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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재기 외

히구치 이치요 | 을유문화사 | 2011년 4월 26일 한줄평 총점 8.0 (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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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연애/사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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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당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선택된 물건들, 그게 바로 명품이다. 좋은 것만 누리기에서도 짧은 인생, 사진작가 윤광준이 소개하는 생활명품 컬렉션. 저자가 일상 생활에서 직접 사용하고 ‘생활명품’이라 정의한 60가지 물건들. 60여 가지 물건들의 역사는 물론, 뒷이야기, 그리고 이를 개발한 사람들의 고민 등을 특유의 입담과 직접 찍은 사진으로 담았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p>추천의 글 <BR>서문<BR><BR><B>1 격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B><BR>예술가들이 사랑한 전설의 수첩, 몰스킨<BR>카메라 백의 최고 명품, 빌링햄<BR>세계 최고 7성 호텔이 선택한 필기구, 그라폰파버카스텔<BR>고흐의 열정을 담은 만년필, 비스콘I <BR>신발이 좋으면 목숨도 건진다, 트렉스타 등산화<BR>손으로 만든 명품 자전거, 스톡 오르가닉 카본<BR>사고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체험의 실천, MET 헬멧흔들리지 않는 신화, 짓조 삼각대 <BR>실용 디자인 철학이 빛난다, 스티클리 의자<BR><BR><B>2 함께라면 생활이 고단하지만은 않다</B><BR>보는 순간 '저건 내 거야', 아이씨베를린 안경<BR>세상을 두 배로 보는 즐거움, 에센바흐 돋보기<BR>모든 데이터는 내게 채워라! 라시 외장 하드디스크<BR>요리를 즐겁게 만드는 힘, 교세라 세라믹 칼<BR>믿거나 말거나 7만 km를 달린다, 모리스 엔진오일<BR>의자 위의 시간이 괴롭지 않다, 콘텐사 사무용 의자 세상에서 가장 깜찍한 비서, 쓰리엠 포스트잇?홀더 <BR><BR><B>3 일상의 물건에서 비일상을 꿈꾼다</B> <BR>자연과 원시로의 회귀, 콜맨 휘발유 버너 <BR>섹시한 면도기, 필립스 아키텍 <BR>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품 100선, 오피넬 접이식 칼<BR>다용도에 100% 복무하는 단순함의 미학, 미군용 수통컵 <BR><BR><B>4 진정 요긴한 물건은 바로 이런 것이다</B><BR>추위를 녹이는 세 가지 방법, 키커랜드 휴대용 술병<BR>17년 세월 흘러도 여전히 현역, 샘소나이트 서류가방<BR>다용도 비상공구의 제왕, 레더맨<BR>야외생활의 동반자, 오트립 배낭<BR>세상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본다, 가민 네비게이션<BR>담뱃갑만 한 여행세트면 만사 오케이, 트로이카 미용세트<BR>다른 나라에는 없다, 전기장판 <BR>남자를 위한 시계, 브라이틀링 <BR>물건 그 이상의 무엇! 미로 휴대용 주전자 <BR>리모컨을 대신하는 충실한 하인, 테벤 콘센트타이머 <BR><BR><B>5 좋은 물건은 좋은 사람의 철학을 담고 있다</B><BR>장서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남궁산 장서표<BR>아르마니 점퍼가 내 것이 되다 <BR>창의적 CEO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 헤이스 앵클웨이트<BR>제주 위미의 오렌지는 사람의 맛 <BR>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이, 원주 한지 <BR>최고급 '메이드 인 코리아' 옷감, 네틀 <BR>천재는 고향에서도 대접받아야 한다, MSD 스피커<BR>아이팟을 인정하다, 민트 오디오시스템 <BR>남자만의 묵직한 아우라를 느끼다, 킴불스 서류가방<BR> <BR><B>6 안목이란, 사소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B><BR>버리는 일이 즐거워진다, 심플휴먼 쓰레기통<BR>세계를 제패한 국산의 힘, 쓰리세븐 손톱깎이<BR>디카 대중화의 숨은 공로자, 올림푸스 E-3<BR>에어블로어 방식의 와인따개, 코르키 <BR>굳건한 부부애는 가벼운 이불 속에서…, 코지다운<BR>일상에 투명함을 선사한다, 예나 유리잔 <BR>어둠을 디자인한다, 루체플란 스탠드<BR>정교함까지 잰다, 신와 철자 <BR>예리하고 날렵한 가위손, 마패드 가위 <BR> <BR><B>7 최첨단 시대에도 여전히 아날로그가 더 좋다</B><BR>단돈 1,000원으로 누리는 행복, 장수막걸리<BR>눈물 콧물 절로 나는 맛의 쾌감, 을지로 골뱅이<BR>천 년 고도 경주에 가면 황남빵이 있다 <BR>차 없던 시절의 강렬한 기억, 천안 학화 호두과자<BR>해외 명품에 주눅들지 않는 단순미, 포커시스 벽시계<BR>흑백대비가 빚어내는 아날로그의 기품, 바리고 온습도계

