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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파버

막스 프리슈 저/정미경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27일 한줄평 총점 0.0 (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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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북유럽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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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이디푸스 비극의 현대적 부활
브레히트 이후 최고의 작가
막스 프리쉬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


스위스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막스 프리쉬의 소설 『호모 파버』가 [을유세계문학전집] 113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12년이 지난 1957년 출간된 『호모 파버』는 기술 문명을 신봉했던 인류의 오만함을 비판하기 위해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여정을 환기시킨다. 제목인 ‘호모 파버’는 도구적 인간을 가리키는 철학 개념으로, 합리주의적 사고에 매몰된 채 파국으로 치닫는 주인공 발터 파버를 상징한다. 운명에 휩쓸린 인간의 초상을 극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과학 기술의 수혜 속에서 초자연적 섭리에 무뎌져 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도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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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첫 번째 정거장
두 번째 정거장


해설 - 현대에서 고대로, 기술 문명에서 자연으로 거슬러 가는 여행
판본 소개
막스 프리쉬 연보

저자 소개 (2명)

저 : 막스 프리슈 (Max Frisch)
스위스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191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1930년 취리히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며 예술사와 라틴어 문학을 공부했고, 1934년 첫 소설 『위르크 라인하르트』를 출간하며 '자아 탐색의 여정’이라는 작가 고유의 문학적 테마를 드러냈다. 1939년 2차대전에 포병으로 참전했고, 이듬해 그 경험을 토대로 『빵주머니의 종이들』을 출간했다. 이후 건축가로 일하면서 1954년 발표한 『슈틸러(Stiller)』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대표작으로 『호모 파버』, 『몬타우크』, 『나를 간텐바인이라고 하자』, 『안도라... 스위스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191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1930년 취리히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며 예술사와 라틴어 문학을 공부했고, 1934년 첫 소설 『위르크 라인하르트』를 출간하며 '자아 탐색의 여정’이라는 작가 고유의 문학적 테마를 드러냈다. 1939년 2차대전에 포병으로 참전했고, 이듬해 그 경험을 토대로 『빵주머니의 종이들』을 출간했다.
이후 건축가로 일하면서 1954년 발표한 『슈틸러(Stiller)』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대표작으로 『호모 파버』, 『몬타우크』, 『나를 간텐바인이라고 하자』, 『안도라』 등이 있다. 스위스인으로는 최초로 게오르크 뷔히너 상 수상, 독일어권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 노이슈타트 국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스위스 실러 상, 빌헬름 라베 상, 뒤셀도르프 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1991년 4월 4일 79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취리히시에서는 1998년 막스 프리쉬 상을 제정했다.
역 : 정미경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2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이방인과 양가성'에 대한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경기대학교 글로벌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독일 현대문학, 젠더, 영화와 문학, 아동청소년문학 등이다. 옮긴 책으로 『몸앓이』, 『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 『지붕 위의 카알손』, 『카알손은 반에서 최고』, 『돌아온 카알손』 등이 있다. 저서로 『키치의 시대, 예술이 답하다』, 공저로 『문학의 탈경계와 상호예술성』, 『독일영화 20』, 『오늘날의 유럽』이 있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2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이방인과 양가성'에 대한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경기대학교 글로벌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독일 현대문학, 젠더, 영화와 문학, 아동청소년문학 등이다. 옮긴 책으로 『몸앓이』, 『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 『지붕 위의 카알손』, 『카알손은 반에서 최고』, 『돌아온 카알손』 등이 있다. 저서로 『키치의 시대, 예술이 답하다』, 공저로 『문학의 탈경계와 상호예술성』, 『독일영화 20』, 『오늘날의 유럽』이 있다.

