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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저/홍성광 | 열린책들 | 2011년 6월 30일 한줄평 총점 10.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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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독일인이 뽑은 〈20세기 최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중단편 모음집이다. 여기에 수록한 작품들은 그가 생전에 책으로 출간한 작품들로, 단편 산문집 『관찰』(1913), 그의 예술적 재능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단편들인 「선고」(1913), 「화부」(1913), 『변신』(1915), 「유형지에서」(1919)와 단편집 『시골 의사』(1919)이다. 간결하고 투명한 문체의 특성을 보여 주는 네 편의 후기 소설집 『단식 광대』(1924)는 출판을 준비했으나 카프카의 사후 며칠 후에 발행되었다. 프란츠 카프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왜곡되고 부조리한 제도에 의한 희생양을 그려 사회와 개인의 욕구가 일치 않는 세계는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는 세일즈맨으로, 부모님의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었다. 외판 업무는 짜증스런 일이었지만, 그레고르는 자신의 희생이 가족들에게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는 흉측한 벌레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변신한 뒤에도 그레고르는 여전히 여동생과 부모님의 앞날을 걱정한다. 그레고르는 그들의 말을 모두 알아들었지만, 가족 중 누구도 그레고르의 심정을 이해하거나 말을 알아듣지는 못한다. 그가 벌레가 되어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그는 집안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게 되고 냉대를 받게된다. 세계와 융화되지 못하는 그레고르와 장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참다운 인간 존재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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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관찰(1913)
선고(1913)
화부(1913)
변신(1915)
유형지에서(1919)
시골 의사(1919)
단식 광대(1924)
프란츠 카프카의 삶과 작품
프란츠 카프가 연보

저자 소개 (2명)

저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작가 한마디 나는 오로지 콱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우리가 책을 읽겠는가?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사회에서 성장했다. 1901년 프라하 대학에 입학해 독문학과 법학을 공부했으며, 1906년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 「어느 투쟁의 기록」, 1906년 「시골의 결혼 준비」를 집필했고, 1908년 노동자상해보험공사에 취직한 이후로도 14년 동안 직장생활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했다. 「선고」 「변신」 「유형지에서」 등의 단편과 『실종자』 『소송』 『성』 등의 미완성 장편, 작품집 『관찰』 『시골 의사』 『단식 광대』 등 많은 작품을 썼고 일기와 편지 등도...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사회에서 성장했다. 1901년 프라하 대학에 입학해 독문학과 법학을 공부했으며, 1906년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 「어느 투쟁의 기록」, 1906년 「시골의 결혼 준비」를 집필했고, 1908년 노동자상해보험공사에 취직한 이후로도 14년 동안 직장생활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했다. 「선고」 「변신」 「유형지에서」 등의 단편과 『실종자』 『소송』 『성』 등의 미완성 장편, 작품집 『관찰』 『시골 의사』 『단식 광대』 등 많은 작품을 썼고 일기와 편지 등도 방대한 양을 남겼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불안에 대한 통찰을 그려내,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아 여러 요양원을 전전한 끝에 병이 악화되어 1924년 빈 근교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역 : 홍성광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잠 못 이루는 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카프카의 『성』, 『소송』, 『변신 외』,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헬렌 켈러 평전』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작품에 대하여

카프카의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난해한 작품들은 어찌 보면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선고」에서는 주인공이 조국에서의 상황에 절망하여 외지로 떠나는 모습, 결혼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파경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화부」에서는 주인공이 조국에서 불미한 일을 겪고 3등 선실에 몸을 실은 채 외국으로 이주하게 되지만, 거기서도 살아가는 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변신』에서는 실직하여 경제 능력을 잃은 가장에 대한 가족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결국 한 마리 바퀴벌레가 되어 차라리 죽음을 갈망하게 된다. 나중에 히틀러가 유태인을 〈갑충Ungeziefer〉이라고 부르며 카프카의 여동생들을 강제수용소에서 처형한 것을 보면 카프카의 예지적 능력에 섬뜩한 느낌이 든다.
「유형지에서」에서는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왜곡된 정의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독재 시절의 암울한 현실이 보이고, 『시골 의사』에서는 예술가와 시민, 자기구원과 안락하고 건강한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길 잃은 예술가〉의 모습이 보인다. 18개의 짧은 산문들이 수록된 『관찰』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낯설지 않은 인물들과 그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카프카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출구를 찾다가 결국 출구도 자유도 잃어버리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 그리고 가치가 모호한 임무에 극단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은 「유형지에서」뿐만 아니라 『단식 광대』에서 다시 등장한다.

