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타일러 라쉬 저/이영란 감수
조던 피터슨 저/김한영 역
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한국 철학의 대부’가 90의 언덕에서 인생을 바라보니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의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는 설레고 기쁘기보다는 불안하고 허둥대기 바쁘다.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이 행복인가. 남은 인생을 어떤 인생관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인생은 겪어봐야 깨닫는다’고 하지만, 먼저 100세 인생을 산 이의 지혜를 빌린다면 앞으로의 삶이 조금 더 명확해지고 향기로워지지 않을까? 1960년대 초대형 베스트셀러 『영원과 사랑의 대화』의 저자이자, 삶을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로 우리를 일깨우는 시대의 지성이며, 97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저작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원한 현역’ 김형석 교수가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을 인생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준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물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과제들, 그리고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까지,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삶의 지혜를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돌이켜보면 힘든 과정이었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고. 그리고 고백한다. ‘그것을 깨닫는데 90년이 걸렸다’고. |
2022년 04월 22일
책 제목에 끌렸고 포털 사이트의 광고에서 간단한 줄거리를 보게 되어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20살에는 몰랐던 것을 30살에 알게 되듯, 만약 40, 50세를 넘어 100세 가까이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다가올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책 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책과 조금 다른 문체로 시작하는 것 같아, 저자가 과거 많은 수필집을 집필한 것을 알고서 수긍이 갔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중학생 동창이자, 김수환 추기경님의 동문이라는 수식어만 봐도 지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의 큰 줄기는 행복,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과 명예, 노년의 삶이라는 틀 안에서 시작되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하나의 키워드로 관통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저자는 성장하는 동안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는 (저자가 아닌 우리 독자의 입장에서) 아직 오지 않았고, 일찍 성장을 포기하고 늙어버리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순간 보다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조용히 천천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빠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구매했어요
저도 읽어봤는데 제가 읽어도 참 좋네요
백년가까이 사신 교수님이 인생 전반에 걸쳐 후배들을 위해 많은 걸 전해주려고 하신 것 같아요
우리 아빠는 노년의 삶에 대한 부분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고 싶어하셨던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빠한테 책선물을 해봤네요
왜 아빠는 보고싶은 책도 없으실거라 생각했는지...
내 책은 그렇게 사면서 아빠책은 아빠 70이 되어서야 사드리네요
아빠랑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100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파란만장하다. 그 백 년을 머릿속으로 짚어 보며 놀란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과 4.19와 광주민주화 운동과 10.26과 6.10항쟁까지 큰 사건만 짚어도 숨이 찬다. 그 모든 시간들을 살아온 저자는 어떤 말을 들려줄까? 기대하는 마음이 커진다. 철학이라는 선입견을 벗고 그분의 삶 안으로 조심히 발을 들여놓는다.
저자 김형석 교수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30년간 후학을 길렀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하버드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철학계 1세대 교육자로 한우리독서문화운동 본부 초대 회장을 지냈다. 현재 100세에 가까운 나이지만 강연과 저서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행복과 사랑,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명예, 노년의 삶에 대해서 담담하게 펼쳐지고 있다. 말하듯이 자연스럽고 때론 문장 사이사이 옅은 미소가 느껴지기도 한다. 따뜻하지만 깊이 있는 철학자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 본다.
남는 것은 사랑이 있는 고생뿐인 것 같다. 죽을 때까지 그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그는 모든 것을 잃어도 그보다 몇 배나 소중한 것을 찾아지니게 될 것 같다.(p51)
백 년을 살아온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이 있는 고생은 행복했다고. 사랑이 없는 고생은 그냥 힘든 것일 뿐이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은 행복이고 의미가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어 얘기한다.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단순하게 남녀 간의 사랑만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생각의 확장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물과도 동물과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풀꽃을 보고도 심지어 자신이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는 돌을 보고도 사랑은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확장하여 사랑을 넓혀 가면 살아가는 모든 일이 사랑 안에 들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서 참고 인내하고, 희생하는 것만이 사랑이라 아니라 내 마음에 기쁜 데로 섬기며 봐 주는 것도 사랑이다. 큰 사랑의 테두리 안에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의미 있는 고생들을 하며 사랑을 남기자. 내가 지나온 발자취에 사랑이 남기를 소망해 본다. 대단한 무엇이 아닌 그냥 있어주는 사랑으로, 함께 하는 사랑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남아 있자. 첫 번째 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마지막 한 사람이 되는 심정으로 사랑이 있는 고생을 감당하자.