출판사 리뷰

오만한 인류에게 내려진 비극적 형벌
문명에서 운명으로 거슬러 가는 현대판 오이디푸스의 여정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두 차례의 전쟁이 종식되고 12년이 흐른 뒤 출간된 『호모 파버』(1957)는 기술 문명을 신봉했던 인류가 거대한 재앙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소설이다. 현대인의 정체성 혼란을 정교하게 그려 온 막스 프리쉬의 문학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로부터 가져온 비극의 원형에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을 덧입혀 서늘한 울림을 자아낸다. 이야기는 총 2부로 구성된다. ‘보고서Ein Bericht’라는 부제처럼 기록문 형식을 취한 ‘첫 번째 정거장’은 주인공 발터 파버가 우연히 과거의 인물을 맞닥뜨리며 기억을 술회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두 번째 정거장’은 암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발터가 일주일 동안의 상황과 상념을 써 내려간 일기 형식을 취한다. 두 정거장의 한복판에는 발터 파버의 옛 연인 한나가 있다. 한나는 발터의 합리주의적 세계관과 대립하며 신화와 자연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발터 파버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개척하는 인간을 두고 ‘호모 파버Homo Faber’라 일컬었다. 유네스코 소속 엔지니어로 일하는 발터 파버는 비행기, 카메라, 타자기, 면도기 같은 기계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인의 전형이다. 이성주의와 물질 문명에 경도된 발터의 태도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사막에 불시착하는 사고를 겪고서도 이어진다. 구조를 기다리던 그는 옆자리 승객이 한나의 전 남편이자 학창 시절 친구인 요아힘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발터는 순간적으로 한나와의 즐거웠던 시절을 그리며 한나가 자신을 ‘호모 파버’라는 별명으로 놀려 댔던 사실을 떠올린다. 그렇다고 해서 감상에 빠지거나 동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타자기와 카메라로 기록할 뿐이다.

통계학적 사고로 무장한 발터에게 기묘한 우연은 자꾸 거듭된다. 일상으로 복귀해 크루즈 여행을 떠난 발터는 한나를 떠올리게 하는 소녀 자베트를 만난다. 사랑에 빠진 자베트와 발터는 함께 여행을 떠나고, 끝내 그리스 비극의 종착지인 아테네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발터는 드디어 한나와 맞닥뜨린다. 개발도상국 기술 지원 업무를 맡아 지구 곳곳을 전전하며 살아온 발터는 아득한 신화의 도시에 정주하며 직관과 영감으로 삶을 이어가는 한나의 모습을 잠시 낯설어한다. 그리고 발터는 결국 한나의 입을 통해 끝까지 부정하고 싶었던 진실과 직면한다.

현대판 오이디푸스라 할 수 있는 발터 파버의 원죄는 자연을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오만한 태도에 있다. 오직 물질 문명과 과학 기술만을 맹신하던 그는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나서야 운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결국 『호모 파버』의 비극은 과학이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삶의 고귀함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브레히트 이후 독일어권 최고의 작가
막스 프리쉬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


스위스 취리히 출신의 작가 막스 프리쉬는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와 함께 ‘브레히트 이후 가장 중요한 희곡 작가이자 소설가’로 꼽힌다. 프리쉬가 1955년에 집필을 시작해 1957년에 발간한 『호모 파버』는 『슈틸러』, 『내 이름은 간텐바인』과 함께 ‘막스 프리쉬 3대 소설’로 꼽히는 작품이다.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혔고, 독일 공영 방송 도이체벨레는 「반드시 읽어야 할 독일어권 현대 소설 100」 중 한 권으로 이 작품을 꼽았다.

프리쉬는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주제를 즐겨 다뤘고, 『호모 파버』에서도 이러한 작가 고유의 문학적 개성이 잘 드러나 있다. 주인공 발터 파버의 옛 연인 한나는 프리쉬가 대학 시절 사귀었던 유대인 가정 출신의 여성 케테 루벤존을 모델로 한다. 프리쉬는 루벤존이 자신과의 결혼으로 스위스 시민권을 얻고 나치의 인종 차별을 피하길 원했으나, 루벤존은 이것이 프리쉬의 연민에서 비롯된 결심이라 생각해 끝내 거부한다. 한편 프리쉬는 『호모 파버』를 집필하는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미국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뉴욕, 아바나, 피렌체, 파리 그리고 아테네 등 수많은 도시를 무대로 한 이 작품은 1991년에 샘 셰퍼드와 줄리 델피 주연의 영화 「여행자(Voyager)」(국내에서는 「사랑과 슬픔의 여로」로 개봉)로 제작되기도 했다.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포토리뷰 호모 파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벨 | 2021.08.29

