 시간 만에 완독 한 특별한 책이다.

누구나 글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책 읽기와 쓰기를 부드러운 어조로 용기를 주면서 작가가 되라고 부추긴다. 글쓰기에 대해 중요한 내용들이 너무 많아 밑줄 긋고, 접고 또 접어놓았다. 모든 순간에 글쓰기를 생각하고, 가볍게 쓰기를 시작하라고 이른다. 글쓰기 강좌를 이끌기도 해서 그 내용도 실려 있다. 자신이 글쓰기를 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1부 우리가 각자의 방에서 매일 시를 쓴다면 - 19편의 에세이 수록.

(시에 대해 궁금한 마음은 있지만 친해지는 건 어렵다고 느끼는 자에게 건네는 말이다.)

2부 작업실 ? 11편의 에세이 수록.

(글쓰기와 삶에 대해 쓴 소소한 산문들을 엮었다.)

3부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 3편의 에세이 수록.

(등단에 대하여, 태어나는 일, 순진하게 사랑하는 법)

4부 질문이 담긴 과일 바구니 ? 8편의 질의응답 수록.

시인으로 태어나려는 사람(혹은 쓰는 사람)에게 건네는 이야기를 편지, Q&A 형식으로 썼다.

부록으로 글쓰기 모임 작가들의 글모음 3편과 시인과의 대화가 있다. (임솔아 작가와 대화)

 

이야기가 펼쳐지고, 시가 나온다. 시가 나오고 생각들이 펼쳐진다. 설명하듯 이야기하듯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글쓰기에 도전하라고 속삭인다. 시를 쓰는 사람의 자세나 시를 쓰는 행위, 시작법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아 장마다 밑줄이 그어졌다.

 

, 촛불, , 비밀에서 시를 쓰는 사람은 문장을 믿는 사람입니다. 지우면 사라지고 마는 문장을, 시작하면 순식간에 달려 나가는 문장을. 넘어지는 문장, 피가 나는 문장, 괴물처럼 뭉개지는 문장을요. 시를 쓰는 사람은 문장에 진실을 올려두고 아슬아슬 서 있는 그것을, 바라보려는 사람입니다.” 이 문장 다음에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이라는 책에 실린 글을 인용했다. 어떤 시인이 촛불이 꺼지자 자기 고양이의 눈빛에 기대 시 쓰기를 계속했다는 이야기를 적고 있다. 박연준 시인은 위의 문장 앞에서 얼어붙을 뻔했다고 적고 있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에서 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시는 이해받고 싶어 하는 장르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 당신이 시를 앞에 두고 이해하고 싶어 하거나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워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르게 접근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앞에 놓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빵처럼 커피처럼 즐기라고 말하고 있다. 시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감각해야 한다고 알려 준다. 젊은 작가들의 시를 접할 때마다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문장, 한 단어들에 너무 마음 쓰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느낌을 받아들이며 읽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시를 읽는 방법에서 시의 언어도 들여다볼수록 눈과 귀가 뜨일 거예요. ‘다르게 말하기를 시도하는 게 시인들이기에 조금은 다르게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시의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가 아니니까요. 그보다 언어로 공중에 머물기, 말 뒤에 숨기, 말을 이용해 다른 몸으로 가기. 이런 쓸데없지만 아름다운 시도를 하는 게 시라는 장르이고, 시인들입니다.”라고 말하며 읽을 때, 이해에 초점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이고 있다.

 

칼처럼 빛나는 한 줄에서 시는 감정 탐구서이자 세상 이치를 새롭게 들여다본 관찰기록입니다. 탐구하고 관찰하며 수집하고 기록하는 일은 시인의 특기이죠.”라고 적고 있다.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 정답이 없는 것에 골몰한다고도 썼다. 다르게 보는 연습을 통해 관찰하고 탐구한 내용을 다르게 보여주기의 방식으로 기존의 생각이나 방식에서 벗어나 낯설게 시 쓰기를 하라는 말로 이해되었다.

 

눈이 하는 일에서 누군가 시인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좋은 눈. 그게 시의 시작이자 전부일 수 있다고요. 좋은 눈이란 무얼 알아보는 눈,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냥 알아보는 눈 말고, 다르게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적고 있으며 세심한 관찰과 상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쓸 수 없는 순간들에서 아름다운 문장은 독자를 감동하게 만들지만, 정확한 문장은 독자를 상처받게 한다. 살리기 위해 내는 상처다. ‘그 장면을 쓰려 할 때마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동요, 허기, 절박함, 떨림, 슬픔의 이유를 알았다. 고발이 아니라, 표현 욕구가 아니라, 나는 떨어내고 싶어서 쓰고 싶은 거다. 쓴다는 건 벗어나는 일, 변태 후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는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프고 힘든 주제도 한 편의 글로 써내고 나면 내면의 아픔이 덜어지는 순간들을 경험하기에 공감이 많이 가는 대목이었다.

 

순진하게 사랑하는 법에서 시를 매일 쓰면, 내면의 코어가 강해져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겨도 그것을 시의 세계로 데려와 해부하고 언어와 상상을 버무려 문자로 바꿔놓으면, 잠시 동안 세상이 종이 한 장만큼 작아지는 기분이 들지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 아름답게 비틀린 사건들, 불행들, 아픔들, 그것들이 내 두 팔 아래에서 사그라들고, 다른 모양으로 숨을 쉬지요.” 매일 쓴다면, 미친 듯이 시를 사랑하고 미친 듯이 쓴다면 이미 시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솔아 시인과의 대화에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자유롭게 쓰는 사람으로 사는 것, 창작 열정을 잃지 않는 것, 문학을 낭만에 기대게 하지 않는 것, 자신의 목소리를 자기답게 내는 것, 더 더 프로페셔널해지는 것이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작가의 삶이에요.”라고 작가로서의 자신이 원하는 삶의 자세를 밝히고 있다. 시와 산문을 주로 쓰는 작가가 글쓰기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하고, 펼치는 사유가 얼마나 자유롭고 분명한지를 보여 주는 보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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