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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51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송태욱 | 열린책들 | 2016년 6월 9일 한줄평 총점 8.2 (1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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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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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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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의 근대 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대표 풍속 소설 『세설』. 일본의 근대 소설가 중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가는 아마 다니자키 준이치로일 것이다. 그는 일본문화훈장을 받았고 일본에서는 드물게 미국 문학예술 아카데미의 명예 회원이 되었으며, 죽지 않았다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받은 노벨 문학상도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세설』은 오사카의 몰락한 상류 계층의 네 자매 이야기, 특히 셋째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당시의 풍속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깊은 정과 상냥함을 드러내면서 기품을 지닌 간사이 여성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 호흡법과 말투 등 여성들의 문화를 소설이라는 구조 속에 처음으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계절의 변화가 태평양전쟁 와중의 사회적인 사건이나 인간의 의지 이상으로 작품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관습과 제도에 길든 인간의 자아와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희일비하는 등장인물의 마음이 마치 남의 것이 아닌 양 느껴진다. 유키코가 하루빨리 결혼하기를 바라면서도 때 묻지 않은 〈영원한 여성〉으로 남아 주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예술은 통속적이면서 또한 고급 문학이어야 한다〉라고 했던 다니자키를 통해 여성과 여성 문화의 요염하면서도 커다란 매력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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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제2부

저자 소개 (2명)

저 : 다니자키 준이치로 (Junichiro Tanizaki,たにざき じゅんいちろう,谷崎 潤一郞)
일본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188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메이지 말기부터 쇼와 중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다방면에 걸쳐 문학적 역량을 과시한 작가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지명되는 등 일본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탐미주의적 색채를 드러내며 여성에 대한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등을 극도의 아름다운 문체로 탐구하였다. 한평생 작풍이나 제재, 문장, 표현 등을 실험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추구하였고, 오늘날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선구가 되는 작품이나 활극적 역사 소설, 구전, 설화 문학에 바탕을 둔 환상 소설, 그로테스크한 블랙 유머, 고전 문... 일본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188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메이지 말기부터 쇼와 중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다방면에 걸쳐 문학적 역량을 과시한 작가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지명되는 등 일본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탐미주의적 색채를 드러내며 여성에 대한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등을 극도의 아름다운 문체로 탐구하였다. 한평생 작풍이나 제재, 문장, 표현 등을 실험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추구하였고, 오늘날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선구가 되는 작품이나 활극적 역사 소설, 구전, 설화 문학에 바탕을 둔 환상 소설, 그로테스크한 블랙 유머, 고전 문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제일 고등학교를 거쳐 도쿄 제국 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퇴학을 당했다. 1910년 [신사조(新思潮)]를 재창간하여 「문신」, 「기린」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했고, 소설가 나가이 가후로부터 격찬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1915년 열 살 어린 이시카와 치요코와 결혼을 했는데, 시인인 친구 사토 하루오가 그의 부인과 사랑에 빠지자 아내를 양도하겠다는 합의문을 써 [아사히신문]에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문화 예술 운동에도 관심을 가진 그는 시나리오를 써 영화화하고 희곡 『오쿠니와 고헤이』를 발표한 뒤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1924년 『치인의 사랑』을 신문에 연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검열로 중단되었다.

