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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상)

허먼 멜빌 저/강수정 | 열린책들 | 2014년 6월 18일 한줄평 총점 9.0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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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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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은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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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원
발췌
모비 딕
역자 해설: 부조리한 사회를 전복하는 거대한 문학의 힘
허먼 멜빌 연보

저자 소개 (2명)

저 :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1846)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바다 생활을 담은 『오무Omoo』 (1847)에 이어 발표한 『마디』(1849)에는 철학적 논의들을 담았지만 평단의 차디찬 반응에 멜빌은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바다에서의 모험으로 돌아가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을 발표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1853)는 1856년 다른 중단편들과 함께 『회랑 이야기The Piazza Tales』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표작 『모비 딕Moby Dick or The Whale』(1851)조차도 그 실험적인 형식으로 인해 혹평에 시달린다. 그는 작가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뉴욕 세관의 감독관 자리를 얻어 근무했다. 그래서 소설 창작은 접고 시 창작에만 몰두했다. 남북 전쟁을 그린 『전쟁 시와 전쟁의 양상』, 종교적 장시 『클라렐』,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을 담은 『티몰레온』이 그때의 시집들이다. 마지막 소설 『선원 빌리 버드 인사이드 스토리Billy Budd, Sailor: An inside story』를 원고로 남긴 채, 1891년 9월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해브 선장이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모비 딕(백경)』은 멜빌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작가 하수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포경선 선원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는 한편,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까지 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인 『피에르』는 전작처럼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시골의 부유한 평민 집안의 외아들 피에르가 이복누이 이사벨을 구하려다가 빠져 들어간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은 캘비니즘적 그리스도교 사상에 의지하면서도 때로는 그 범주를 넘은 견해를 제시하여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비유적·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오늘날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부분이 되었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 풍부한 상징성이 뭍어나는 작품을 쓴 하먼 멜빌. 살아생전에는 단순한 해양 탐험 소설을 썼다과 평가되었을런지 모르지만 1920년대에 극적으로 재평가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친구 N.호손과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철학적 작가로,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역 : 강수정
어려서 책장 한쪽에 〈문학사상〉과 〈현대문학〉이 빼곡했다. 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을 뗀 후로 엄마가 구독하던 그 월간지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서 시와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 탓인지 전공과 전혀 무관한 출판 쪽 일을 하게 되었고, 출판사와 잡지사를 들락거리다가 전업으로 번역을 시작한 지도 얼추 스무 해 가까이 되어간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는 『오만과 편견』, 『모비 딕』,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 『시스터스 : 우린 자매니까』, ... 어려서 책장 한쪽에 〈문학사상〉과 〈현대문학〉이 빼곡했다. 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을 뗀 후로 엄마가 구독하던 그 월간지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서 시와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 탓인지 전공과 전혀 무관한 출판 쪽 일을 하게 되었고, 출판사와 잡지사를 들락거리다가 전업으로 번역을 시작한 지도 얼추 스무 해 가까이 되어간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는 『오만과 편견』, 『모비 딕』,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 『시스터스 : 우린 자매니까』, 『마지막 기회라니?』,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신도 버린 사람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우리 시대의 화가』,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그랜드마더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고래와 고래잡이에 관한 모든 것,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
연세대 권장도서 200권
시카고 대학 그레이트 북스
2002년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1975년 고려대학교 선정 [교양 명저 60선-문학편]
1966년 동아일보 선정 [세계를 움직인 100권의 책]
1954년 서머싯 몸 [세계 10대 소설]

「모든 것을 파괴할 뿐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를 향해 돌진하고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리라.
지옥 한복판에서라도 너를 향해 작살을 던지고,
가눌 수 없는 증오를 담아 내 마지막 숨을 너에게 뱉어 주마.」-본문 중에서

미국의 근대 문학이 『허클베리 핀』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틀렸다.
그것은 유럽 문명을 꿀꺽 삼켜 버린 『모비 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 L. 닥터로

지금까지 바다에 관해 쓰인 책 가운데 위대한 책, 아주 위대한 책, 가장 위대한 책이다.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D. H 로런스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은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

