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오닐 저/박윤정 역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너새니얼 호손 저/조승국 역
메리 셸리 저/임종기 역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민희식 역
버지니아 울프 저/이숙자 역
영화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주인공의 감정과 사고의 흐름을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파울 보이머라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 전쟁을 묘사합니다.
어떠한 감정의 고양없이 그저 담담하게 이야기를 서술해 나갑니다.
오히려 그 담담함이 더 감정적이고 섬뜩하게 전쟁을 묘사합니다.
이 책은 전쟁의 참혹함은 이루 말할 것 없고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인간이 그들 그 자체인 인간다움을 잃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원치 않은 전쟁이고 누구나 괴로운 전쟁이지만, 그 누구나가 아닌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또 누구나 고통받습니다
모든 비인간적인 행동은 오직 인간만이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온갖선전과 세뇌로 정당화 하려하지만 정작 전장에 그들은 없습니다.
온갖 총탄과 포탄이 전장에서 빗발 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가지만, 정작 전선에 이상은 없습니다.
인간은 공감하고,연민하고,사고할 수 있기에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수학을 잘하고,어떤 음식을 좋아하고,책을 좋아하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쟁은 그저 인간다움이 없는 살인기계만을 만들 뿐입니다.
설령 전장에서 살아남고 평화가 다시 찾아온들 이들은 다시 전쟁 전의 그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다른이들에게 공감하고 연민하고 사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디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게하는 전쟁은 더이상 없어야합니다.
장르소설을 주로 읽던 독자에게 너무 진입장벽이 크지 않으면서도 전쟁에 대한, 또 문학성이 뛰어난 명작을 읽어보고 싶어서 구매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제 1차 세계대전이라는 격전과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주인공 파울보이머과 그와 함께 전선을 누빈 전우들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의 상황에서 전쟁에 대한 참혹함이나 당시의 일을 사실감있게 그려내면서도 주인공 개인적인 고뇌와 번민이 세밀하게 녹아있어서 감명 깊었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입니다. 영화를 본 뒤에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구매해서 읽었네요. 1차 대전을 직접 체험했던 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소설보다는 체험 수기를 읽는 듯 했습니다. 특히 전쟁 상황에 대한 묘사가 직접적이고 자세하게 서술 되어 있어서 제가 직접 그 현장에 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다 읽고 난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전쟁에서 죽은 모든 자들은 그 전쟁을 거시적으로 얼마나 이해했을까. 가령 그들이 싸우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라든지, 누구를 위해서라든지 혹은 어떤 것을 쟁취하거나 수호하기 위해서라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최근 들어 어쩌다 보니 읽는 책의 소재가 전쟁물들이 많았다. 그 중,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전쟁 소설의 전범이 된 소설로, 전쟁 속 병사들은 더이상 사상 수호를 위한 명예로운 전사로 미화되지 않고, 단지 부품화된 개인의 참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다룬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리얼리티를 느꼈다면 이 소설이 주는 전쟁의 모습이 그닥 참담하게 느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살이 찢기고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되는 장면이 더이상 자극적이지도 않게 된 현실은 이 세계가 전쟁을 비롯한 폭력적 컨텐츠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다루면서 둔감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반공 교육을 받던 시기여서, 한국전을 바탕으로 한 전쟁 드라마와 영화도 늘 봐왔던 터였음에도, 중고등학생 때 이 책을 읽은 후, 내 기억에 이 책은 끔찍함만이 뇌리에 박혀 있었다. 허리 아래에서 반토막이 난 병사의 하체가 상체 없이 뛰어가는 장면, 참호에서 죽어가는 적군과 지내는 장면, 엄청난 수의 이를 잡는 장면, 팔다리를 사정없이 절단하는 장면 등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전쟁터의 요리사들>을 읽고 있었는데, 전쟁터의 세부 일상과 작전 등 2차 대전의 자세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뭔가 실제 전쟁의 정서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중간 정도에서 덮고,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세트를 가지고 있는데, 작년에 10권이 업데이트 되면서 이 책이 추가되었다. 역서의 경우 주로 논란이 되는 경우가 오역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부끄럽게도 오탈자가 논란이다. 명색이 메이저 출판사라 할 수 있는 열린책들 발행인데, 종이책과 비교하지 못해서 이북에서 얼마나 바로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17년에 이북을 출간하면서 오탈자를 잡는 시늉이라도 했을 것이다. 잘잘한 오자는 눈에 띄었지만, 이해에는 큰 지장은 없었다.
어릴 때 읽었을 때에는 이 책 자체가 분위기가 굉장히 어두워서 굉장히 읽기가 힘들었던 걸로 기억했었는데, 의외로 상당히 밝고 때로 유머러스하기까지 했다. 번역이 전체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토마스 만의 단편 몇 권을 통해 만났던 역자의 번역이 가독성 면에서는(원서를 모르므로, 다른 건 모름) 매우 좋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겨우 20살로 호밀밭의 파수꾼의 철딱서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나이다. 좋은 시절을 만나 학교가 짤리게 되자 땡땡이 치고 하루 종일 방황하며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다니던 홀든 콜필드와 비교하면 18세에 전쟁터로 내몰려 서부전선에서 죽어간 파울 보이머와 반 친구들은 얼마나 보잘껏 없이, 파리처럼 개미처럼 생을 마감했는가.