1942년에 그는 세 번째 부인이자 희구하던 여성인 마쓰코와 그 자매들을 모델로 『세설』을 쓰기 시작했다. 1943년 [중앙공론] 신년호와 4월호와 7월호에 연재되었던 『세설』은 7월호에도 실릴 예정이었으나 「시국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가 금지되었다가 전후에야 비로소 작품 전체가 발표되었고, 훗날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아사히 문화상을 받았다. 1949년에는 제8회 문화 훈장을 받았고 1941년 일본 예술원 회원, 1964년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문학예술 아카데미의 명예 회원에 뽑히기도 했다. 1958년 펄 벅에 의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이래 매년 후보에 올랐으며 1965년에 80세의 나이로 신부전과 심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문신』, 『후미코의 발(富美子の足)』, 『치인의 사랑(痴人の愛)』, 『춘금초(春琴抄)』, 『미친 노인의 일기(?癲老人日記)』 등이 있으며,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사후 50년을 맞이한 2016년 저작권이 소멸되어 다수의 소설작품이 번역되었으나, 국내에는 다니자키의 극작가(희곡가)로서의 역량이 알려지지 않아 30여 편의 희곡 대부분이 미(未)번역 상태이다. 『문장의 희곡: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는 소설가로 데뷔하기 이전에 이미 희곡을 발표한 다니자키의 극작가로서의 숨겨진 일면을 소개하고, 1910~40년대 일본의 신극운동을 계기로 근대 초기 한일 양국의 소설가들의 희곡 창작과 레제드라마의 유행을 고찰한 연구의 성과물로 기획되었다.
역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졸업 후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케첩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십자군 이야기』, 『깜깜한 밤이 오면』, 너머학교 「생각 그림책」 시리즈,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사명과 영혼의 경계』, 『금수』, 『밀라노, 안개의 풍경』, 『말의 정의』,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리는 모두 집...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졸업 후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케첩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십자군 이야기』, 『깜깜한 밤이 오면』, 너머학교 「생각 그림책」 시리즈,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사명과 영혼의 경계』, 『금수』, 『밀라노, 안개의 풍경』, 『말의 정의』,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보다 먼저 후보에 올랐으나 그가 사망함으로써 상이 가와바타에게 돌아갔다는 사이덴스티커(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사람)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당시 전 세계 지식인의 스타였던 사르트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만사 제쳐 놓고 교토 근교의 다니자키 묘에 참배했다고 하니 세계 문학사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다니자키야말로 서구인의 눈에 가장 일본적인 작가로 비쳤을지도 모른다. 작가 생활을 하는 55년 동안 그는 자신만의 감각적인 취향에 충실한 작가였다. 이상 성욕과 악마주의적 경향이 짙은 그의 소설이 일본 독자에게 수용되고 또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일본 문화에 그런 토양이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니자키는 평생 동일한 주제를 소설화했고, 그의 소설은 그의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여성 숭배, 페티시즘, 마조히즘 등의 변태 성욕, 악마주의, 예술지상주의, 탐미주의 등이 그것이다. 특히 미쓰코의 발을 빠는 소년 〈나〉의 풋 페티시즘을 다룬 「소년」(1911)에서 「악마」(1912), 「열풍에 날리며」(1913), 「조타로」(1914), 「후미코의 발」(1919), 「아베마리아」(1923)를 거쳐 네 발로 기면서 며느리의 발을 빠는 노인이 등장하는 『미친 노인의 일기』에 이르기까지 그런 경향은 일관되게 지속된다. 한마디로 50년 넘게 작가 활동을 하는 내내 그는 여자의 발을 빨고 거기에서 오는 희열을 소설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다니자키의 작품은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간사이로 이주한 것을 계기로 서양 숭배에서 동양으로 회귀했다고 평가된다. 『치인의 사랑』의 서양 숭배에서 『여뀌 먹는 벌레』를 전환점으로 하여 동양, 즉 일본의 전통으로 회귀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통으로 회귀한 그가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고 나서 처음으로 쓴 작품이 『세설』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세설』은 그가 간사이로 이주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었던 작품인 셈이다. 다니자키는 『세설』로 아사히 문화상,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으며 일본의 국민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세설』은 다니자키의 소설 가운데 예외적인 작품으로, 그는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이듬해인 1942년 처음 쓰기 시작했다. 그의 회고대로 『세설』은 1943년 『중앙공론(中央公論)』 신년호와 4월호에 실렸고 7월호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시국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가 금지되었다가 전후에야 비로소 작품 전체가 발표되었다.