『관찰』(1913)
18개의 짧은 산문 모음으로 이 중에는 1908년과 1910년 사이에 두 개의 잡지에 이미 실린 작품들도 있다. 친구들과의 교제,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 제2의 자아, 자신의 본연의 모습, 유령, 불안과 고독, 독신 생활과 상인의 어려움, 가족 내에서 자신이 처한 위치, 의지할 데 없음, 버림받음, 불행, 말을 타고 달리기와 같은 이후 작품들의 모티프들이 카프카의 독특한 문체로 표현되고 있다.

「선고」(1913)
1912년에 완성되고 1913년에 발표된 「선고」는 카프카의 일기에 따르면 9월 22일 밤 10시부터 23일 새벽 6시에 걸쳐 8시간 만에 단숨에 쓰였다고 한다. 카프카가 펠리체 바우어와 편지 교환을 하면서 처음으로 그녀에게 구애하고 이틀이 지난 후였다. 노벨레(Novelle)의 성격을 지니는 이 작품은 『시골 의사』와 함께 드물게 그의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리고 이 노벨레는 카프카의 작품 중에서 여러 가지 문학 이론으로 가장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이때부터 카프카는 글쓰기와 평범한 시민적 삶이 같이 양립하지 못한다고 보고, 둘 중에 어느 한쪽이 희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게오르크의 약혼녀 프리다 브란덴펠트가 펠리체 바우어와 똑같은 F. B.라는 머리글자를 지니고 있다. 또 장래의 전망에 불만을 품고 러시아로 떠나버린 친구의 모습은 문학을 지향하는 작가의 모습은 문학을 지향하는 작가의 모습과 여러 모로 닮아 있다. 게오르크의 아버지가 결혼하려는 아들 게오르크보다 멀리 러시아에 있는 아들의 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또한 역설적이다. 카프카의 아버지 또한 아들의 문학 작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들의 시민적인 결혼을 바라기 때문이다. 게오르크에게 물에 빠져 죽으라는 아버지의 선고는 펠리체와 결혼하는 것을 순수 자아가 단죄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선고를 통해 러시아에 있는 또 하나의 자아는 결혼으로 인해 예술적 존재가 침해받을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선고」야말로 카프카의 예술적 명제를 가장 핵심적으로 요약한 단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화부」(1913)
카프카는 1913년 6월 10일 그의 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편지와 함께 「화부」를 보낸다. 「변신」, 「선고」, 「화부」는 모두 그 자신이 곧 문학의 소재임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화부』의 주인공 카알은 부모 곁을 떠나 낯선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는 배 안에서 정의를 주장하다가 오히려 내몰리는 곤경에 처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관철하려는 카알의 행동 방식은 현실 극복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카프카의 소망의 투영이다. 이제 카알은 더 이상 작품 내에 머물지 않고 카프카의 또 다른 자아를 지닌 형태로 펠리체를 찾아가는 것이다.

「변신」(1915)
「변신」은 1913년 11월 후반부에 시작되고 12월 초에 완성되어 1915년에 출간되었다. 이 중편에서는 주인공 그레고르의 의식의 흐름이 내면 독백의 형식으로 서술되며, 어떤 화자도 끼어들지 않고 그레고르의 생각들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선고」, 『시골 의사』와 함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다룬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살아?는 소외된 인간 모습을 형상화한 표현주의적 소설이며, 실존의 문제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실존주의 소설로 간주되기도 한다. 소설에서는 일상적 시간과 모험적 시간이 교대로 반복되고 있다. 이 작품은 종교적, 심리학적, 사회학적인 해석 등으로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다. 영화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이런 카프카적인 불안을 〈비디오 드롬〉같은 작품을 통해, 스티븐 소더버그는 영화 〈카프카〉를 통해 카프카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노동자를 억압하는 권력으로 드러내고 있다.

