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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저/홍성광 | 열린책들 | 2017년 3월 17일 한줄평 총점 9.4 (4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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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독일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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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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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작가의 제1차 대전 체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병사가 견뎌 내는 전장을 감정의 개입 없이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허황된 애국심에 들뜬 담임선생의 권유로 반 친구들과 함께 입대했다. 입대해 보니, 그리고 전장으로 와보니 생각했던 어느 것과도 달랐다. 전쟁 속에서 그저 생존과 기본적인 욕구 외에는 안중에 없는 기계로 변한 그들은, 만일 평화가 온다고 해도 다시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그들의 인간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전장 속에서 피어난 전우애이지만, 그 역시 허망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주인공을 포함하여 친구들 모두가 죽음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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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레마르크의 반전 의식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연보

저자 소개 (2명)

저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
독일의 소설가. 20세기식 전쟁 비극의 창조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1898년 독일의 오스나브뤼크에서 태어났다. 가톨릭계 사범 대학을 다니다가 18살 때 징집되어 서부 전선에 배치되었다. 그는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고 훈장을 받고 제대하였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사직한 뒤 세일즈맨, 사서, 피아노 교사, 연극 평론가, 광고 카피라이터, 스포츠 잡지 편집자 등을 전전하다가 1929년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출간되면서 대성공을 거두고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반전사상을 명확히 한 레마르크는 점차 세력을 키워 나가던 나치와 잦은 충돌을 일으켰고, 1933년 나치가 ... 독일의 소설가. 20세기식 전쟁 비극의 창조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1898년 독일의 오스나브뤼크에서 태어났다. 가톨릭계 사범 대학을 다니다가 18살 때 징집되어 서부 전선에 배치되었다. 그는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고 훈장을 받고 제대하였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사직한 뒤 세일즈맨, 사서, 피아노 교사, 연극 평론가, 광고 카피라이터, 스포츠 잡지 편집자 등을 전전하다가 1929년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출간되면서 대성공을 거두고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반전사상을 명확히 한 레마르크는 점차 세력을 키워 나가던 나치와 잦은 충돌을 일으켰고, 1933년 나치가 집권하면서 레마르크의 책은 공개적으로 불태워졌다. 레마르크는 망명 작가로서 스위스에서 거주하다가 2차 대전 직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미국과 스위스를 오가며 할리우드에서 각본을 쓰고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데 관여하기도 하면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 『개선문』,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세 전우』, 『생명의 불꽃』, 『리스본의 밤』 등 대표작을 꾸준히 집필했다. 두 차례의 대전으로 공통된 기억과 고통을 갖게 된 동시대인들에게 레마르크의 사실적이고 서정적이며 가식 없는 문체는 엄청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역 : 홍성광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잠 못 이루는 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카프카의 『성』, 『소송』, 『변신 외』,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헬렌 켈러 평전』 등이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8건)

구매 서부전선 이상없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b******y | 2023.10.15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작가의 제1차 세계 대전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평범한 병사가 경험하는 전장의 모습을 감정의 개입없이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이 소설에는 거창한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주장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권력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일어난 전쟁의 참상과 그로 인해 보통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렸을 뿐이다. 그 밑바닥에는 인간의 가치가 짓밟히는 상황에 대한 분노가 숨어 있다. 레마르크는 이러한 관점을 충격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작가였다. 제2차 세계 대전 뒤 나온 숱한 전쟁 소설들은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제시한 길을 따랐고, 그런 까닭에 모두 비슷해 보이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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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그들은 인간을 짐승 화 시켜버렸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z | 2023.09.25
제1차 세계 대전 배경인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독일군 출신의 작가가 전쟁터에서 겪은 것을 토대로 소설을 집필했습니다. 어린 소년 병사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데요. 적군과 싸우는 스토리보다는 전쟁터에서의 굶주림, 고향과 가족의 그리움, 전쟁이 끝날 거라는 희망의 중점이 되어 있습니다.