저자 소개 (1명)

저 : 히구치 이치요 (Ichiyou Higuchi,ひぐち いちよう,히구치 나쓰)
일본 근대 여성 문학의 선구자이자 여성 서사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본명은 나쓰(奈津), 일본 근대의 서막이 열린 1876년 도쿄의 한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보여 아버지의 권유로 당시 고전을 가르치고 습작하게 했던 하기노야라는 가숙에 들어갔다. 나쓰의 아버지는 본래 농민이었지만 에도 시대의 지배층이었던 무사 계급이 되고자 했고, 마침내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얼마 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 막부가 붕괴하자 그 역시 무사에서 부르주아 시민으로 거듭나야만 했다. 이에 운반청부업조합을 세워 사업에 손을 댔지만 ... 일본 근대 여성 문학의 선구자이자 여성 서사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본명은 나쓰(奈津), 일본 근대의 서막이 열린 1876년 도쿄의 한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보여 아버지의 권유로 당시 고전을 가르치고 습작하게 했던 하기노야라는 가숙에 들어갔다. 나쓰의 아버지는 본래 농민이었지만 에도 시대의 지배층이었던 무사 계급이 되고자 했고, 마침내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얼마 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 막부가 붕괴하자 그 역시 무사에서 부르주아 시민으로 거듭나야만 했다. 이에 운반청부업조합을 세워 사업에 손을 댔지만 실패로 끝났고, 결국 번민으로 죽어 갔다.

비교적 모자람 없이 배우며 자랐으나, 큰오빠를 폐결핵으로 잃고,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16세의 나이에 호주가 된 그녀는 실질적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때 정혼자와도 파혼을 당했다. 이에 일가 호주로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소설을 써서 돈을 벌기로 결심하는데, 이는 지인의 성공 사례에서 동기를 얻은 것이었다. 아사히신문에 소설을 쓰고 있던 나카라이 도스이(半井桃水)의 문하에 들어가 가르침을 받았다. 이 무렵부터 나쓰는 달마대사가 타고 강을 건넜던 일엽편주에 빗대어 '이치요'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1892년 20세 때 첫 작 「밤 벚꽃」에 이어 「매목」을 발표했지만 큰 수입은 못 되었고, 전당포를 드나들었다. 돈이 바닥나자 급기야 그녀는 어머니와 요시와라 유곽 근처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가운데 『꽃 속에 잠겨』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그러나 잡화 가게도 얼마 뒤 접고 집필에 매진하기 위해 혼고 마루야마 후쿠야마 정(丸山福山町)으로 이사했다. 대표작으로는 『섣달그믐(大つごもり)』, 『가는 구름』, 『도랑창』, 『십삼야』, 『키 대보기たけくらべ』, 『처마에 걸린 달(軒もる月)』등 수작을 완성한다. 『배반의 보랏빛』으로 문학적 전기를 꾀한 듯하나 『바다대벌레』에 모티프를 제공하고 미완에 머물렀다. 1896년 11월, 25세에 폐결핵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하기노야’의 스승 나카지마 우타코는 이치요를 헤이안 시대의 재녀 세이쇼나곤에 비유했다.

23세 때 『문학계』에 「키 대보기」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문예구락부』에 「탁류」, 「십삼야」 등도 연이어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갈림길」, 「나 때문에」 등을 발표했으며, 「키 재기」 또한 완성함으로써 문단의 총아로 부상했다. 당시 특권 계급의 여류 소설가들은 상류 사교계 등의 협소한 세계를 소재로 취하거나 대단원으로서의 결혼을 플롯으로 하여 작품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치요의 소설은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 다양한 여성들의 삶과 고뇌를 언어화했다. 대표작인 「키 재기」에서는 요시와라의 구시대적 활기와 메이지적인 어둠, 사치와 빈곤, 해학과 슬픔이 교차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의 성장을 그렸다.