『세설』은 다니자키의 세 번째 부인이자 그가 희구하던 여성인 마쓰코와 그 자매들을 모델로 한 이야기다. 간사이 문화에 대한 애정이 짙게 배어 있는 가운데 몰락한 오사카 상류 계층의 네 자매 이야기, 특히 셋째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당시의 풍속을 잔잔하게 전하는 풍속 소설이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실제 생활처럼 소설 속의 시간도 천천히 지나간다. 봄의 벚꽃 구경, 여름밤의 반딧불이잡이, 가을의 단풍 구경, 후지 산, 가부키, 피아노, 인형, 프랑스어 교습, 무용 교습, 무용 공연, 각기병, 장티푸스, 주사, 약, 만주, 홍수, 기모노, 사진기, 전화, 도쿄 말과 간사이(오사카) 사투리, 미용실, 파마, 호텔, 병원, 학교, 셋집, 독일인, 백계 러시아인, 갖가지 일본 음식들, 피아노, 커피, 제과점, 백화점, 신혼여행, 해수욕, 온천, 기차, 연애, 맞선, 여객선 등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쓰루코,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의 주위를 파노라마처럼 지나쳐 간다. 그런 세세한 풍속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부끄러워서 걸려 온 전화조차 받지 못하는 유키코가 여동생 다에코에게 설교를 해대는 당찬 모습, 그리고 맞선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진행시켜 나가는 유키코의 의뭉스러운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다니자키는 〈나는 여자를 나보다 높은 존재로 우러러본다. 우러러볼 만한 존재가 아니면 여자로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런 그의 여성관을 잘 보여 주는 것이 이 작품 『세설』이기도 하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국내에 잘 알려진 다나베 세이코가 쓴 해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파워문화리뷰 세설 – 다니자키 준이치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2.02.21

김영하 북클럽 2월 도서로 선택된 책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여성의 문화를 나타낸 통속소설이다. 1930년대 후반에서 초반대 중일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시대에 해당한다.

 

전쟁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개인의 삶을 살며

다만 전쟁으로 부족해진 물자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을 겪을 뿐이다.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두 권 합해서 900페이지 되는 소설인데도 네 자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넘어가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만한 일들로 여러모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사치코의 남편 데이노스케가 남편과 비슷하다 여기며 읽었던 거 같다.

자매들을 이해하고 아내의 편에서 말을 삼갈 줄 아는 남자였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가정의 행복을 위했던 데이노스케였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우리의 삶과 비교해보게 된다. 결혼이 삶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이해한다. 그 시대에는 달랐던 문화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가. 행복을 이루는 요소 중에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이기도 하다.

 

가족에 대하여,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관계를 이루는 삶에서도 벗어나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것처럼 영원한 관계는 없는 거 같다. 다만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뿐.

 

#세설 #다니자키준이치로 #열린책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구매 향수가 느껴지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a***z | 2020.09.16
두툼한 두권인데 불끈불끈한 호기심은 아니지만 제법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그렇게 읽고 반납한지가 사오년전인데 생각나더라고요..낡은책 다시 빌려보느니 표지도 예쁘니 구매해서 편하게 재독하려 샀어요..도서관 책은 겉장을 없애니 표지가 이렇게 예쁜줄 몰랐어요..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음예예찬 읽고 다시 시게모토소장의 어머니와 만 ,치인의 사랑을 구매했고요..아끼는 마음에 아직 읽진 않았어요..뭔가 짐작되는 이미 알고 있는 충격같은걸 받을것 같은데 기대가 조금 있어요..이 작가를 알게 되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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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 작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i******2 | 2016.03.29

우선 왜 제목이 세설일까? 細雪! 가랑눈.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는 내내 가느다란 눈이 하늘을 날듯 조용히 떨어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름다움이란 원래 세밀한 것에서 느껴지는 법이다. 유키코! 흐릿한 이목구비에 하얗고 가느다란 목덜미, 가녀린 체구. 그리고 왼쪽 눈 밑의 희미한 얼룩. 그녀가 세설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덮고 나면 딱 한 장면 기억에 남는다. 아시야의 집 2층 복도 난간에 기댄 채 뜰을 바라보고 있는 유키코의 여린 뒷모습.

 

이 소설은 몰락한 상류 계층 마키오카 가의 세 자매 이야기이다.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 사치코는 마키오카 가의 네 자매 중 둘째로 시집을 가면서 본가에서 분가하였다. 이 후부터 두 동생 유키코와 다에코는 큰 형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점, 사치코 언니와 친한 점 등을 이유로 본가보다 사치코의 아시야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세 자매에 대해 차례대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치코 : 34-38. 간사이의 전형적인 상류층 부인이다. 사교적이어서 다른 사람의 비유를 잘 맞추어 주지만 마음이 여린 구석도 있다. 몸이 안 좋을 때가 많아 집에서 몸조리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마다 비타민 B 부족으로 비타민 주사를 맞는다. 화려한 생김새 때문에 동생 유키코의 맞선에 나가 동생의 혼담에 본의 아니게 방해가 되기도 한다. 소설은 전지적 작가시점이기는 하나 대부분이 이야기가 사치코의 시선에서 서술되고 있다. 어떤 장면에서는 사치코를 로 바꿔도 무방할 정도로 사치코의 심리가 직접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이 소설의 화자라고 여겨도 무방할 것 같다.