뛰어놀 나이는 지났지만, 여전히 철부지에, 여전히 사소한 것들이 신기하고 즐거운, 같은 반 아이들은, 담임 선생 칸토레이의 장황한 연설에 이끌려 모조리 자원입대하게 된다.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10주 훈련을 받으며 네 권으로 된 쇼펜하우어 전집보다 잘 닦은 단추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10주 이후, 그들의 개인적 인격은 사라졌고, 단지 전쟁터에서 부품화되어, 할당된 임무만을 마치는 존재로 변했다. 개인의 공포, 개인의 불안, 개인의 부상, 개인의 고통 이 모든 것들은 전쟁과 전쟁 뒤에 숨은 논리에 의해 모두 부정되는 현실이 작가가 그려놓은 현실이며, 이것이 전쟁의 실상을 그대로 옮겨 놓음으로서 전체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말로 따로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게 했다. 당연히 나치가 이 책을 가만 놔뒀을 리가. 작가는 망명했고, 책은 불태워졌다.
전쟁이 아무리 개인을 소모품으로 만든다고 해도, 인간은 로봇이 아니며, 아무리 억눌린 곳이라고 해도 인간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감정과 욕망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보급이 신통치 않던 서부 전선에서, 중대원들이 전선에서 막 전투를 마치고 후방으로 돌아오자, 뜻하지 않는 좋은 일이 생긴다. 보급반에서 150명 전원 무사히 돌아올 걸로 예상하고 전원의 식사를 준비했는데 7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해 실려가고 살아남은 80명이 150명 분의 식사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급 친구였던 캐머리히가 이 전투에서 다리가 절단되고, 옆에서 보기에 희망이 없어보이자, 뮐러는 그의 장화에 눈독을 들여, 팔머의 눈총을 산다. 하지만 뮐러에게는 누가 장화를 손에 넣건 케머리히는 죽을 것이며, 그에겐 쓸모없는 물건이 되었고 뮐러에게는 유용한 물건이고 자신이 위생병보다 훨씬 더 우선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언제 죽게 될 지 모르는 병사들이지만, 죽을 때 죽더라도, 당장 발에 맞는 한 쌍의 장화가 필요하고 당장 두 배로 배불리 먹을 식사에 흡족해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에 내몰린 인간들은 다름아닌 아직 세상에 나서서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홀든 콜필드처럼 좌절조차 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어린 병사들이다.
1차 대전 당시 서부전선은 참호전의 대치 상태로 엄청난 희생자를 낳았는데, 결국 처음 150명의 중대원들이 80이 된 후, 전선에 한 번씩 나갔다 돌아올 때마다 반씩 떨어져 나가, 나중에는 다른 중대원과 합해지고, 더욱 어린 신병과 보충병들로 대체되나, 전투경험이 없던 그들은 낙엽처럼 쓸려넘어진다. 그런 참혹한 와중에서도, 병사들은 서로와 서로를 의지하고 신병들을 보호한다.
전쟁 이야기가 그렇듯 일화들이 모여서 전체 이야기를 이룬다. 따라서 줄거리 자체가 크게 기승전결적인 구조를 가진 건 아니고, 전선과 막사를 교대로 왔다갔다 하며 자신들을 전쟁터로 내몬 기성세대에를 원망하고 비판하고, 어른이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자신들의 의미없는 죽음을 스스로 조롱하면서 과거와 가족, 학우 관계가 언급된다.
전쟁 중 파울 보이머는 휴가를 받아 집에 가는데, 엄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어린 자신과 동료들을 전쟁으로 내몬 교사는 후방에서 편히 지내고 있고, 전쟁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어른들이 각자 전쟁에 대해 의미없이 떠드는 것을 참아야 한다. 다시 죽음 속으로 돌아가야 하는 휴가는 유보된 죽음일 뿐...돌아온 그는 자원해서 정찰을 나갔다가, 우연히 참호 속에서 적군을 찌르고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고립된 채로 정신적인 시련을 겪는다.
그들은 서커스의 말처럼 용감무쌍하게 조련되었음을 알게 되고, 죽은 동료의 시신 앞에서 의무병이 바깥 복도에 부상자들이 대기하고 있으므로 침대가 필요하기에 빨리 시체를 치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학교 밖을 나와 받은 최초의 직무가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는 사실과 삶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죽음밖에 없음을, 그들의 삶에서 죽음 이외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그러기에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게 모두가 다 죽고 난 뒤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것만이 궁금하다.
그렇게 모두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파울 보이머가 전사했을 때조차, 서부전선은 이상 없음으로 보고된다. 죽음이 피바다를 이룬 곳이 이상없는 곳. 그곳이 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