그러나 젊음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이치요는 1896년 과로로 인한 폐결핵 악화로 24년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녀의 비극적인 삶과 대조적으로 이치요는 사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부터 당대 최고의 여성 소설가로 화려한 명성을 얻었다. 그녀의 작품은 그때부터 일본 근대 문학의 정전 목록에 올라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2004년 일본 정부는 이치요를 새 오천 엔 권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사진작가 윤광준의 신작으로, 총 60개의 물건을 소개하고 있다. 60개의 물건은 윤광준이 직접 사용해본, 윤광준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다. 윤광준은 이 책에서 이 물건들의 역사는 물론, 뒷이야기, 이를 개발한 사람들의 고민 등을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내고 있다. <BR><BR><b>『잘 찍은 사진 한 장』의 사진작가 윤광준</b><BR><BR>윤광준이라는 사진작가를 널리 알린 건 2002년 출간된 『잘 찍은 사진 한 장』이었다. 이 책이 예술 분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카메라 가이드북에 대한 독자들의 열망을 비교적 일찍 알아차리고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접근이 용이하도록 그에 맞는 형태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인해 윤광준은 디지털 카메라 마니아 사이에서 ‘형님 중의 형님’으로 통하는 인물이 되었다. <BR><BR><b>이번엔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생활명품이다</b><BR>『잘 찍은 사진 한 장』에서 사진을 취미로 하는 독자들에게 길잡이로서의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듯, 『윤광준의 생활명품』에서 저자는 물건 소유욕이 강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현대인들에게 다시 한번 길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시간과 발품을 팔아서라도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반드시 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고 있는 것이다. <BR><BR><b>생활명품이란?</b><BR>이 책이 다루고 있는 60개의 물건은 윤광준에 의해 “생활명품”이라고 정의되는 것들로, 지금까지 윤광준이 사용했던 물건들 중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와 쓸모를 더한 것들만 추렸다. 이 글을 통해 윤광준은 물건에도 격이 있다는 것, 명품을 사려 하지 말고 명품 인간이 되라는 충고, 물건 이면에 담긴 인간의 고뇌 등을 전하고 있다. <BR><BR><b>『중앙선데이』에 1년간 연재</b><BR>이 책의 내용은 중앙일보사의 일요일자 매체인 『중앙선데이』에 2007년 4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연재됐던 글을 중심으로 한다. 신문에 연재된 글 55개에 5개 원고를 추가하여 총 60개의 꼭지를 이룬다. 신문에서 각 글이 7매 내외였다면, 이 책에 들어간 원고는 10매 내외로, 신문에 연재됐던 것보다 좀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여기에 각 생활명품의 가격이나 크기 같은 상세한 제품정보를 실었고, 총 19개의 추가정보(팁)가 더해졌으며 책의 마지막에 제품 구입처를 상세하게 기재해놓아 신문 연재 글과 차별화를 두었다. 좀더 친절한 책이 된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구매 키 재기 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4*****5 | 2023.10.25

 한국의 근대 여성작가를 머리속에 떠올려 보자면 나의 짧은 식견으로는 안타깝게도 기억나는 분이 없다. 

이번 책을 읽으며 히구치 이치요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1892년 부터 작품을 발표해 약 4년여 밖에 활동하지 못하고 24살에 유명을 달리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일본에서는 5000엔권의 지폐인물로 선정될 정도 이고 지금도 그녀의 책은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일본의 근대화 시기를 책을 통해 접할수 있으며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한 등장인물들의 성장기를 느껴볼 수 있었던 대표작 키재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을유세계문학 전집은 다른 출판사에 비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작들을 라인업에 계속 추가시켜 주고 있다. 이 점은 독자로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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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키 재기 외 - 히구치 이치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사 | 2013.09.29