『모비 딕』은 1851년 10월 [고래]라는 제목으로 런던에서 출간된 후 제목을 바꾸어 11월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자칭 소설이라는데, 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대단히 과장이 심하다. 몇몇 부분은 매력적이고 묘사가 생생하다.] 『모비 딕』이 처음 발표됐을 때, 런던에서 발행되는 『리터러리 가제트』라는 문학 전문지에 실린 비평의 한 구절이다. 헤브라이어부터 에로망고어에 이르는 어원과 [성속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집한] 인용들로 시작해서 극적인 서사와 박물학적인 정보, 그리고 내면의 성찰을 아우르는 이 책은 정확한 장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정도로 낯설고 파격적이었으며, 그런 만큼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 누구도 멜빌의 텍스트가 [독보적]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않았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생물학과 해부학, 골상학은 물론이고 신학과 법률학, 사회학적인 측면에서까지 전 방위적으로 고래를 고찰하고, 희곡의 형식을 차용하는가 하면 화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독백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변화가 시도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에이해브와 모비 딕 사이에 벌어지는 형이상학적인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이해할 것인가, 신의 뜻을 놓고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갈등에 주목해 기독교적 함의가 가득한 텍스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비극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모험의 전말을 관찰하고 홀로 살아남아 그것을 기록한 이슈마엘의 철학과 성찰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가. 곳곳에서 등장하는 예언가들과 스쳐 가는 배의 선장들, 항해사와 작살잡이들은 물론 핍과 맨 섬 노인, 양털 영감, 목수와 대장장이 등은 또 어떤가. 이와 같이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라

화자인 이슈마엘부터 시작해서 에이해브, 일라이저, 가브리엘, 빌대드와 레이철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의 이름을 두루 차용하며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도 해당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들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추측할 수 있도록 쓰인 『모비 딕』은 전반적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토대 위에 놓여 있다. 출판 당시 부정적인 의견이 평가를 압도하며 끝내 외면을 받게 된 데에는 독자들이 『모비 딕』에서 기독교에 대한 멜빌의 불경한 태도를 감지한 탓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로 멜빌은 포경선 항해 중에도 틈틈이 성경을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멜빌은 종교는 물론이고 인종에서도 근거 없는 우월감이나 배타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인종에 대한 멜빌의 이런 생각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퀴퀘그다. 이슈마엘은 전형적인 야만인이자 식인종이며 이교도인 퀴퀘그와 어쩔 수 없이 침대를 함께 써야 했을 때 한밤중에 비명을 지르며 소동을 일으킬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문명의 위선이나 허울 좋은 기만 따위가 도사리지 않은] 퀴퀘그의 천성은 산산이 갈라졌던 이슈마엘의 가슴을 달래 주고 세상에 저항하던 성난 손을 어루만져 준다. 이슈마엘은 급기야 이웃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이웃에게 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우상을 섬기는 퀴퀘그의 예배에까지 동참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은 멜빌이 1841년에 남양 포경선인 애큐시넷호를 타고 뉴베드퍼드를 떠났다가 이듬해에 마키저스 군도에서 배를 버리고 탈주한 후 타이피 섬의 식인종들과 한 달을 지낸 경험에서 비롯한다. 멜빌은 그때의 경험 덕분에 백인들이 타인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이를 작품 속에도 반영하여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파워문화리뷰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보트에 태우지 않는다.” (모비 딕, 스타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23.09.17

1851년 출간된 허먼 맬빌의 모비 딕. 어린 시절 어린이용인 백경이란 제목으로 읽었던 기억이 아스라하다. 아마 스토리 위주였을 것이니, 고래와 포경에 대한 문화사적, 자여과학적 지식 등을 포함하여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까지 담고 있는 모비 딕의 진면목을 파악하진 못했을 것이다. 별로 흥미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 기억에 남아 있지도 않은 걸 보면.

