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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밤의 애도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자살 사별자들의 여섯 번의 애도 모임

고선규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24일 한줄평 총점 0.0 (1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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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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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전자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년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지원’선정작입니다.'

“여섯 밤의 애도 이후,

당신이 다시 세상 밖으로,

사람 속으로 용기 내 나갈 수 있도록”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일시정지’된 삶을 다시 ‘오롯이 살아내기’ 위해

자살 사별자 다섯 명과 심리학자가 함께 보낸 여섯 번의 밤.

사별자를 세상 밖으로, 사람 속으로 이끌어내는 환대와 격려




하루 평균 36.1명이 자살하는, OECD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는 한국. 2030 젊은 층의 자살률까지 크게 증가한 가운데, 11월 20일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을 맞아 한국에서 ‘세계 최초 유례없는 시도’를 한 책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살 사별 애도상담 전문가 고선규 임상심리학박사와 자살 사별자 다섯 명이 함께 만든 ‘애도 안내서’ 『여섯 밤의 애도』이다.



고인이 떠난 ‘그날’에 대한 이야기부터 장례식 날에 대한 회고, 타인에게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인지, 죽음의 이유를 찾는 추적자의 심정과 유서, 유품,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 디지털 세상에 남아 있는 고인의 흔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온전한 추모란 무엇인지 등등, 총 여섯 밤, 여섯 번의 모임에 걸쳐 40여 가지의 주제로 함께 애도한다. 중앙심리부검센터를 거쳐 임상심리전문가그룹 마인드웍스의 대표이자, 자살 사별 심리지원 단체 메리골드를 이끌고 있는 고선규 박사는 실제 이 책을 위해 다섯 명의 사별자를 따로 모아 상담과 모임을 진행했다. 그리고 1년여 간의 추가 연구와 수집을 병행하며 공들여 집필했다.



『여섯 밤의 애도』는 그간 보아왔던 자조모임(공통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얻는 모임) 수기집이나 사별자 개개인의 에세이와는 많이 다르다. 자살 사별자들이 터놓은 생생한 ‘증언’들을 단순히 수기의 형태로 내보이는 데서 더욱 발전시켜, 임상심리학자가 직접 ‘증언을 추출’하고, ‘해석’해 ‘숨은 의미’를 발굴하며, 온전한 애도를 위한 ‘상담과 조언,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경험’과 ‘전문가의 견해’가 300쪽에 걸쳐 무척 조화롭고도 탄탄하게 담겨 있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는 물론, 자살유가족을 지원하는 각종 모임, 단체에서는 자조모임을 지지하고 권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어떤 질문들, 주제로 모임을 꾸려나가야 하는지’ ‘전문가의 도움과 개입, 해석은 어떻게 얼마나 이뤄져야 바람직한지’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 이러한 실태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이 가운데 나온,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최초의 ‘애도 안내서’로서, 그간 전 세계 어디서도 듣거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다. 미국에서 매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로 지정한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에 맞춰, 이런 기념비적인 시도가 한국에서 있었다는 것은, 치솟는 자살률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통과 고민, 염려를 반증한 결과인 것 같아 더욱 의미심장하다. 오늘날 자살 사별의 ‘실제적 증언자’로서 참여한 다섯 명의 애도자와 심리학자와 함께 (책의 구성대로) ‘여섯 밤’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지치고 무너진 독자들은 어느덧 다시 내 삶으로, 사람들 속으로 발 디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계속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1장 우리는 모두 처음이었다
: 첫 번째 애도의 밤


- 우리가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이유
- 나를 자살 사별자로 소개한다는 것은
- 그 사람이 떠난 그날에 대해
- 고인의 모습을 보는 것에 대해
- 우리 모두, 장례식은 처음이었다
- 그들이 보냈을 어떤 경고신호, 죽음의 이유를 찾는 추적자
- 첫 번째 모임을 마치며

2장 애도,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구나’ 깨닫는 시간
: 두 번째 애도의 밤