전쟁 장면은 거의 없고, 인간이 이성을 잃고 점점 짐승 화가 되어가는 과정을 본 기분인데요. 이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짐승들이 인간 화가 되어가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결국 인간도 짐승이었다... 이렇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소년 병들은 전쟁이 일어난 이유조차 제대로 모르고 하나의 명령으로 그들의 적이 된 것이고 죽이는 걸 가르치기에 죽이는 것입니다.

온몸에 흡혈곤충인 '이'때문에 괴롭고, 먹을 것이 없어 프랑스 민간인 집에 몰래 들어가 거위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은 가까이서 보면 재밌지만, 멀리서 보면 거위와 소년병들은 다를 게 없는 짐승이었습니다. 본문 중 '소년 병사는 기껏해야 2~3일밖에 살지 못한다.'라고 쓰여있는데요. 그들을 사소한 부속품으로 여긴 것이 참으로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목의 의미는, 프랑스 서부 전선에서 전시 중, 독일군의 수많은 죽음을 독일 사령부에 '서부전선 이상 없음'이라고 보고서를 올렸답니다.

이 소설은 1차 세계 대전을 겪은 작가가 펴낸 문학이자 고발서처럼 읽혔는데요. 나치가 집권하면서 히틀러가 이 책을 판매 중지 시켜버리고 모두 불태웠다고 합니다. 그만큼 독일 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문학이라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던 거죠.

이 책은 번역이 훌륭해서인지, 작가의 필력이 출중해서 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활자가 살아있습니다. 고독함을 독자에게 전하고 절실함을 똑같이 느낄 수 있으며, 고통을 나눌 수도 있는 완전한 예술 작품입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되자 잠시 넋을 잃기도 했어요. 고전 문학이자, 전쟁 고발서인 이 책은 길이길이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나왔는데 조금 압축하고 편집된 부분이 많이 있어요. 그래도 전쟁터에서 처철한 인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니, 책이든, 영화이든 꼭 보셨으면 좋겠네요. 이만 후감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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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정작 전장에 그들은 없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키**션 | 2023.06.19

영화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주인공의 감정과 사고의 흐름을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파울 보이머라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 전쟁을 묘사합니다.

어떠한 감정의 고양없이 그저 담담하게 이야기를 서술해 나갑니다.

오히려 그 담담함이 더 감정적이고 섬뜩하게 전쟁을 묘사합니다.

이 책은 전쟁의 참혹함은 이루 말할 것 없고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인간이 그들 그 자체인 인간다움을 잃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원치 않은 전쟁이고 누구나 괴로운 전쟁이지만, 그 누구나가 아닌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또 누구나 고통받습니다

모든 비인간적인 행동은 오직 인간만이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온갖선전과 세뇌로 정당화 하려하지만 정작 전장에 그들은 없습니다.

온갖 총탄과 포탄이 전장에서 빗발 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가지만, 정작 전선에 이상은 없습니다.

 

인간은 공감하고,연민하고,사고할 수 있기에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수학을 잘하고,어떤 음식을 좋아하고,책을 좋아하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쟁은 그저 인간다움이 없는 살인기계만을 만들 뿐입니다.

설령 전장에서 살아남고 평화가 다시 찾아온들 이들은 다시 전쟁 전의 그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다른이들에게 공감하고 연민하고 사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디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게하는 전쟁은 더이상 없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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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4건)

구매 서부전선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l*x | 2022.02.04

장르소설을 주로 읽던 독자에게 너무 진입장벽이 크지 않으면서도 전쟁에 대한, 또 문학성이 뛰어난 명작을 읽어보고 싶어서 구매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제 1차 세계대전이라는 격전과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주인공 파울보이머과 그와 함께 전선을 누빈 전우들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의 상황에서 전쟁에 대한 참혹함이나 당시의 일을 사실감있게 그려내면서도 주인공 개인적인 고뇌와 번민이 세밀하게 녹아있어서 감명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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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2 | 2020.07.09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입니다. 영화를 본 뒤에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구매해서 읽었네요. 1차 대전을 직접 체험했던 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소설보다는 체험 수기를 읽는 듯 했습니다.  특히 전쟁 상황에 대한 묘사가 직접적이고 자세하게 서술 되어 있어서 제가 직접 그 현장에 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다 읽고 난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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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2017 결산] 살면서 받은 최초의 직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게* | 2018.01.27

