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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하)

허먼 멜빌 저/강수정 | 열린책들 | 2014년 6월 18일 한줄평 총점 9.4 (1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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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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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은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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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원
발췌
모비 딕
역자 해설: 부조리한 사회를 전복하는 거대한 문학의 힘
허먼 멜빌 연보

저자 소개 (2명)

저 :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1846)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바다 생활을 담은 『오무Omoo』 (1847)에 이어 발표한 『마디』(1849)에는 철학적 논의들을 담았지만 평단의 차디찬 반응에 멜빌은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바다에서의 모험으로 돌아가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을 발표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1853)는 1856년 다른 중단편들과 함께 『회랑 이야기The Piazza Tales』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표작 『모비 딕Moby Dick or The Whale』(1851)조차도 그 실험적인 형식으로 인해 혹평에 시달린다. 그는 작가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뉴욕 세관의 감독관 자리를 얻어 근무했다. 그래서 소설 창작은 접고 시 창작에만 몰두했다. 남북 전쟁을 그린 『전쟁 시와 전쟁의 양상』, 종교적 장시 『클라렐』,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을 담은 『티몰레온』이 그때의 시집들이다. 마지막 소설 『선원 빌리 버드 인사이드 스토리Billy Budd, Sailor: An inside story』를 원고로 남긴 채, 1891년 9월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해브 선장이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모비 딕(백경)』은 멜빌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작가 하수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포경선 선원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는 한편,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까지 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인 『피에르』는 전작처럼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시골의 부유한 평민 집안의 외아들 피에르가 이복누이 이사벨을 구하려다가 빠져 들어간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은 캘비니즘적 그리스도교 사상에 의지하면서도 때로는 그 범주를 넘은 견해를 제시하여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비유적·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오늘날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부분이 되었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 풍부한 상징성이 뭍어나는 작품을 쓴 하먼 멜빌. 살아생전에는 단순한 해양 탐험 소설을 썼다과 평가되었을런지 모르지만 1920년대에 극적으로 재평가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친구 N.호손과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철학적 작가로,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역 : 강수정
어려서 책장 한쪽에 〈문학사상〉과 〈현대문학〉이 빼곡했다. 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을 뗀 후로 엄마가 구독하던 그 월간지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서 시와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 탓인지 전공과 전혀 무관한 출판 쪽 일을 하게 되었고, 출판사와 잡지사를 들락거리다가 전업으로 번역을 시작한 지도 얼추 스무 해 가까이 되어간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는 『오만과 편견』, 『모비 딕』,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 『시스터스 : 우린 자매니까』, ... 어려서 책장 한쪽에 〈문학사상〉과 〈현대문학〉이 빼곡했다. 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을 뗀 후로 엄마가 구독하던 그 월간지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서 시와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 탓인지 전공과 전혀 무관한 출판 쪽 일을 하게 되었고, 출판사와 잡지사를 들락거리다가 전업으로 번역을 시작한 지도 얼추 스무 해 가까이 되어간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는 『오만과 편견』, 『모비 딕』,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 『시스터스 : 우린 자매니까』, 『마지막 기회라니?』,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신도 버린 사람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우리 시대의 화가』,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그랜드마더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고래와 고래잡이에 관한 모든 것,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
연세대 권장도서 200권
시카고 대학 그레이트 북스
2002년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1975년 고려대학교 선정 [교양 명저 60선-문학편]
1966년 동아일보 선정 [세계를 움직인 100권의 책]
1954년 서머싯 몸 [세계 10대 소설]

「모든 것을 파괴할 뿐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를 향해 돌진하고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리라.
지옥 한복판에서라도 너를 향해 작살을 던지고,
가눌 수 없는 증오를 담아 내 마지막 숨을 너에게 뱉어 주마.」-본문 중에서

미국의 근대 문학이 『허클베리 핀』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틀렸다.
그것은 유럽 문명을 꿀꺽 삼켜 버린 『모비 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 L. 닥터로

지금까지 바다에 관해 쓰인 책 가운데 위대한 책, 아주 위대한 책, 가장 위대한 책이다.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D. H 로런스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은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