- 함께 나누는 것의 힘을 조금씩 체험해가다
- 그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 지우기: 법적, 행정적 기록
- 죽음 직후 나의 일상, 마주한 나의 슬픔
- 나의 애도와 너의 애도는 다르다: 가족의 애도
- 가족과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 고인이 자살했다는 것을 타인에게 알릴 것인가
- 타인의 위로에 대해
- 두 번째 모임을 마치며

3장 그 사람의 이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부르는 연습
: 세 번째 애도의 밤


- 나의 애도에서 ‘당신의 애도’로 시선이 조금씩 옮겨가다
- 여섯 번의 자조모임이 끝날 때쯤 나는
- 그날 이후 사람들이 ‘자살’을 말할 때
-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음’에 대해
- 그 사람의 물건을 정리하거나 쓰는 것에 대해
- 디지털 세상에 남아 있는 그 사람의 흔적에 대해
- 세 번째 모임을 마치며

4장 남은 삶에 대해 엄두를 내는 용기
: 네 번째 애도의 밤


- 무언가를 ‘하지 않을’ 여유가 스며들다
- 그 사람이 떠난 후 첫 1년, 기일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 유서에 담긴 것, 또는 담기지 않은 것
- 사별 직후의 감정을 ‘통과’하는 일
- 죄책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어야 할까
- 네 번째 모임을 마치며

5장 고인의 행복, 고뇌, 열정까지 온전히 기억하기
: 다섯 번째 애도의 밤


-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
- 각자 몫의 애도가 있다 1: 부모와 자녀의 관계
- 각자 몫의 애도가 있다 2: 남편 사별 이후 시댁과의 관계
- 고인을 온전히 기억하는 것의 의미
- ‘박탈된 애도’를 겪는 사람들
- 삶의 의미와 가치의 변화
- 다섯 번째 모임을 마치며

6장 내 삶과 고인과의 건강한 연결
: 여섯 번째 애도의 밤


- 우리에게는 각자 만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 유품을 보며 고인의 삶을 기억하기
- 고인을 추모하는 방법: 글쓰기
- 여섯 번의 만남을 마치고 우리는
- 애도,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일까?

에필로그: 고인의 이야기 상자를 열어, 미뤄왔던 애도를 시작할 수 있기를…
부록: 자살 사별자 권리장전 / 자살 경고신호 분류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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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고선규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별자를 가장 많이, 깊게 만나는 임상심리학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 남겨진 사람들을 오래도록 위로하고 싶어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여성들과 기세 좋게 기합을 내고, 팔다리를 힘껏 뻗으며 새로운 희열을 느낍니다. 심리치료가 자기 이해, 자기 발견, 자기 돌봄의 과정이듯이 태권도가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걸 알고, 신나게 수련합니다. 때로는 ‘타고난 핵주먹이 심리학을 만나 재능을 썩히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게 빠져듭니다. 땀을 한 바가지 시원하게 쏟아내고, 자유와 해방감을 한껏 느끼며 ‘깔깔깔’ 웃고 싶지 않으세요? 나이도...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별자를 가장 많이, 깊게 만나는 임상심리학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 남겨진 사람들을 오래도록 위로하고 싶어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여성들과 기세 좋게 기합을 내고, 팔다리를 힘껏 뻗으며 새로운 희열을 느낍니다. 심리치료가 자기 이해, 자기 발견, 자기 돌봄의 과정이듯이 태권도가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걸 알고, 신나게 수련합니다. 때로는 ‘타고난 핵주먹이 심리학을 만나 재능을 썩히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게 빠져듭니다. 땀을 한 바가지 시원하게 쏟아내고, 자유와 해방감을 한껏 느끼며 ‘깔깔깔’ 웃고 싶지 않으세요? 나이도, 배경도, 성격도, 꿈도 모두 다르지만 함께 땀 흘리고 응원하면서 진하게 연결되는 곳,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새로운 움직임을 향해 마음껏 도전하게 만드는 베이스캠프! 태권도장으로 오세요!