 


 

 

어찌보면 모비 딕상권의 스토리는 더더욱 보잘 것 없다. 이슈마엘이 포경선에 타기로 결심하고, 야만인 퀴퀘그를 만나고, 포경선에 승선해서, 선장 에이해브의 광기어린 집착을 목도하고, 단 한 차례 고래잡이를 시도하다 죽을 뻔 한 것. , 그 정도다. 대신 선장 에이해브를 비롯하여 일등항해사 스타벅(그렇다! 스타벅스란 상호가 바로 여기서 왔다), 이등항해사 스터브에 대해서 쓰고 있고, 무엇보다 고래와 고래잡이, 포경 산업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성서를 비롯한 온갖 역사적, 문학적 지식을 쏟아내고 있으며, 그래서 소설이 아니라 절반 이상은 마치 교양서적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겹고, 따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상권에서만큼은 박진감이라기보다는, 아직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의 긴장감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진짜 독후감은 하권까지를 포괄해서 쓰기로 하고, 상권에서 읽은 것들 중,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몇 가지만 정리해본다.

 

모비 딕을 이렇게 읽기 전부터 스타벅스스타벅이 여기서 왔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인물이 어떤지가 궁금했다(어릴 적 읽었던 것은 다 까먹었으므로). 스타벅은 에이해브의 흰 고래, 모비 딕에 대한 광적인 집착에 유일하게 반대하는 인물이다. 말하자면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인 셈인데, 하지만 그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이해브를 따를 수밖에 없다.

 

키가 크고 성실하며, 얼음처럼 차가운 해안에서 태어났지만 살집은 두 번 구운 비스킷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열대 지방을 견디는 데에도 적합해 보였다. 인도양에 옮겨다 놓더라도 생생한 그의 피는 병에 든 맥주처럼 상하는 일이 없을 터다. (중략) 스타벅이라는 사람은 앞으로도 오랜 세월을 언제나 지금처럼 견뎌 낼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처럼 보였다. 북극의 눈이건 작열하는 태양이건, 어떤 기후에서도 특허받은 크로노그래프처럼 내면의 활력이 제 역할을 할 거라고 보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보트에 태우지 않는다.”는 말은 스타벅을 대변한다. 이를 이슈마엘은(허먼 멜빌은) “가장 분명하고 유용한 용기란 직면한 위험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서 나오며, 두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동료라고 해석한다.

 

에이해브 선장이 마음 속 깊게 품고 있었던 모비 딕에 대한 광기와 집착을 표출하는 순간이야말로 모비 딕상권에서만큼은 가장 결정적 지점이다. 향유고래에 속하는 하얀 고래, 모비 딕은 에이해브 선장을 다리 한쪽을 앗아간 포악한 고래다. 에이해브 선장은 그 고래를 이마에 주름이 지고 아가리가 비뚤어진 흰머리 고래”, “오른쪽 꼬리에 구멍 세 개가 뚫린 흰머린 고래라고 지칭하며 이 고래만이 자신의 목표임을 분명히 한다.

 

그래, 맞다! 그리고 나는 희망봉을 돌고, 노르웨이 앞바다의 큰 소용돌이를 돌고, 지옥의 불구덩이를 돌아서라도 녀석을 잡고야 말겠다. 그리고 자네들이 이 배에 탄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대륙의 양쪽에서, 지국 구석구석에서, 그놈이 먹피를 뿜으며 지느러미가 다 빠지게 몸부림칠 때까지 추격하기 위해서다.”

 

이후로 이 모비 딕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모비 딕은, 말하자면 하나의 개체라기보다는 인간이 마주한 거대한 도전과 같은 상징이다. 혹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압도적인 ()’이다. 그리고 어쩌면 고통과 좌절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대결 이후 에이해브가 그 고래에게 억누를 수 없는 적의를 품어 왔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더 심한 건 병적인 광기에 빠져든 나머지 급기야 자신의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지적이고 정신적인 분노까지 모두 흰 고래와 결부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흰 고래는 온갖 사악한 저주의 화신이 되어 그의 눈앞에서 헤엄쳤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이 인간의 몸을 좀먹어 들어가 반만 남은 심장과 허파로 살아가게 만든다고 느끼는 그런 저주의 존재였다. 불가해한 이 마성은 태초부터 존재했고, 근대의 기독교도들마저도 세상의 반을 지배한다고 인정했으며, 고대 동방에서 뱀을 섬기던 자들은 악마상을 만들어 숭배했다. (중략) 사람을 가장 미치게 만들고 괴롭히는 것, 모든 비참함을 자극하는 것, 악의를 내포한 진실, 근육을 못 쓰게 하고 뇌를 굳게 만드는 것, 삶과 생각을 물들이는 교묘한 악마성, 미쳐 버린 에이해브에게는 이 모든 악이 모비 딕이라는 형태로 가시화했고 그리하여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이제 하권을 읽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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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비 딕 (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이*기 | 2021.08.07