『모비 딕』은 1851년 10월 [고래]라는 제목으로 런던에서 출간된 후 제목을 바꾸어 11월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자칭 소설이라는데, 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대단히 과장이 심하다. 몇몇 부분은 매력적이고 묘사가 생생하다.] 『모비 딕』이 처음 발표됐을 때, 런던에서 발행되는 『리터러리 가제트』라는 문학 전문지에 실린 비평의 한 구절이다. 헤브라이어부터 에로망고어에 이르는 어원과 [성속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집한] 인용들로 시작해서 극적인 서사와 박물학적인 정보, 그리고 내면의 성찰을 아우르는 이 책은 정확한 장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정도로 낯설고 파격적이었으며, 그런 만큼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 누구도 멜빌의 텍스트가 [독보적]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않았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생물학과 해부학, 골상학은 물론이고 신학과 법률학, 사회학적인 측면에서까지 전 방위적으로 고래를 고찰하고, 희곡의 형식을 차용하는가 하면 화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독백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변화가 시도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에이해브와 모비 딕 사이에 벌어지는 형이상학적인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이해할 것인가, 신의 뜻을 놓고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갈등에 주목해 기독교적 함의가 가득한 텍스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비극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모험의 전말을 관찰하고 홀로 살아남아 그것을 기록한 이슈마엘의 철학과 성찰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가. 곳곳에서 등장하는 예언가들과 스쳐 가는 배의 선장들, 항해사와 작살잡이들은 물론 핍과 맨 섬 노인, 양털 영감, 목수와 대장장이 등은 또 어떤가. 이와 같이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라

화자인 이슈마엘부터 시작해서 에이해브, 일라이저, 가브리엘, 빌대드와 레이철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의 이름을 두루 차용하며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도 해당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들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추측할 수 있도록 쓰인 『모비 딕』은 전반적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토대 위에 놓여 있다. 출판 당시 부정적인 의견이 평가를 압도하며 끝내 외면을 받게 된 데에는 독자들이 『모비 딕』에서 기독교에 대한 멜빌의 불경한 태도를 감지한 탓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로 멜빌은 포경선 항해 중에도 틈틈이 성경을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멜빌은 종교는 물론이고 인종에서도 근거 없는 우월감이나 배타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인종에 대한 멜빌의 이런 생각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퀴퀘그다. 이슈마엘은 전형적인 야만인이자 식인종이며 이교도인 퀴퀘그와 어쩔 수 없이 침대를 함께 써야 했을 때 한밤중에 비명을 지르며 소동을 일으킬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문명의 위선이나 허울 좋은 기만 따위가 도사리지 않은] 퀴퀘그의 천성은 산산이 갈라졌던 이슈마엘의 가슴을 달래 주고 세상에 저항하던 성난 손을 어루만져 준다. 이슈마엘은 급기야 이웃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이웃에게 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우상을 섬기는 퀴퀘그의 예배에까지 동참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은 멜빌이 1841년에 남양 포경선인 애큐시넷호를 타고 뉴베드퍼드를 떠났다가 이듬해에 마키저스 군도에서 배를 버리고 탈주한 후 타이피 섬의 식인종들과 한 달을 지낸 경험에서 비롯한다. 멜빌은 그때의 경험 덕분에 백인들이 타인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이를 작품 속에도 반영하여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7건)

파워문화리뷰 모비 딕, 문명 비판으로 읽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23.09.18

허먼 멜벨의 모비 딕을 줄거리만을 위주로 읽는다면 단 몇 십 페이지에 불과할지 모른다. 실제 열린책들 번역본 끝에는 줄거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7페이지다(반면 역자 해설은 11페이지다). 서점에 축약본으로 나와 있는 모비 딕을 보더라도 매우 얄팍하다. 모비 딕은 소설로서의 줄거리만으로 그 진가를 얘기할 수 없는 책이다. 고래에 관한 생물학적, 생태학적 연구와 함께 고래잡이에 관한 문화사적, 산업적 고찰을 담고 있으며, 삶과 자연에 관한 철학적, 종교적 상징과 사유가 가득하다(그래서 마치 과학+인문 교양서로 분류하더라도 하등의 문제가 없을 듯 보이기도 한다). 또한 역사와 문학을 자유로이 인용하고 있다. 거기에 허먼 멜빌 자신의 경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 모든 것을 함께 바라보아야, 이 소설 모비 딕의 진가를 파악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소설이기에 그 해석들에 대해 비평할 수 있을 때 이 소설에 대한 본격적인 이해가 이뤄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거기에 이르지 못한다. 다만 모비 딕이라는 흰 향유고래를 중심으로 한 무궁무진한 상징 가운데 어떤 부분들에 조금 천착하면서 읽었을 뿐이다. 그 얘기만 조금 하겠다.