저서: 《여섯 밤의 애도》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출판사 리뷰

“온통 폐허가 된 듯한 마음을
우리는 피하지 않고 함께 바라보기로 했다“

더 이상 애도를 미루지 않고, 고인을 온전히 품기 위해
함께 손을 잡은 애도 이후, 다시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자살로 잃은 이들은 ‘삶이 갑자기 정지된 듯한’ 고통에 시달린다. 저자 고선규 박사는 “한 명의 자살 사망자는 고인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흔을 남긴다”고 기록하며,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살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위로받지 못”해, 슬픔에 마음이 곪게 된다고 말한다.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사별자들의 삶을 황폐화시키거나 죽음의 그림자에 가두”어, 사별자들을 극단적인 마음으로 내몬다. 그 결과 자살 사별자들은 흔히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자살 사별자들의 자살 사고, 자살 시도가 실제 다른 자살에 비해 몇 배에 달할 정도이다.

고선규 박사는 “오랫동안 발이 묶일 수 있는 그 슬픔의 골을 사별자 홀로 빠져나오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남겨진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 지닌 사별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는” 데서 희망을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애도는 “남은 삶에 대한 엄두를 내도록 하는 일이며, 그 시작은 당장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돌보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은 시작을 함께할 조력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깊은 슬픔의 소용돌이에 발 묶인 당신을 이끌어내고 환대하며, 격려할 다섯 명의 동반자를 소개한다.

복잡한 감정의 골을 함께 빠져나올
다섯 명의 따뜻한 동반자


원이는 2018년에 남동생을 잃었다. “저는 고인의 이야기를 저의 이야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애도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 사람과 제가 같이 만드는 일기 같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새롭게 해요.” 민이는 2019년에 오빠를 잃었다. “저는 고인을 마냥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야 온전히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이는 2015년에 여동생을 잃었다. “모든 감정은 다 자연스럽고 날씨처럼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다른 거고 그대로 허용하면 되는 거구나, 깨달았어요. 제 애도의 폭이 넓어진 느낌이에요.” 영이는 2019년에 아버지를 잃었다. “고인이 이런 면도 있었고, 저런 면도 있었다는 걸 그대로 인정하려고 해요. 떠오르는 대로 기억하자, 피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경이는 2019년에 언니를 잃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을 돕는 일 아닐까요? 삶의 끈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거요.”

“우리 사회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수많은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구명조끼, 『여섯 밤의 애도』“


앞선 누군가의 발자취와 ‘기록’이 뒤이은 누군가의 ‘생명줄’이 되기도 한다. 고선규 박사는 『여섯 밤의 애도』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수많은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구명조끼”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며, 첫 번째 모임을 시작한다.

이 책의 큰 주제는 ‘고인을 온전히 품고 다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섯 번의 모임’으로, 실제 진행된 모임에 따라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우리는 모두 처음이었다」는 첫 번째 애도의 밤의 기록이다. 사람들과 세상에 자신을 자살 사별자로 소개하는 것에 대한 솔직한 마음부터, 그 사람이 떠난 ‘그날’과 장례식, 고인의 모습을 보는 것, 그들이 보냈을 경고신호, 죽음의 이유를 계속 찾는 추적자가 된 자신 등을 고백한다.

두 번째 애도의 밤인 2장 「애도,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구나’ 깨닫는 시간」은 더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룬다. 고인의 법적, 행정적 기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죽음 직후 나의 일상은 어떠했으며, 같은 사별에도 다른 마음일 수 있는 가족과 고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 직장동료, 친구, 지인 등에게 고인의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이며, 타인의 위로가 나에게 어떠했는지 등 주변 환경과 얽힌 사별자의 마음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

세 번째 애도의 밤인 3장 「그 사람의 이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부르는 연습」은 좀 더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어쩌면 나와 상관이 없었던 ‘자살’의 의미가 지금은 내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사람들이 손쉽게 ‘죽겠다’ 말하는 것에 대한 그간 터놓지 못한 마음, 고인의 카카오톡과 SNS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나눈다.