독일문학을 공부하면서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에 푹 빠졌던 지난 과거가 떠올랐던 이유는 막스 프리쉬를 설명한 한 줄의 문장 때문이었다. '브레히트 이후 최고의 작가'란 찬사를 받은 막스 프리쉬의 대표적 작품인 <호모 파버>는 탄탄한 구성과 밀도 높은 감정으로 비극으로 치닫는 주인공의 생애를 보여준다.

소설은 보고서 형식으로 되어 첫 번째 정거장, 두 번째 정거장으로 나눠 주인공 발터 파버의 우연이 빚어낸 필연같은 운명적 삶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을 읽으며 더 깊이 몰입하게 해줄 수 있었던 디테일의 힘은 자전적 이야기가 가미되어 만들어진 에너지라 설명할 수 있다. 소설은 생각조차 거부하고 싶은 근친상간 모티브로 운명과 숙명이 지배하는 비극의 공간이 되어 버렸다. 비록 친딸 자베트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였지만 자볘트와의 만남과 사랑은 우연인듯 비극으로 치닫는다. 주인공 파버는 결국 위암 수술을 받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존재조차 몰랐던 친딸 자베트와의 사랑과 자베트의 죽음을 통해 파버는 과거 삶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지만 중병에 걸린 그에게 남은 시간은 짧기만 했다. 파버라는 한 남자의 삶에 우연처럼 들이닥친 비극은 마치 아이러니한 인생 그 자체라는 결론을 어렵지 않게 내리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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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인류에게 전하는 비극의 초행길, 「호모 파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이*진 | 2021.08.20

?? 을유문화사 #서평단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제공 #도서협찬

인류에게 전하는 비극의 초행길,

비극적 서사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을 ‘보통 이상의 인간을 모방의 대상’으로 정의했다. 보통 관객들과 달리 고귀하거나 신분이 높은 위치에 있는 한 사람의 파멸을 그리는 것이 비극이자, 이러한 원칙 때문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것이라 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크게 다를 건 없다. 잔잔하고 평범한 일상의 미디어 콘텐츠보다는 특정한 인물 혹은 집단의 몰락을 그린 콘텐츠가 더욱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오이디푸스 비극의 현대적 부활이라 일컬어지는 「호모 파버」 또한, 오로지 기계 문명만을 추구하는 한 인물이 겪는 몰락의 여로를 보여주고 있다. 출판사 소개말에 적힌 ‘현대판 오이디푸스 비극’은 책을 읽는 내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을 떠올리게 한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자신의 친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는 오이디푸스는 어딘가 발터 파버와 닮아있다.

「호모 파버」의 주인공인 발터 파버는 유네스코 소속 엔지니어로 출장길을 비행하는 도중,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사막에 불시착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처럼 상상할 수 있었다. 주인공 ‘발터 파버’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야기는 상당히 짧고 급한 전개로 이어진다. 문단마다 장면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고, 흐름이 전환될 때마다 한 문장 정도의 독백은 마치 고전 영화의 투박하지만, 매력 있는 연출 같았다. 또한, 발터 파버의 합리주의적 독백들은 그가 얼마나 기술 문명을 신봉하는 ‘도구적 인간’-호모 파버-인지 알게 해줘서 이야기를 보다 농밀하고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난 숙명이나 운명 따위를 믿지 않는다. 엔지니어로서 난 개연성의 방정식으로 예측하는 데 익숙하다. 대체 왜 숙명이라는 것인가? ……… 중략 ……… 개연성 없는 일을 경험 가능한 사실로 간주하느라고 신비주의 따위가 필요하지는 않다. 수학이면 충분하다. (29쪽)

