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저
김호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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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악플 그리고 막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꽤나 허다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비수를 꼽게 되면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기고는 하죠- 말이 칼이 되는 그런 순간이 찾아오게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요. 악플과 막말이 얼마나 큰 심각성을 띄고 있는지 요즘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에요
인류는 말을 하게 되고 엄청나게 발전했어. 손으로 연장을 써서 발전하기도 했지만, 말은 더 많은 발전을 가져왔어. 소리 내서 말을 하면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하고 정보를 나누었어. 아주 먼 곳은 다른 걸로 신호를 보냈지만. 소리 내 말을 하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서로 다른 말로 알아듣기도 해. 오래전에 사람은 바벨탑을 쌓아 높이 올라가려 했군. 이 이야기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사람은 높은 탑을 쌓으면 신이 된다고 여겼던 걸까. 그런 모습을 본 신은 화가 나서 사람 말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 버렸어. 그건 벌이기는 했는데, 사람이 서로 쓰는 말이 다르다고 말 안 했겠어.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겠지만, 시간이 가고는 서로의 말을 알려고 애썼겠지. 지금도 다르지 않군.
서로 다른 말을 써도 마음은 나눌 수 있어. 그게 좋은 마음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아. 다른 나라 말에서 가장 먼저 쉽게 배우는 말이 안 좋은 말이다고도 하잖아. 그런 말은 귀신같이 알아듣지. 안 좋은 말은 좋은 말과는 다른 느낌이 들겠지. 안 좋은 말이 없는 나라 말도 있을까. 알아보면 아주 없지 않을 텐데. 안 좋은 뜻이 없다 해도 말을 아무렇게나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 안 좋겠어. 고운 말을 써야 마음도 고와지지. 고운 말을 듣는 것도 중요해. 거칠고 자신을 안 좋게 여기는 말을 자꾸 들으면 자존감이 아주 낮아질 거야. 자신은 안 좋은 말을 들어도 괜찮다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고운 말 좋은 말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도 높여줘. 그렇겠지.
요즘은 인터넷 SNS를 쓰는 사람이 많아. 나도 인터넷 쓰고 블로그에 글 써. 인터넷에서는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아선지 안 좋은 말을 더 쉽게 쓰는 것 같더군. 난 얼굴 안 보여도 그런 말 못 쓰겠던데. 그래도 현실보다 말 조금 편하게 해. 말이 아닌 글말이니. 글말에도 마음이 담기면 누군가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칼을 품으면 다른 사람 마음을 베고 찌를 거야. 현실에서는 쓰지 못하는 말을 인터넷에 댓글을 써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는가 봐. 그렇게 하면 시원할까. 난 시원해지기보다 기분이 더 나빠질 것 같은데. 이 말하니 미야베 미유키 소설 《비탄의 문》이 생각나는군. SNS에 안 좋은 말을 한 사람 뒤엔 검은 그림자가 따라다녔어. 안 좋은 말을 자꾸 하면 커지고 그게 사람을 안 좋게 만들었던가. 이번에 내가 본 소설은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이야. 이 제목은 SNS 생각나게 하지. 거기에 맞는 이야기는 정해연이 쓴 <리플>이야.
친한 친구여도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기도 하겠지. 아니 친구기 때문에 더 지켜야 하는 것도 있는데, 재혁은 친구인 대주 마음을 잘 몰랐어. 어릴 때 자신만 특별하고 다른 사람은 다 별거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재혁이 그랬어. 친구인 대주는 재혁이 말에 기분이 안 좋아졌어. 그러면 그런 걸 말을 하지. 친구가 잘못 생각하면 그게 아니다 말하면 얼마나 좋아. 그런 말 했다가 오히려 안 좋은 말 들으려나. 말을 잘못하면 서로 감정 상하지만 말로 풀어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 말하는 걸 그만두지 않아야 해. 말 때문에 전쟁이 나서 인류는 말이나 글말도 하면 안 되는 세상이 올까 봐 무섭군. 최무진이 쓴 <햄릿이 사라진 세상>이 그런 이야기더군.
여기에는 단편 다섯편이 실렸어. 이걸 이제야 말하다니. <햄릿이 사라진 세상>(차무진)과 <별로 말하고 싶지 앟은 기분>(김이환)은 SF야. 김이환 소설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서는 인류가 우주로 나가고 여러 가지 문화를 만들었다는 설정이야. 그런 곳에서 콘트랙트 시티는 무슨 말이든 해도 괜찮은 곳이었어. 고등학교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온 편리는 차표 때문에 콘트랙트 시티에 잠시 머물러. 편리는 친구 마음을 안 좋게 하는 말을 해서 지금은 말을 안 하기로 했어. 그런 것도 괜찮았지만, 나중에는 편리도 말해. 말을 잘못해서 다른 사람 마음을 안 좋게 한 걸 깨닫고 뉘우치는 건 좋은 일이야. 그렇다고 해야 할 말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러면 좀 답답하잖아. 난 해야 할 말도 잘 못하지만.
누군가를 놀리는 말을 하고 그냥 장난이야 해도 괜찮을까. 난 그런 거 정말 싫어. 자신은 장난이다 여기는 말이어도 그걸 듣는 사람 기분이 안 좋으면 그만둬야 하잖아. 누군가는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고는 자기한테 똑같은 말해도 기분 나쁘지 않다고 하더군. 그런 게 어딨나 싶군. 정명섭 소설 <말을 먹는 귀신>에서 성혁이는 자신이 다른 사람 마음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아.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더 많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 조영주 소설 <하늘과 바람과 벌과 복수>에는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한 오희선이 나와. 이런, 내 이름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으로 나오다니. 이 이야기 보기 전부터 알았어. 난 여기 나오는 희선과는 달라. 이런 변명을.
희선은 초등학생 때 해환을 괴롭힌 건 잊어버리고 중학생 때 자신이 놀림받은 건 괴로워했어. 세상에는 정말 그런 사람도 있을까. 자신이 한 일은 까맣게 잊다니. 해환은 그런 희선을 앞으로도 만나고 소설에 쓰려고 해. 그게 해환이 하는 복수야. 희선 자신이 해환 소설에 나온 걸 알 날이 올지.
희선
말에 관한 다섯가지 이야기-왕따의 경험으로 천재소설가가 된 소녀, SNS의 댓글 하나로 삶이 뒤바뀐 소년, 말을 먹는 귀신을 쫒아내는 소년, 솔직한 도시에서의 경험담, 말을 할 수 없는 미래사회의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각기 다른 주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모든 이야기들이 다 흥미롭고 흡인력이 있다. 어떤 결말일지 궁금하여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밖에 없다. 요즘 말을 함부로 하는 학생들에게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나는 장난으로, 그냥 하는 말이라도 누군가에는 깊은 상처가 되고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잘 나가던 연예인이 학창시절 학교폭력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하루 아침에 추락하는 것처럼, 나의 잘못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재미와 교훈이 함께 있는 책이다. 특히 입이 거칠고 배려할 줄 모르는 학생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