네 번째 애도의 밤인 4장 「남은 삶에 대해 엄두를 내는 용기」는 고인의 첫 기일을 각자 어떻게 보냈는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유서에 담긴 것과 담기지 않은 것, 사별 후 찾아올 수 있는 불안과 공포, 죄책감에 대한 고백이 이어진다. 특히 이 ‘죄책감’은 자살 사별자들의 애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저자는 네 번째 모임을 마치며, “국가 수준의 자살예방정책을 펼 때 ‘자살 예방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너도나도 자살을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교육”하면서, 막상 “자살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것은 당신 혹은 당신 가족의 일이 되어버린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살 예방에 대한 국가 정책의 역설적 면모와 미비함을 꼬집는 대목이다.

다섯 번째 애도의 밤인 5장 「고인의 행복, 고뇌, 열정까지 온전히 기억하기」는 고인의 모습을 고통스러웠던 그날의 모습으로만 기억하지 않고,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연습이다. 그러려면 나의 애도뿐 아니라 가족의 애도도 돌아봐야 한다. 이 장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남편 사별 이후 시댁과의 관계’ 등을 언급한다. 또 실제 가까운 지인, 가족의 사별뿐 아니라 건너서 알던 사람 혹은 유명인의 자살로 겪는 ‘박탈된 애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6장 「내 삶과 고인과의 건강한 연결」은 마지막 여섯 번째 애도의 밤이다. 이 책의 목적인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의식을 치른다. 먼저 유품을 하나씩 가져와 고인의 삶을 추억, 회고하고, 고인을 추모하며 글쓰기를 한다. 고인과의 연결을 회복해, 끊어진 내 삶도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고인에게 편지를 쓰고, 참여자 서로가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준다.

이 책의 부록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데, 자살 사별자들이 애도 과정에서 당연히 겪을 수 있는 감정과 과업을 제대로 인지하게 하는 ‘자살 사별자 권리장전’과 자살 예방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자살 경고신호 분류’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잃은 것을 아파하느라 다시 또 많은 것들로부터 멀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꾹꾹 눌러 담아놓은 고인의 이야기 상자를 열어 회피하거나 미뤄왔던 애도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한다. 『여섯 밤의 애도』 이후, 당신의 삶은 계속될 수 있다.

“누군가를 잃은 그 자리에서
사별자는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내가 만난 자살 사별자들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누군가를 자살로 잃었다. ‘그 일’은 가스 불 위에 찌개를 올려놓은 상태에서, 가족여행을 계획해두었던 주말에,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던 어느 날에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대부분의 자살 사망은 이렇듯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난다. 혼란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를 눈앞에 둔 듯한 중압감을 사별자 혼자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오랫동안 발이 묶일 수 있는 그 감정의 골에, 우리는 이제 함께 가보려 한다. 혼자라면 지치고 외로울 수 있는 그곳에서 서로를 부축하는 길동무가 되려고 한다. 여섯 밤의 애도 이후, 당신이 다시 세상 밖으로, 사람 속으로 용기 내 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환대하며 격려하려 한다.
- 작가의 말

종이책 회원 리뷰 (14건)

구매 사별자들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m*******0 | 2023.09.05
자살로 삶을 마감한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남아있는 그들은 생각한다
내가 너 살폈더라면 상황이 바뀌지 않았을까라고...

사람들은 쉽게 죽고 싶다고 말한다
미디어,소설에서도 자살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자살을 시도 한다.
사별자들에게는 그모든것들이 마음의 상처을 건드린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주면서 마음속이야기를 하면
멈춰섰던 길을 한걸음 내딛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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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여섯 밤의 애도』 − 고선규 − 한겨레출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q*********7 | 2023.08.30


 

나와 가깝든 가깝지 않든 죽음이란 언제나 낯설다. 나 자신은 매일 끊임없이 숨을 쉬고 다양한 생명들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먹어보지 못한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다른 시야가 펼쳐지듯, 죽어보지 못하고 죽는 경험을 할 수는 없다. 죽음은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손뻗어도 닿을 수 없는 평행선과도 같다. <여섯 밤의 애도>는 그 평행선을 함께 걸어줄 책이다. 건너편에서 죽음을 목도한 뒤, 의문 가득한 평행선의 주변을 맴도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사별자 애도모임 전문가이자 임상심리학 박사 고선규 저자의 도서로, 5명의 자살 사별자가 여섯 밤 동안 '마인드 피크닉' 애도 모임을 통해 나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살 사별자란 가까운 이를 자살로 잃은 사람을 일컫는다. 책에 등장하는 5명의 자살 사별자는 모두 2~30대 여성으로, 모두 가명을 사용해 해당 도서에 등장한다. 원이는 남동생, 민이는 오빠, 선이는 여동생, 영이는 아빠, 경이는 언니를 잃었다.

