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기>
거리는 음침하고 지저분했다. 술 취한 선원들처럼 서로 기대어 있는 구부정한 골조 집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어, 한가로이 잘못 길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이 동네의 성격을 경고하고 있었다. 가을 어스름이 깔린 지금, 이곳을 지나는 소수의 사람들은 마치 벽마다 알 수 없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고대의 노움과 오우거의 땅에 온 것처럼 조심스럽게 옆을 살피며 빠르게 걸었다.
즉, 젊은 플레밍 멧칼프 닙스가 그 동네 대해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닙스가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는 검은색은 검은색이라고 주장하고, 상당히 큰 금액이 유인책으로 제시되는 경우에도, 검은색을 회색이라고 부르기를 거부하는 직설적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물론 실제로는 그의 개인 재산이 7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어떤 금액의 수표도 젊은 닙스에게 유인책이 될 수 없었지만, 이 비유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인생의 모든 단계를 즐길 수 있는 유머감각, 돈만으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균형감각, 즉 유머감각이나 균형감각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유머는 거의 은근히 낭만적이고 모험적인 면이 강했다. 그는 인적이 드문 곳을 배회하는 데 익숙했고, 때때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는데, 사실 그는 이를 무척이나 즐겼다.
젊은 닙스는 지저분한 길을 따라 이동하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살폈고, 그 순간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던 집 한 채에 다다랐다. 그 집은 다른 집들보다 더 낡아 보였다. 그림자 속에서 그는 어두운 치마 아래 하얀 스타킹을 신은 발목과 슬리퍼를 엿보았다.
젊은 여자가 계단을 내려올 때, 닙스가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녀의 움직임은 거의 미묘할 정도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동작이었고, 그는 그녀가 안개 속에서 나오는 모습을 상상하며 황혼의 안개에 휩싸인 나무 요정의 유명한 그림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그녀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한 줄기 빛처럼 눈에 들어왔고, 그는 그 묘한 매력에 사로잡혀 서 있었다.
<추천평>
"매우 몽롱한 정신을 가지고 강도짓을 벌이고 다니는 젊은 여자.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부잣집 청년."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