유키코 : 30-34. 전형적인 일본 여성이다. 가녀린 몸매에 쿄토형의 희미한 이목구비를 가졌으며 상류층의 교양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여자다. 예민하지만 한편으로 의외로 느긋하게 굴 때가 많다. 옛 관습을 그대로 따르고 속물적인 면이 있으면서 가족을 위해서는 헌신적인 병간호 등 육체적 노동을 해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뭐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하는 인물이기도 한다.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동생 다에코가 약혼자와 결혼하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에코의 행실 때문에 유키코의 혼담이 깨지기도 하는 등 두 자매는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결혼에 초조해하는 기색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결혼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닐가 생각될 때도 있다. 이 소설은 유키코가 등장하면 시점이 관찰자점 시점으로 바뀌는 것처럼 느껴진다. 중심 인물임에도 그녀의 심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거의 없다. 그녀의 행동이나 표정, 다른 사람의 추측으로 우리도 그 심리를 추측할 뿐이다.

다에코 : 26-30. 근대적 여성으로 자유분방하다. 유키코가 늘 기모노를 입고 있는 데 비해 다에코는 늘 양장을 하고 있다. 자립심이 강하고 세상물정에도 밝다. 손재주가 있어서 인형을 만들어서 스스로 용돈을 벌고 있다. 유키코가 세 자매 외에 별다른 교류가 없는 것에 비해 다에코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활달한 성격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이든지 열성적이다. 흉내내거나 재치있는 말을 잘하는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유키코가 평온하게 지내는 데 비해 다에코는 통속소설에나 나올 법한 연애담을 만들어가며 많은 극적 사건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존재 이유는 다에코가 아니라 유키코에게 있다.

세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3부는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2부는 다에코의 연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 부마다 중심 사건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삽화처럼 들어있는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1부에서는 벚꽃놀이, 2부에서는 전통춤 발표회, 3부에서는 반딧불 놀이에서 일본의 미의식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 장면들이 있었기에 이 소설은 고전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요 인물 외의 주변 인물들도 다수 등장하는데 이들의 일화가 또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있다.

소설을 읽고 알게 된 것은 그 당시 혼담 문화이다. 상류 계층의 경우 혼담의 절차가 번거롭다. 지금의 경우 아무리 상류 계층이라도 혼담이 오가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오가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소설에서는 맞선 한 번 보는데 많은 절차를 필요로 했다. 우선 중매인이 양쪽 집안에 서로의 프로필을 보낸다. 그리고 각 집안에서는 흥신소에 사람을 고용하여 맞선 상대자의 성품 및 집안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알아보는데 이게 한두 달 정도 걸린다. 조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맞선을 본다. 맞선 전 길일로 맞선 날짜 정하기, 장소 정하기, 입회자 정하기가 필요하다. 이 모든 일은 중개인이 양쪽 집안을 오가면서 조정한다. 맞선을 볼 때는 맞선 당사자, 양쪽 집안의 어른, 중개인이 참석한다. 맞선 당사자나 양쪽 집안 사람들은 다양한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방을 탐색한다. 그리고 맞선이 끝나고 혼담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를 중개인을 통해서 알린다. 이러한 혼담이 소설에 총 다섯 번이나 나온다. 그런데도 다섯 혼담이 다 달라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담이 나올 때마다 혼담이 성사가 될까, 깨지면 왜 깨질까, 다음에 또 혼담이 있을까, 이번이 마지막 혼담일까, 유키코는 결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며 읽어서인지 몰입이 잘 되었다.

그 외에 감상을 말한다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소설은 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제일 큰 장점은 바로 문장이 좋다는 것일 것이다.세설에 나오는 문장들이 너무 좋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소설 속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옮겨 적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진정한 장인이 쓴 예술작품이라고.