성장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p233)
사랑을 강조한 저자는 배움을 이야기한다. 성장은 배움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성장은 사람을 늙지 않게 한다. 몸은 40대지만 성장하지 않는 사람들은 정신이 노인이 되고 만다. 누구의 이야기도 유연하게 열려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늙은 것이다. 저자는 책 읽는 선진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책 읽지 않는 우리나라를 걱정한다. 하긴 주위에 사람들을 둘러봐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 성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자격요건을 갖추거나 기술을 배우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효율과 속도를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에는 책 읽기처럼 비효율적인 것도 없으리라. 책도 종류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시집이나 문학 서적들은 잘 팔리지 않으며 잘 읽히지 않는다. 반면 그나마 읽히지 않는 책이라도 자기 계발서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책도 효율에 따라 소비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철학자의 이야기를 읽고 고전문학들을 읽으며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걸음을 걷는다. 그 노력들이 성장을 향한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없다면 지속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사람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뻔뻔해지기로 한다. 성장을 멈추지 않으며 꿋꿋이 책을 읽어 보리라. 노 교수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서.
나이 들었다는 것은 손아래 사람들을 위해주라는 뜻이다. 사랑하고 위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실수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p274)
어른이 된다는 것. 그냥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 저자의 말처럼 하면 좋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손아래 사람을 위해주라는 뜻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런 어른과 선생님을 만난 학생들은 참 좋았겠다 싶다. 책에서 멋지고 훌륭한 사람들을 읽으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을 다해 칭찬의 말을 하고 격려하고 괜찮다고 사랑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했다. 그 마음들은 혼자 커졌다가 오래 견디지 못하고 작아졌다. 시간과 친구하며 그 마음들은 내게서 떠나갔다. 무엇을 바라고 했던 마음들과 배려가 아니었지만, 날마다 주기만 하는 마음들은 힘들었다. 문득 글을 읽으면서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지금은 너덜너덜 해진 마음을 다시 사랑으로 채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지만 그때의 순수했던 마음들이 그리웠다. 내 마음을 오롯이 받아주고 알아주는 사람들을 이제는 만날 수 있기를. 그래서 그때처럼 내가 먼저 위해주고 사랑해 주고 칭찬하고 격려해 주고 싶다. 눈앞에 이익을 위해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마음을 담은 말들로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 지친 몸과 마음에 책으로 희망과 사랑을 채운다.
관계는 늘 고정적이지 않다. 특히 부부관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변화가 봄 날씨보다 큰 우리 부부 사이는 며칠째 냉랭하다. 식사 준비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은 불편하다. 그 불편한 마음이 괜한 심술로 나타났다. 상대에게 전달되지 못한 마음과 말들은 책 속의 사람들에게 쏟아졌다. 한 번도 얼굴도 본 적 없는 저자의 아내가 너무 부럽고, 젊은 사람들에게 했다는 저자의 말도 너무 부러웠다. 나는 왜 그런 사람들을 못 만난 것이며, 남편은 왜 저 모양인가 싶은 마음들이 마음을 어지럽게 떠다녔다. 그러나 부럽다는 것은 그만큼 저자의 삶이 모범이 되고 좋았던 탓이리라. 어지러운 마음들과 환경들을 헤집으며 저자처럼 살아보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한 줌의 여유도 없어 책들을 속독으로 읽어 치우면서도 나를 돌아본다. 왜 이런 모습인가? 누군가의 인정으로 채워질 가벼운 사람이 나인 건가?
책을 통해 못난 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그래도 불편함을 동반한 책 읽기 속에서도 사랑이 남는 고생을 기꺼이 하기로 선택한다. 그것만이 남는 것이라고 백 년을 살아온 사람은 말한다. 나는 아직 그 반도 살지 못한 사람이니, 신뢰할 수 있는 선배의 말을 믿기로 한다. 먼저 위해주고 사랑이 있는 고난을 감당하면서 멋지고 본이 되는 어른이 되기로 선택한다. 어제의 나보다는 오늘 조금 더 성장할 것을 믿으면서.
호주에서 태어나 104세까지 사신 분이 스위스에 가서 스스로 운을 마감한 분에 대한 내용을 마침 호주에 아이들을 만나러 갔을 때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더군요. 호주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 기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백년을 살아보니" 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공평하게 주어져 있습니다.
스스로 마감을 한다는 것 자체는 공평하지 않은 듯 합니다.
왜 태어났는 지 모르는 우리인만큼 사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빌린 이 몸을 살아가기 무난하게 유지하면서 다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 답 중에 일부가 이 책에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