「유형지에서」(1919)
「유형지에서」는 1914년 10월 4일과 18일 사이에 완성되고 1919년에 쿠르트 볼프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1916년 11월에 뮌헨의 한 독회에서 이 작품을 소개했을 때 청중과 언론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카프카를 〈공포의 난봉꾼〉으로 불렀다. 제1차 세계 대전의 영향으로 쓰인 이 작품은 중세의 고문 장면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외적인 정치적인 사건들뿐만 아니라 카프카 개인의 사도마조히즘적인 경향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그에게는 고통스러운 강요이자 깊은 만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단편의 주제는 비인간적이고 전체주의적 권력제도가 부르짖는 정의라는 게 극단적으로 왜곡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시골 의사』(1919)
1917년에 쓰인 〈시골의사〉는 여러 단편들을 묶어 1919년 단편집『시골의사』로 출간되었다. 카프카의 전기적 사실을 살펴보면 시골의사는 트리쉬에서 실제로 시골의사로 일했던 카프카의 외삼촌 지그프리트 뢰비의 특징을 닮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쓰인 1917년에는 펠리체와 다시 가까워져 7월에 그녀와 두 번째 약혼을 했고, 8월에는 결핵으로 인해 처음으로 각혈이 있었다. 12월에 들어서 카프카는 재차 파혼을 하게 된다.
1917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1919년 『시골의사』에 수록되어 출간된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는 E. T. A 호프만의 『개 베르간차의 최근 운명에 관한 보고』와 빌헬름 하우프의 『젊은 영국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장기 흥행에 성공한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은 바로 이것을 원작으로 한 모노드라마였다.

『단식 광대』(1924)
1922년 봄에 완성된 〈단식 광대〉는 1922년 10월 〈〈노이에 룬트샤우 Neue Rundschau〉〉 지에 실렸다가, 카프카가 죽은 지 8일 후인 1924년 6월 11일 다른 세 개의 단편과 함께 책으로 출판되었다. 이것은 관중에게 자신의 뛰어난 단식법을 보여주는 광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흥행주는 그에게 40일까지만 단식하라고 허락하지만, 그는 그 이상 단식하다가 대중의 외면을 당해 쓸쓸하게 죽고 만다.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한 예수보다 더 오래 단식하려는 그의 오만함에는 신을 모독하는 요소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8건)

구매 변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냥* | 2021.11.08

어느날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는 볼때마다 그 내용이 새롭게 다가온다. 인간의 실존은 무엇이고,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능력을 가지지 못한 인간은 경멸스럽고 쓸모없는 인간에 불가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벌레나 다름 없는 것일까. 이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처지에서, 그리고 점점 늙어가는 처지에서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 가슴 한켠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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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 변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왜*******래 | 2017.05.24

*

그레고르 잠자씨에 대한 흥미로운 소문에 이끌려 보게 됐습니다.

책 구성에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금세 적응이 되었지요. 

이게 뭐지? 싶은 물음표가 잔뜩 뜨게되는 약간 의아한 글도 있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재밌었습니다.

카프카의 다음 책을 장바구니에 서둘러 담게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 입니다.

미친 작가들의 목소리는 참 흥미롭지요. 자고로 잘 미치고 볼 일입니다.


*

우리의 목소리가 서로 혼란스럽게 마구 뒤섞이는 가운데 우리는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섞게 되면 사람들은 마치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처럼 붙잡혀 있게 된다.


*

변신과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 부분이 특히 재밌었습니다. 잘봤어요 카프카씨.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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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벌레가 되어도 밥벌이 걱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게* | 2016.05.03

출장 영업을 하며 부모와 여동생을 포함한 가족의 전체 생계를 부양하던 그레고리 잠자는 아침에 깨어보니 자신이 한 마리의 커다란 갑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 소설의 충격은 그 충격적인 사실을 그레고리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레고리에게는 어느날 아침 벌레로 변해있는 자신의 실존적 모습이 중요하지 않다. 그가 신경쓰는 것은 자신이 벌레로 변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네 식구의 유일한 수입원으로서 자신이 벌레로 변함으로 인해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될까 하는 두려움과 그로 인해 맞게 될 가족의 경제난이다. 부모님이 진 빚을 다 갚으려면 아직 5~6년을 출장 영업사원으로 일해야 한다는 사실. 그것은 그레고리에게는 스스로가 갑충으로 변해서 침대 위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버둥거리는 그 엄청난 사건과 상관없이 변함없는 사실이다. 