 

새까맣게 어두워지기 직전 움푹 들어간 시냇물 수면에서 짙은 암흑이 기어 올라오고 아직도 근처의 풀이 움직이는 모양이 어슴푸레하게 시각에 느껴졌을 때였다. 멀리멀리 이어지는 시내 끝까지 무수한 선을 그리면서 양쪽으로 뒤섞이며 점멸하고 있던 유령 같은 반딧불은 지금도 꿈속에까지 여운을 남기고 있는지 눈을 감아도 생생했다. 정말 오늘밤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것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반딧불이를 보러 온 보람이 있었다. 역시 반딧불이잡이는 꽃놀이처럼 회화적인 것이 아니라 명상적인 것이라고 해야 좋을 것인가. 그런데도 옛날이야기 속 세계처럼 어린아이 같은 면은 있지만...... 그 세계는 그림으로 음악으로 연주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토나 피아노로 그런 느낌을 작곡한 것이 있어도 좋을 텐데......

사치코는 이렇게 잠자리에서 눈을 감고 있는 한밤중에도 그 조그만 시냇가에서 반딧불이들이 밤새도록 소리도 없이 명멸하고 무수히 날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이 낭만적인 기분에 빠져들었다. 뭔가 자신의 영혼이 이러저리 헤매기 시작하고 반딧불이 무리에 섞여 수면 위로 높게, 낮게 흔들리며 날아가는 듯한......

 

 

사족 하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35에서 1939년은 일제강점기 중에서도 민족말살정책 시기였다. 가장 우리 국민이 수탈을 당했던 때 그네들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답다. 한쪽에는 구더기가 끓는데 한쪽에서는 꽃구경이라니. 화가 나서 책을 내동댕이치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도 했었다.

사족 둘. 소설의 배경이 1935~39년이라고는 했지만 미묘하게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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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5건)

구매 세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s****n | 2022.04.03
책을 읽기 전 “명문 마키오카가의 네 자매의 이야기로, 특히 셋째 유키코의 혼담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간략한 정보를 들었다. 그래서 내 맘대로 동양판 <작은아씨들>에 제인오스틴이 조금 섞여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결론은 완전다름!

루이자 메이 올콧이나 제인오스틴과는 다르게 <세설>의 작가는 남성이다. 그래서 내가 왠지 비슷할 것이라 넘겨짚었던 작품들에 비해 “여성문화가 더 아름답게 그려진다.”

여성작가가 똑같은 소재로 글을 썼다면 혼담으로 운명이 완전히 뒤바뀌는 여성의 삶의 애환이나, 서양 기술을 배워 자립하고 싶어하는 여성을 ‘명문가 답지 못하다’고 보는 시선의 부당함 같은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설>은 읽고 난 후 마키오카 자매의 미모와 기모노의 화려함, 일본 전통 춤을 추는 모습, 아름다운 자매들이 한껏 꾸미고 꽃놀이를 하고 가부키를 관람하는 모습,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맞선 자리의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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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구경, 반딧불 잡이, 단풍구경, 일본 전통 춤 발표, 가부키 공연, 홍수, 장티푸스, 이질, 세계2차대전 까지 당시의 일본이 완벽하게 녹아들어가 있어 읽는 재미가 컸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천천히 계절이 흐르고 세계정세가 바뀌는 과정이 모두 표현되어 있어 긴 소설이 막힘 없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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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자매가 모두 캐릭터가 확실하여 그들이 보여주는 대조와 케미도 또다른 매력이었다.

남편에게 순종하며 많은 자식을 기르면서도 ‘큰집’ 노릇에도 최선을 다하는 첫째 쓰루코.
동생들과 언니 사이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화려한 외모의 둘째 사치코.
가장 일본적이고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의외의 고집이 있는 셋째 유키코.
양장을 하고 다니며 ‘직업 부인’이 되고 싶어하는 당차고 활발한 막내 다이코.