이러한 기술 문명 신봉자를 전면에 앞세워 어떤 식으로 그를 파멸시키며 인류를 비판할지 작가의 의도나 책의 후반부 내용이 더욱 궁금해지기도 했다. 발터 파버의 비극적 말로는 앞서 언급했듯이 오이디푸스와 비슷하다. 친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는 오이디푸스. 그의 비행기 옆자리 승객은 오래전 소식이 끊긴 친구 요하임의 동생이었고, 심지어 한때 발터와 연인 관계였던 한나 란츠베르크는 요하임의 아내란 사실. 설상가상으로 배를 타고 유럽을 항해하던 도중 사랑하게 된 연인 자베트는 한나와 발터 사이의 딸이었다는 사실. 운명의 기구함이란 무엇인가. 도구적 인간으로서 기계 문명을 신봉한 인류의 죄였을까. 아니라면 그저 ‘신’ 따위의 지나친 농 혹은 ‘숙명’ 이었을까.
나는 「호모 파버」 읽으면서 ‘오이디푸스왕’과 더불어 떠올리게 된 인물이 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 등장하는 ‘오대수’. 과거 자신의 죄로 인해 감금을 당하고 처절한 복수와 사랑했던 연인이 자신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인물.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이 불행하게 되는 원인에 대해서 ‘주인공의 불행을 유발하는 요인은 개인의 어떤 과오나 과실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정의하며 ‘하마르티아(hamartia)라는 용어로 규정했다. 오이디푸스왕. 발터 파버. 오대수. 이들의 하마르티아는 ‘그들의 무지’ 였다. 친아버지인 걸 몰랐기 때문에. 자신의 아내 혹은 딸이란 걸 몰랐기 때문에 겪는 비극적 운명은 모두 무지에서 비롯되었고 결국 그들을 파멸시켰다. 「호모 파버」는 이런 비극적 서사구조와 인물 특성을 원칙에 맞게 하면서도 현대식으로 비틀어 인류와 물질문명을 비판하며 우리에게 자연과 기술 속에서 볼 수 있는 인간들의 이기주의에 강한 경고를 보낸다. 소설은 2부,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발터의 담담하고 건조한 상념으로 끝맺는다.
「호모 파버」. 고전 소설이기 때문에 완독에 대해 지레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책을 읽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너무 술술 잘 읽혀서 번역이 정말 잘 되었다는 걸 느꼈다. 도구적 인간인 주인공의 비극적 말로를 보면서 나 또한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기계적인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성찰하여 막스 프리쉬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 의도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인류에게 전하는 비극의 초행길 「호모 파버」를 걸어보는 건 어떤가.

#세계문학 #소설 #오이디푸스 #소설추천 #독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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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인가? 운명인가? 멋진 소설 '호모 파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까* | 2021.08.20
#도서협찬 #도서제공 #세계문학 #소설 #오이디푸스 #소설추천 #독일문학

운명을 믿는가? 살면서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우리는 뜻하지 않은 일이 삶의 흐름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는 굳이 드라마나 소설을 보지 않아도 경험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삶을 자신이 통제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생명공학, 의학 등으로 죽음까지도 정복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보아도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도 인간의 무력함을 깨닫게 한다.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인간을 대변한다. 그는 이성과 과학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며 스스로 어떠한 틈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기술자인 그는 자연과 예술을 터부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삶에 균열이 생긴다. 비행기 사고, 옛 친구의 동생과의 만남, 친구의 자살, 묘령의 여인(소녀)과의 만남, 옛 연인과의 만남, 그리고 그것을 통해 알게 되는 충격적인 사실 등,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그리고 그는 죽음을 앞두고 그 시간들을 회고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찌 보면 이 소설은 고전 소설과 같이 우연의 연속이라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면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지나치게 이성을 신봉하는 인류로 대변되는 주인공이 자신의 힘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일을 겪으며 스스로를 성찰하게 되는 과정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이 소설은 1957년에 쓰여졌다. 벌써 60년도 더 지난 때의 소설이다. 사실 이 소설이 언제 쓰여졌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며 시대적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바로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또 주인공의 고뇌, 또 충격적인 사건 등 흥미를 끄는 요소가 책을 끝까지 붙잡게 만든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시간이 순삭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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