벌레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 않은 채 그레고르 잠자는 다섯 시에 기차를 놓친 원인, 네시에 울리도록 설정한 자명종을 듣지 못하고 편히 잠잤다는 죄책감, 다음 기차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하루의 업무에 대한 계획들로 가득차 있다. 침대에서 버둥거리며 빠져나가려고 애쓰는 동안, 안쪽에서 잠긴 문 바깥에서 일어나라는 성화를 하는 가족과 회사에서 방문한 지배인의 비난에 무기력하게 대치할 뿐이다. 지배인을 설득시키려는 그의 속사포같은 대화는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로 바뀌고, 더이상 가족은 물론 인간 세상의 그 누구와도 인간의 언어로 소통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밖에서는 그레고르를 찾고, 안에서는 낯선 모습의 갑충의 외모 때문에 힘겹게 문을 열기 위해 분투하는 중에도 그레고르는 어서 이 위기를 이기고 다음 기차를 타고 출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마침내 몸을 다쳐가며 겨우 문을 열고 그의 충격적인 모습을 가족과 지배인에게 보였을 때, 어머니는 기절을 하고, 그를 찾아왔던 지배인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쳐 도망가고, 아버지는 그를 구석으로 몰고 가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지만, 가족의 생계라는 그의 책임은 그의 마음을 비껴나지 않는 듯 보인다. 지배인을 설득하여 직장을 잃지 않으려는 절실한 허무한 노력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는 그가 혼자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게 방구석으로  내몰린다. 


쉿쉿 소리와 함께 빗자루로 내몰린 그레고르의 방 갇힌 문의 안 쪽, 그곳의 공간은 이제 그레고르를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그레고르의 끔찍한 모습을 가족들로부터 유리시키는 공간이다. 물론 가족들 역시 그 혐오스런 갑충이 어떻게 해서인지 자신의 아들이고 오빠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벌레로서의 외형을 갖자 마자 하루 아침에 그 속에 내재하고 있는 인간성을 말살당했고, 벌레 취급을 받는 실존에 적응하게 된다.  더이상 회사에 나가지 못하자 생계가 곤란해진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걱정과는 달리 먹고 살 궁리를 해나간다.  빚은 그레고르 몰래 이미 다 갚은 상태였고 아버지는 취직을 하고 집안의 빈 방을 하숙을 치고 하녀를 내보내는 등의 노력은 그레고르가 사장에게 그토록 무시당하면서도 삶의 이유였던 가족의 생계가, 실은 그의 헌신만으로만 가능했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토록 헌신해온 가족들이 보내는 매정하고 잔인한 행위에 상처입고 좌절하면서도 무기력하게 죽음을 수용해가는 모습에서 소외된 인간과 헌신의 무용함을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협소한 해석보다 더욱 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가족들 중 그나마 가장 그레고르를 돌봐주었던 누이는 동생의 연주에 매혹되어 거실로 들어온 그레고르를 보자, '저것'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최후의 일격을 당한 그레고르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이제 그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가족들의 모습 앞에 쓸모없어진 자신을 원망도 비난도 없이 수용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의 삶이 느끼는 실존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체코 프라하의 유대인의 상인 아들로 태어난 카프카는 두 형이 일찍 죽어 부모와 세 여동생과 함께 맏이로서의 역할을 의식하며 살았다고 한다. 유대인이이었기에 프라하의 독일인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었고, 현대 지식인으로서 유대의 유산으로 소외되어 있었으며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고 한다. 아버지에게서 위압감을 느꼈고 부모님의 몰이해속에서 글쓰기를 계속해 나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카프카의 <변신>을 찾으면 어린이용 버전에서부터 일러스트가 있는 최신판까지 그야말로 수십권의 책이 나오는데, 가장 먼저 찾아지는 민음사 판은 오래된 데다가 번역이 최악이라는 평들이 많이 달려있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일러스트가 있는 문학동네판은 미리보기만 살짝 보았는데 그림이 만족스러웠다. 문예출판사 10년 이북 대여 세트에도 변신이 있어서 봤더니, 판본 출처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중역인듯 역자가 영문 번역가로 보였다. 열린책들 버전으로 읽었는데 종이책은 열린책들 버전이 빽빽해서 노안이 있으신 분들은 불편할 것 같다는 불평을 볼 수 있었고, 을유문화사 판이 수록 단편도 가장 많은 것 같았다. 워낙 위대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 내용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뿌듯했고, 왜 카프카가 그토록 많은 소설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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