 

이들은 자살이 있었던 날을 '그날'이라고 언급하며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으로 애도 모임을 시작한다. 고인의 시신을 본 사람도 있는 반면, 장례식에서 염을 할 때까지 시신을 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 겨우 5명의 사람이 모여도 이토록 다른데, 자살 사망자가 계속해서 증가 중인 한국 사회에서는 얼마나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득해진다.

 

이어서 자살 사별자들은 그날 이후 가족으로서 처리해야 했던 행정적 절차(사망신고 등)를 수행하고, 우려를 가장한 주변인들의 무례한 언어들을 삼킨 기억을 회상한다. 여기에는 고인의 물건은 물론, 디지털 공간에서 고인의 과거 활동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 역시 등장한다. 이에 고선규 저자는 '기념계정화' 기능을 언급하며, 사망 이후 자신의 SNS 기록을 어떻게 처리하기를 원하는가를 먼저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사망 이전 사용자가 보존을 원하는 '기념계정'으로 남겨지고, 폐쇄를 원한다면 유족의 사망신고를 거쳐 영구 삭제되는 형태다. 살아 있는 사람의 세상에서 죽음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일이 아니므로, 기념계정화 기능을 비롯해 나의 죽음을 대하는 여러 방식을 인지하는 일은 중요하다.

 

책을 읽는 동안 문득 서늘해지고 문득 축축해졌다. 내 주변 사람의 갑작스러운 자살을 상상했기 때문에. 잠깐동안 떠올려보는 일조차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저 계속해서 상상하고 떠올리는 것이다. 이 책 덕분에 그 상상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나는 계속해서 여러 형태의 죽음을 직면하고, 그들의 지난 삶과 남겨진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싶다.

 


55-56p. 때로는 죽음과 관련된 어떤 사실의 일부가 제대로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반응들은 사별자가 미쳐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시간이 흐르고 상실에 대한 애도가 진행되면서 충격적인 스트레스에 반응하고자 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은 회복될 수 있다.

 

70p. 장례식은 삶과 죽음이 이어져 있음을 생각하는 자리이자 어떤 존재가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자리이면서 남은 사람을 위로하는 사회적 만남이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떠나는 것을 잘 배웅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자살 사별자들이 기억하는 장례식은 산 사람의 잔칫집 같은 장례식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도 아니다. 낯설고 불편하며 혼란스러운 장례식이다. 그래서 고인을 잘 배웅하지 못했던 장례식이다.

 

105p. 애인을 자살로 잃은 지 2주 만에 애도 상담에 찾아온 내담자가 있었다. 자살로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며 하루빨리 '연착륙'하고 싶다고 했다. 비행하던 물체가 착륙할 때, 비행체나 탑승한 생명체가 손상되지 아니하도록 속도를 줄여 충격 없이 가볍게 내려앉는 것이 연착륙이다. 애도 상담을 통해 충격을 줄이고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싶다는 말이다.

 

156p.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자살 예방 아닐까요? 살아야 할 이유가 거창하다면 죽지 말아야 할 삶의 이유들을 생각하게 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삶의 끈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거요.

 

165p. 저는 동생 옷을 보고 사람들이 예쁘다고 할 때 자연스럽게 동생 얘기를 할 수 있는 게 좋거든요. 저는 죽음에 대해 어떤 것은 호상이고 어떤 것은 불길한 죽임이고, 그런 이분법적인 분류가 싫었어요.

 

275p.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그 사람이 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 경험하고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하며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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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여섯 밤의 애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컬**드 | 2022.06.08

 

우리는 피크닉을 떠난다. / p.42

 

뉴스에서 죽음에 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나의 동년배인 사람들의 죽음일 경우에 더욱 감정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며칠 정도는 묘하게 우울감이 자리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더욱 공감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이신 고선규 작가님과 다섯 명의 자살 사별자들의 대한 도서이다. 자살의 심각성을 많이 느낀다.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보니 더욱 경각심을 가지는데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연히 책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구매했었다. 기회를 보다 여행을 동행할 책으로 골라서 읽게 되었다.