최근 읽었던 <무사시노 외 - 구니키다 돗포>에 관한 리뷰를 썼을 때, 이 책을 추천받았다. 지금까지 일본 근대 문학의 다수의 작가들을 접하면서 여러 작품을 읽었지만, 이 시기에 활동한 여류 작가의 작품은 접해본 적이 없어서 추천을 받고, 바로 주문하여 읽은 책이 바로 <키 재기 외 - 히구치 이치요>이다.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선 작가이지만, 일본에서는 5000엔짜리 신권 지폐의 모델일정도로 일본 근대 문학의 직업 소설가로 유명한 인물인것 같다.(그러고보니 우리나라 5만원은 신사임당, 5000엔은 대략 우리돈으로 5만원정도의 가치가 있으니, 한일 5만원 가치의 지폐에는 여성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히구치 이치요의 작품 6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다.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작가의 환경과 당시 시대의 영향을 많이 나타내고 있는데, 히구치 이치요에 대한 설명을 먼저 언급해야 할것 같다. 히구치 이치요는 1872년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무사 계급에 꿈을 갖고 그 계급으로 오르기 위하여 막대한 돈을 주고, 결국 무사 계급을 사면서 그의 꿈을 이룬듯 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단행된 계급 통폐합 정책에 의하여 그는 일반시민으로 신분이 바뀐다. 이후 그는 몇가지 사업을 하면서 과거에 그가 꿈꾸었던 상류 계급에 진입하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결국 사업은 모두 망하고 히구치 이치요가 17세가 되었을 때, 사망하게 된다. 히구치 이치요는 정혼자로부터 약혼이 파혼되며, 죽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할 처지에 이른다. 결국 히구치 이치요는 직업 소설가가 되어 돈을 벌기 위하여 글을 쓰게 된다. 초기에는 그렇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23세부터 왕성한 창작 활동에 집필하지만, 의뢰를 받고 글을 쓰던 중 과로로 인하여 폐결핵 악화로 24세에 눈을 감고 만다. 


 히구치 이치요는 생활고와 상류 계급에 대한 갈망을 보이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 곳곳에서 이러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섣달 그믐>이라는 작품에서 어린 하녀는 외삼촌 부부를 위하여 부자 주인 댁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지만, 당장의 급한 돈이 필요해 그 착한 소녀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주인집 돈을 훔치게 된다. 큰 돈도 아니었고, 심지어 하녀가 가불을 요청하였지만, 주인 마님은 그것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일을 벌이게 된 것이었다. 작품 곳곳에서 섣달 그믐이라는 겨울의 배경과 맞물리면서 빈자의 슬픔과 애환이 추위와 함께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해준다. 하지만, 작품 마지막의 조그만 반전으로 그래도 유쾌한 결말을 제공해준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키재기>는 작가가 생계를 위하여 유곽 근처에서 작은 상점을 열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보여진다. 유곽을 배경으로 유년기의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돈에 집착하는 승려 부부의 아들, 고리대금업을 하는 집안의 아들, 그리고, 유곽에서 유녀로 활동하는 언니를 둔 예비 유녀인 여동생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파를 갈라서 서로를 괴롭히게 되는데, 그러한 이야기들을 통하여 유곽의 이야기라든지, 또한, 애틋한 소년과 소녀의 감정도 느끼게 해준다. 유곽이라는 배경에서 당시 서민들의 삶의 모습도 엿볼 수 있으며, 조금씩 싹트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도 볼 수 있어서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승려가 되기 위하여 떠나는 소년의 모습과 유녀의 길을 걷게 되는 소녀의 모습에서 결국 사회의 현실에 직접 뛰어드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 작품과 비슷한 환경이지만,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의 삶을 통하여 당시 유곽의 삶을 다른 시선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 <탁류>이다. 원래 일본은 공창 제도를 운영을 해왔으나, 메이지 유신 이후 다른 국가들의 시선을 감안하여 점차 규제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하게 된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유녀들은 손님들에게 웃음을 팔면서 살아가는데, 그녀들의 삶을 통하여 당시의 유녀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는 작품으로 보여진다. 특히 유복한 상인 집안의 한 손님이 유녀에게 빠져서 결국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종국에는 아내와 아들마저 쫓아내고 결국 그 유녀와 함께 동반 자살을 하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단순하게 유녀에게 홀려서 생긴 비극적인 결말은 아닌듯 하다. 유녀도 나름의 이유로 인하여 그러한 삶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고, 한 가정이 파괴되었다는 사실에 본인도 마음이 쓰여왔기 때문이다. 결국 극단적인 방법으로 파국을 맞는 이 작품을 통하여 유녀의 삶과 그들을 바라보는 당시의 시선을 느끼게 해준 작품으로 보여진다.


 <십상야>에서는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한 여인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 우연히 명문가 남자의 청혼으로 결혼을 하여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아이를 낳은 후 여인은 남편으로부터 사랑을 잃고, 무시된다. 결국 그녀는 친정으로 오지만, 아버지의 설득으로 자신이 낳은 아들을 위해서만 살기로 결심하고 다시 인력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에서 여자는 인력거꾼이 오래전 자신을 사모하던 남자임을 알게 되지만, 남자는 그녀가 결혼한 이후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살아왔고, 그녀는 겉으로는 지체 높은 가문의 여자가 된 커다란 차이로 인하여 그저 현재의 삶으로 그대로 녹아 들어갈 수 밖에 없음을 알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우리 조상들도 그랬던 것처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한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마도 과거 정혼자로부터 파혼당한 작가의 고통도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는 듯 하다.