전쟁에서 죽은 모든 자들은 그 전쟁을 거시적으로 얼마나 이해했을까. 가령 그들이 싸우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라든지, 누구를 위해서라든지 혹은 어떤 것을 쟁취하거나 수호하기 위해서라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최근 들어 어쩌다 보니 읽는 책의 소재가 전쟁물들이 많았다. 그 중,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전쟁 소설의 전범이 된 소설로, 전쟁 속 병사들은 더이상 사상 수호를 위한 명예로운 전사로 미화되지 않고, 단지 부품화된  개인의 참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다룬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리얼리티를 느꼈다면 이 소설이 주는 전쟁의 모습이 그닥 참담하게 느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살이 찢기고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되는 장면이 더이상 자극적이지도 않게 된 현실은 이 세계가 전쟁을 비롯한 폭력적 컨텐츠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다루면서 둔감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반공 교육을 받던 시기여서, 한국전을 바탕으로 한 전쟁 드라마와 영화도 늘 봐왔던 터였음에도, 중고등학생 때 이 책을 읽은 후, 내 기억에 이 책은 끔찍함만이 뇌리에 박혀 있었다. 허리 아래에서 반토막이 난 병사의 하체가 상체 없이 뛰어가는  장면, 참호에서 죽어가는 적군과 지내는 장면, 엄청난 수의 이를 잡는 장면, 팔다리를 사정없이 절단하는 장면 등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전쟁터의 요리사들>을 읽고 있었는데, 전쟁터의 세부 일상과 작전 등 2차 대전의 자세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뭔가 실제 전쟁의 정서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중간 정도에서 덮고,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세트를 가지고 있는데, 작년에 10권이 업데이트 되면서 이 책이 추가되었다. 역서의 경우 주로 논란이 되는 경우가 오역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부끄럽게도 오탈자가 논란이다. 명색이 메이저 출판사라 할 수 있는 열린책들 발행인데,  종이책과 비교하지 못해서 이북에서 얼마나 바로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17년에 이북을 출간하면서 오탈자를 잡는 시늉이라도 했을 것이다. 잘잘한 오자는 눈에 띄었지만, 이해에는 큰 지장은 없었다.


어릴 때 읽었을 때에는 이 책 자체가 분위기가 굉장히 어두워서 굉장히 읽기가 힘들었던 걸로 기억했었는데, 의외로 상당히 밝고 때로 유머러스하기까지 했다. 번역이 전체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토마스 만의 단편 몇 권을 통해 만났던 역자의 번역이 가독성 면에서는(원서를 모르므로, 다른 건 모름) 매우 좋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겨우 20살로 호밀밭의 파수꾼의 철딱서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나이다. 좋은 시절을 만나 학교가 짤리게 되자 땡땡이 치고 하루 종일 방황하며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다니던 홀든 콜필드와 비교하면 18세에 전쟁터로 내몰려 서부전선에서 죽어간 파울 보이머와 반 친구들은 얼마나 보잘껏 없이, 파리처럼 개미처럼 생을 마감했는가.


뛰어놀 나이는 지났지만, 여전히 철부지에, 여전히 사소한 것들이 신기하고 즐거운, 같은 반 아이들은, 담임 선생 칸토레이의 장황한 연설에 이끌려 모조리 자원입대하게 된다.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10주 훈련을 받으며 네 권으로 된 쇼펜하우어 전집보다 잘 닦은 단추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10주 이후, 그들의 개인적 인격은 사라졌고, 단지 전쟁터에서 부품화되어, 할당된 임무만을 마치는 존재로 변했다. 개인의 공포, 개인의 불안, 개인의 부상, 개인의 고통 이 모든 것들은 전쟁과 전쟁 뒤에 숨은 논리에 의해 모두 부정되는 현실이 작가가 그려놓은 현실이며, 이것이 전쟁의 실상을 그대로 옮겨 놓음으로서 전체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말로 따로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게 했다. 당연히 나치가 이 책을 가만 놔뒀을 리가. 작가는 망명했고, 책은 불태워졌다.