캐릭터들이 얼마나 살아숨쉬는지 모두가 다 이해되었다. 유키코가 전화를 끊는 고구마 백만개 장면도, 유키코 입장에서는 그녀가 이해됐다. 화가나서 눈물까지 보이는 사치코도 이해가 되었다. 홀로 자매들을 떠나 남편을 따라 도쿄로 와 작은 집에서 살며 가부키 공연을 보러 가는 동생들을 보며 눈물 흘리는 쓰루코도 답답하지만 이해가 되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막대도 이해가 된다.
한 마디로 책 읽는 동안 이들과 모두 정이 들어버렸다.

하지만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데이노스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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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 자체가 흥미로웠다. 기모노를 입고, 자유 연애보다는 맞선을 봐서 결혼을 하고, 모든 집안의 대소사는 큰집의 결정에 따르는 ‘구식’과 옆집에 사는 독일인과 교류하고 프랑스어를 개인교습 받고, 프랑스 영화를 보러 다니는 ‘신식’이 섞여 있는 일본. 그 시대를 간접경험 하며 책에 푹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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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세설 - 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책****쌤 | 2022.03.11

세설은 1930년대 일본이 배경이고, 오사카 지방의 몰락한 상류층인 마키오카 가문의 네 자매 쓰루코,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의 이야기이다.

이 중에서도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당시 일본의 풍속들이 아주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 당시만해도 여성들의 문화를 소설에 전면적으로 내세운 작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니는 꽃놀이나 가부키 공연관람, 맞선 이야기 등 그 당시 여성들의 일상과감정들을 어쩜 이리 잘 표현했는지 이 분 정말 남자 작가가 맞나? 하고 앞에 작가 소개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도 했다.

 

일본 소설을 평소에 좋아해서 즐겨 읽기는 하지만 늘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리는 탓에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곤 하는데 세설을 처음 읽을때도 등장인물들 이름이 너무나도 헷갈렸다. 

사치코,유키코,에쓰코(사치코의 딸) 왜이렇게 헷갈리니~~~계속 앞으로 돌아가서 이름 복기 !!

 

주인공들 이름이 익숙해질무렵부터는 소설에 완전히 빠져들었는데.. 가지각색의 매력을 가진 네 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 내 모습을 대비해보기도 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1930년대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일제 강점기, 그것도 민족말살통치로 신사참배, 창씨개명을 강요당하며 악독한 식민지배가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소설에서도 세계 정세에 대한 언급이 가끔 나오는데 그때마다 어쩐지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몽실언니들이 전쟁터와 일터로 나간 부모님을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고통받고 있을 시기인데.. 사치코네 자매들은 몰락한 가문이라고는 하나 계절마다 꽃놀이를 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니...

 

물론 이 모든것은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쓴 소설에 불과하다는 것. 실제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소설에 몰입할수록 사치코 자매들과 내적 친분이 생겨난 반면 반발감도 함께 드는건 나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 시절 일본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문화생활을 즐기고 맞선을 보고 양재학원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어쩐지 우리나라의 7-80년대 즈음의 모습과도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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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소설의 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 | 2022.03.10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이라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대표작이다. 1940년대 작품으로 작가의 세번째 부인 '마쓰코'와 그 자매들을 모델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일본의 간사이 지방을 배경으로 네 자매의 혼담과 당시 풍속을 유려하게 이야기하는 풍속소설이다.

혼담의 주인공이자 고구마 백만개 셋째 '유키코', 자유분방하며 능력있는 막내 '다에코', 동생들을 거느리며 실질적 맏언니 역할을 하느라 온갖 속 다 썩는 둘째 '사치코', 자기 살기도 바쁘지만 큰집 노릇은 하려는 '쓰루코'.

소소하면서도 정감이 있고, 다정한 자연의 묘사가 세월을 느끼게 하면서, 당시의 삶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다. 자꾸 일본영화 보는 느낌이 들었다는~

다들 너무 재밌다고 하던데 나는 생각보다 책장이 더디게 넘어가 오랫동안 읽었다. 아마 내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듯...
김영하 작가님 덕분에 내가 읽지 않았을 좋은 책들을 읽게 돼서 감사하다.

ps : 1930년대 일본이란 배경이 소설을 소설로만 바라볼 수 없게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김영하 북클럽 라방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내 삶이 주인공의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문학의 역할. 코로나 시국에 다들 위축되기 쉬운 요즘, 김영하 작가님이 이런 깊은 뜻으로 이 책을 선택하셨구나 싶으니, 작가님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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