 <갈림길>과 <나 때문에>라는 작품은 각각 당시 하급 계층의 여자의 삶의 모습과 중상류 계층의 가정에서 여성이 겪는 고통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서 이또한 히구치 이치요의 삶이 어느 정도 반영된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여성 작가의 작품답게 세밀한 묘사와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 묘사가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옮긴이의 해석에 따르면 히구치 이치요가 문어가 아닌 구어의 형식으로 작품을 써왔기 때문에 번역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생계를 위하여 작가로의 길로 나섰지만, 그녀의 일기에서 소설을 쓰는 이유가 호구지책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주고 있으며, 그러한 영원성의 추구는 당시 여성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생활고와 신분 상승의 갈망을 추구하던 그녀의 모습으로 인하여 작품들이 다소 어두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때론 유쾌한 결말로 희망을 제시하고 있고, 극단적인 결말로 그 시대의 모습을 강렬히 전달하려고하 하는 것과 같이 다양한 모습을 그녀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어서 이 책도 추천을 해주고 싶다. 또한 히구치 이치요라는 작가에 대한 생소함은 책의 뒷편에 있는 자세한 해설이 그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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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작품으로 영원을 살아갈 작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무* | 2011.02.22
작품으로 영원을 살아갈 작가
모든 사람의 삶은 살아가는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부정하고 싶더라도 알게 모르게 영향 받으며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점은 작가라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때론 작가는 은연중에 그 시대를 반영한 작품을 쓰게 된다. 한발 나아가 자신이 처한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에 활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 작가의 작품을 대할 때면 우리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키 재기’ 저자 히구치 이치요가 바로 그런 부류의 작가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작품화 한 작가 말이다. 그녀는 일본이 근대로 접어들면서 격동기라고 할 수 있는 막부시대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책벌레로 부를 만큼 책을 좋아하고 문학적 재능이 있어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후원으로 글쓰기 학교에 들어간다. 그 후 부모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급속한 몰락은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가정의 파탄에까지 이른다. 경제적 탈출구로 글쓰기를 선택하고 23세 때 ‘키 재기’ 발표를 시작으로 ‘문예구락부’, ‘탁류’, ‘십삼야’, ‘갈림길’, ‘나 때문에’ 등을 잇달아 발표한다. 저자의 중심적인 주제는 자신의 삶이 반영된 여성들의 삶을 반영한 글쓰기였다. 시대가 바뀌는 전환기의 격동적인 모습, 사치와 빈곤, 해학과 슬픔 등을 소년 소녀들의 모습으로 담아낸 것이다. 

을유문화사 발행 ‘키 재기 외’ 에는 ‘섣달그믐’, ‘키 재기’, ‘ 탁류’ 등 여섯 편의 그녀의 주요 작품들이 담겨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혼란기에 소년 소녀들이 겪을만한 일들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는 ‘섣달그믐’과 ‘키 재기’는 아이들의 시각에서 당시 시대상황을 대변한다. 특히, 요시와라 유곽을 배경으로 하는 키 재기는 소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자신의 배경을 중심으로 ‘큰길파’와 ‘골목파’로 편을 가르고 대립하고 있다. 우리나라 60~7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또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탁류’, ‘십삼야’, ‘나 때문에’ 등이 있다. 이들 이야기에서 보이는 여성들의 모습은 경제적 궁핍, 봉건적 가부장 제도의 모순, 유곽 생활 속에서 번민하는 여성, 이혼문제 등으로 여성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당야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 문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 역시 여성의 시각으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소박하고 담백하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작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소설 ‘그 남자네 집’을 통해 전후 혼란기를 극복해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히구치 이치’나 ‘박완서’ 이미 그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그 무엇은 오랫동안 독자들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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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키재기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5 | 2023.01.23

히구치 이치요(Ichiyou Higuchi,ひぐち いちよう,히구치 나쓰) 저'키 재기 외'를 읽고나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히구치이치요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작가입니다. 일본 근대 여성문학의 선구자로 유명한 작가더라고요. 섣달그믐, 키재기, 탁류, 십삼야, 갈림길, 나때문에 여섯개의 이야기가 모두 재미있고 감명깊었습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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