<모비 딕>에 대한 기억은 무엇을 기억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언젠가 TV에서 본, 붙잡히지 않는 흑백의 영상이다. 다리 한 쪽을 잃은 에이해브 선장이 모비 딕을 잡았는지 실패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흑백의 영상에선 에이해브가 고함치고 있었다. 찾아보니 유명한 그레고리팩 주연의 1956년도 작품이었던 모양이다.

<모비 딕>을 읽기 전에는 지루하고 읽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책은 재미있었고 술술 읽힌다. 작가는 이슈마엘을 통해 이야기를 전한다. 낡은 물기둥 여인숙 낯선이와 함께 한 침대에서 자야 하는 이슈마엘. "내 이름은 이슈마엘."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며 첫 줄에 화자를 내놓는 것과 달리 이 낯선이를 등장시키는 데 뜸을 들인다. 한밤 중 등장하는 퀴퀘그는 식인종 작살잡이다. 자기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슈마엘을 당장 죽일 듯 하지만, 이 식인종 작살잡이 퀴퀘그는 곧 이슈마엘을 부인처럼 껴안고 잠이 든다. 둘은 둘도 없는 사이가 된다.

작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이런 구성을 다시 등장시킨다.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하기로 한 이슈마엘과 퀴퀘그 앞에 낯선 일라이저를 내세워 드러나지 않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피쿼드호가 출항한 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에이해브는 한참 후에 등장하고 첫번째 출격 때에는 갑작스럽게 감춰진 승선원 황인종들이 등장한다.

그 후에는 흰색 향유고래 모비 딕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상권 460쪽이 끝나도록 모비 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요즘 TV 어느 광고에 흰색 고래가 화면 상단에서 유영하는 장면이 나온다. 모비 딕일 것이라 생각되어지는 광고 속 흰색 고래는 순하고 착해보이지만 상권에서 그려지는 모비 딕은 영악하고 흉폭하다. 집요하게 포경선을 파괴하는 전략가다. 모비 딕에 대한 소문은 피쿼드호의 선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놓는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해 본 후에 푸르고 온화하고 더없이 순한 대지를 바라본 다음, 바다와 육지를 모두 생각해 보라.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것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가? 섬뜩한 바다가 푸르른 육지를 감싸듯이 인간의 영혼에도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외딴 섬 타히티가 있고, 우리가 절반밖에 모르는 삶이라는 공포가 그 섬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그대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그 섬에서 밀려나지 말지니, 그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라!"(4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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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허먼 멜빌 : 모비 딕 (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왜*******래 | 2019.12.31

*

재밌다. 역시 잡아 본 사람이 쓸 줄도 아는 것이다.

작가 내력이 참 특이하다. 고래잡이에 나선 작가라니.. 기구하고 놀라운 이력이다.

그나저나 모비딕이 실험적인 형식이었다고 하는데

어떤 점들이 실험적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당대에에는 제법 파격적인 부분이었을까?

아무튼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스위니토드 생각도 나고? 좋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설을 잘 고른 것 같습니다.


*

나는 이 책에서 키퀘그를 제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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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모비 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골드 b*****c | 2017.04.03

 흰 고래 모비딕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영화로 여러 번 접하다가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소설로 접했다. 고래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포경선의 디테일한 묘사를 보면서 굉장히 세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다시 40에 들어 다시 한 번 예전의 향수를 떠올리며 읽는데 그 향수는 사라지고, 그저 평이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짓게 된다. 다시 읽어도 좋은 명작이기도 하고, 영화로도 나온 대작인 것 만큼은 분명하지만, 소설도 발전한 것일까? 고전의 맛 보다는 그저 조금 허술한 느낌의 소설같다는 생각마저도 들게 된다. 그래도 그 주제 의식이라든지 멜빌의 이야기 풀어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무시할 수 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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