 

여기에 나오는 분들은 신청과 개별 상담 등을 통해 다섯 명을 선정되었고,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다. 애도 모임의 리더인 원이는 2018년에 남동생을 잃었다. 민이는 2019년에 오빠를 잃었고, 과중한 업무로 자살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이는 2015년에 여동생을 잃었으며, 여동생을 자살로 이끈 우울증을 알고 싶었다. 영이는 2019년에 아버지를 잃었고, 몸이 안 좋으신 어머니의 간병으로 지쳤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경이는 2019년에 언니를 잃었으며, 유일하게 자살한 이후의 모습을 봤다.

 

자살 사별자라는 용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남은 가족들의 심리부검면담을 한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흔히 죽음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시체를 부검을 한다는 것은 너무 익숙하게 알고 있었지만 심리부검면담은 처음 들어서 생소했다. 고인을 기억하거나 보내는 방법뿐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거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차원에서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인에 대한 감정들을 다루는 면담을 하는 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다섯 명의 사람들이 담담하게 어떤 상황에서 가족의 죽음을 알게 되었는지 서술된 부분에서 참 마음이 아팠다. 산에 오르다 내려오는 길에, 학교에서 공부하다, 엄마와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새벽에 잠을 자고 있다가 등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고 있던 그 시간에 들었다고 한다. 과연 나라면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그저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은 느낌으로 표현이 가능할까.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눈앞이 아득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우리나라 사회가 자살 사별자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여기에 나오는 자살 사별자들 중에서도 아직 주변 사람들에게 죽음의 원인이 자살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자살이라고 하면 뒷말이 나오기 때문이겠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든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텐데 말이다. 사실 이유가 그렇게 중요할까. 이러한 부분은 인식이 조금 바뀌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가족의 옷을 전부 없애거나 흔적을 지우려고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볼 때마다 떠오르기 때문에 조금은 멀리하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가족의 옷을 입고 다니고, 누군가는 흔적이 없다는 사실이 후회스럽다고도 했다. 각자 사람에 따라 애도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일괄적으로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중간에 샤이니에 대한 임상심리학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나오는데 큰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샤이니의 활동이 무엇보다 반가웠다고 한다. 상처와 슬픔을 안고도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고, 고인을 잊거나 지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느꼈다는 것인데 이는 샤이니의 팬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살 사별자들에게도 희망과 위로를 주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샤이니의 팬은 아니지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타격이 있었다. 아무래도 비슷한 동년배이기도 하고, 데뷔 때부터 매체를 통해 봤던 아이돌 그룹이었기 때문에 내적인 친밀감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한동안 우울했었다. 더이상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못 듣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샤이니의 컴백이 반가웠고, 노래 자체에서 희망을 느껴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플레이리스트에서 자주 듣는데 이러한 감정이지 않았을까.

 

사실 처음에는 자살 사별자들의 이야기에 울컥할 때가 많아서 이 책을 가져온 것을 후회했었다. 여행지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울 수는 없지 않은가. 꾸역꾸역 눈물을 참으면서 읽었는데 점점 페이지를 넘길수록 지금 읽게 된 게 다행이었다. 마음이 무겁고 슬프기는 했지만 마냥 우울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책이었다. 다섯 명의 자살 사별자들의 이야기가 주는 힘과 용기가 느껴졌다. 큰 아픔을 겪었지만 세상 밖으로 나와 일상을 잘 살고 있다고, 고인을 지우지 않아도 오롯이 기억하면서 이겨내고 있다는 말이 나에게까지 전달이 되었다.

 

꼭 가족과 친구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응원했던 연예인들 역시도 어떻게 보면 소중한 존재이기에 아마 우리 모두 자살 사별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나에게는 하나의 큰 방패막이 되어 주었다. 사람이 떠나고 난 자리에 남은 이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인상 깊게 남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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