전쟁이 아무리 개인을 소모품으로 만든다고 해도, 인간은 로봇이 아니며, 아무리 억눌린 곳이라고 해도 인간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감정과 욕망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보급이 신통치 않던 서부 전선에서, 중대원들이 전선에서 막 전투를 마치고 후방으로 돌아오자, 뜻하지 않는 좋은 일이 생긴다. 보급반에서 150명 전원 무사히 돌아올 걸로 예상하고 전원의 식사를 준비했는데 7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해 실려가고 살아남은 80명이 150명 분의 식사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급 친구였던 캐머리히가 이 전투에서 다리가 절단되고, 옆에서 보기에 희망이 없어보이자, 뮐러는 그의 장화에 눈독을 들여, 팔머의 눈총을 산다. 하지만 뮐러에게는 누가 장화를 손에 넣건 케머리히는 죽을 것이며, 그에겐 쓸모없는 물건이 되었고 뮐러에게는 유용한 물건이고 자신이 위생병보다 훨씬 더 우선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언제 죽게 될 지 모르는 병사들이지만, 죽을 때 죽더라도, 당장 발에 맞는 한 쌍의 장화가 필요하고 당장 두 배로 배불리 먹을 식사에 흡족해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에 내몰린 인간들은 다름아닌 아직 세상에 나서서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홀든 콜필드처럼 좌절조차 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어린 병사들이다.


1차 대전 당시 서부전선은 참호전의 대치 상태로 엄청난 희생자를 낳았는데, 결국 처음 150명의 중대원들이 80이 된 후, 전선에 한 번씩 나갔다 돌아올 때마다 반씩 떨어져 나가, 나중에는 다른 중대원과 합해지고, 더욱 어린 신병과 보충병들로 대체되나, 전투경험이 없던 그들은 낙엽처럼 쓸려넘어진다. 그런 참혹한 와중에서도, 병사들은 서로와 서로를 의지하고 신병들을 보호한다.


전쟁 이야기가 그렇듯 일화들이 모여서 전체 이야기를 이룬다. 따라서 줄거리 자체가 크게 기승전결적인 구조를 가진 건 아니고, 전선과 막사를 교대로 왔다갔다 하며 자신들을 전쟁터로 내몬 기성세대에를 원망하고 비판하고, 어른이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자신들의 의미없는 죽음을 스스로 조롱하면서 과거와 가족, 학우 관계가 언급된다.


전쟁 중 파울 보이머는 휴가를 받아 집에 가는데, 엄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어린 자신과 동료들을  전쟁으로 내몬 교사는 후방에서 편히 지내고 있고, 전쟁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어른들이 각자 전쟁에 대해 의미없이 떠드는 것을 참아야 한다. 다시 죽음 속으로 돌아가야 하는 휴가는 유보된 죽음일 뿐...돌아온 그는 자원해서 정찰을 나갔다가, 우연히 참호 속에서 적군을 찌르고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고립된 채로 정신적인 시련을 겪는다.


그들은 서커스의 말처럼 용감무쌍하게 조련되었음을 알게 되고, 죽은 동료의 시신 앞에서 의무병이 바깥 복도에 부상자들이 대기하고 있으므로 침대가 필요하기에 빨리 시체를 치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학교 밖을 나와 받은 최초의 직무가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는 사실과 삶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죽음밖에 없음을, 그들의 삶에서 죽음 이외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그러기에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게 모두가 다 죽고 난 뒤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것만이 궁금하다.


그렇게 모두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파울 보이머가 전사했을 때조차, 서부전선은 이상 없음으로 보고된다. 죽음이 피바다를 이룬 곳이 이상없는 곳. 그곳이 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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