 

모비 딕은 분명 실체가 있다. 커다란 몸집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고래로서는 사악하리만치의 지능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에이해브 선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허상의 악마를 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체를 가지고 있는 모비 딕이 자신의 실체에 상응하는 만큼만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의 경험과 함께 신화가 되어 더욱 커다란 존재가 되었다. 흰 고래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인간에게는 사악한 실체가 되어 (대부분에게는) 피해야 만 하는 존재, (일부에게는)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피해야 하는 존재로 여기든, 정복해야 하는 존재로 여기든 흰 고래, 모비 딕이 의미하는 바는 다를 바가 없다. 인간의 세계에 들여놓을 수 없는 타자(他者)의 존재인 것이다. 그것이 광대무변한 자연으로 보든, 사악한 악마로, 혹은 인간 세계에서 야만인 집단으로 보든 상관없다. 어쨌든 내()집단으로 들일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것에 대해 에이해브의 태도는 광적이다. 내가 저것으로부터 당했으니, 나는 그것을 정복해야 만한다. 반면 스타벅은 피한다. 중간은 없다. 피쿼드호의 선원 대부분은 한쪽에 환호하기도 하고, 두려움에 반대쪽으로 몰려가기도 할 뿐이다. 오히려 냉정한 것은 야만인이자 식인종인 퀴퀘그뿐이다. 그래서 소설은 강렬한 문명 비판이 된다.

 

일단 나는 이렇게 읽었다.

  

분명한 게 있다. 만약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것을 찾으리란 것이다. 고전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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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비딕 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l | 2023.08.28

 모비딕.... 우영우에서 영우가 향유고래 얘기하면서 이 책 언급해서 관심 가졌고... 그 전부터 유명한 책이라 언젠가 한번은 꼭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넘 길어서 계속 못 읽고 있었는데 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한 덕분에 드디어 읽어봤다...

 보면서 고래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래가 여러마리 모여있는 곳에 갔을 때는 뭔가 신비함이 느껴졌는데 그런 곳을 인간이 침범하는 느낌이고 그리고 애초에 이 스토리 자체가 어떤 큰 고래를 잡다가 생긴 상처로 그 고래를 다시 잡아 복수하겠다는 그런 내용인 것 같은데 공격은 먼저 해놓고 작살 박힌 채로 오래 산 불쌍한 고래한테 복수한다고 그러는데 참.... 복수는 고래가 해야겠다. 내가 비건은 아니지만 그냥 그런 생각들고 넘 안타까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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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비 딕 (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이*기 | 2021.09.04

상권 448쪽, 하권 446쪽(이야기만) 합계 894쪽의 장편 <모비 딕>을 읽기 전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내 이름은 이슈마엘." 하고 시작하는 첫 줄부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식인종 퀴퀘그가 등장하면서 이 둘이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 둘이 딱히 뭔가를 하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마지막 피쿼드가 난파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슈마엘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네이버에 향유고래를 검색하면 지식백과에 이렇게 소개된다.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 가장 큰 종으로 ...... 전체적인 몸 색깔은 어두운 회색 계열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흰색에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으며, ...... ." 그러니까 모비 딕은 하얗게 태어났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나이를 먹은, 어쩌면 죽을 때를 넘어선 흰 향유고래인 것이다. 소설 속에서 모비 딕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도는 것처럼 전설같은 동물인 것이다. 

"오오, 에이해브!" 스타벅이 소리쳤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셋째 날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단념할 수 있어요! 보세요! 모비 딕은 선장님을 노리는 게 아니에요. 미친 듯이 놈을 노린 건 선장님, 당신이라고요!"(하권 444쪽) 

이 죽을 때를 넘어선 모비 딕은 충분히 피쿼드에게 기회를 준다. 우리나라에서 쓰여졌다면 영물이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영물이 된 모비 딕은 자신을 쫓는 보트는 돌아보지도 않고 본선 피쿼드를 부숴버린다. 모든 것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 목숨을 잃는다. 생존자는 단 한 명 이슈마엘뿐이다.

에이해브에겐 나이 어린 젊은 아내도 있고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도 있다. 다리 한 쪽을 잃었다고 해서 가족과 자신의 목숨과 바꿀만큼 모비 딕에게 복수하는 것이 중요했을까?

이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이 책을 진행시키는 것은, 에이해브의 증오심이다. 증오심으로 모비 딕을 쫓고 그를 쫓는 것이 이 이야기다. 하지만 증오의 끝은 완전한 패배뿐이다.

<모비 딕>의 구조상 이슈마엘이 첫 줄에 등장하는 반면에 퀴퀘그의 등장도 에이해브의 등장도 뜸을 들인만큼 모비 딕의 등장은 거의 끝에 배치돼있다. 나머지는 모비 딕에 대한 소문과 향유고래를 쫓고, 잡고, 해체하는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머리에서부터 뽑아내는 기름은 향유고래의 자신에게 어떤 것일까? <모비 딕>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다시 알게 되는 이야기다. 멸종위기에서야 포경을 그만 두게 된 게 아니던가. 또 에이해브 개인의 욕심으로 피쿼드에 탄 선원을 수장시키고 만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인지.

우리는 이야기를 읽으며 착각할 때가 있다. 이것은 단지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의 증오심이, 개인적 욕심이 배를 가라앉히는 일이 현실에서 과연 없을까? 드라마나, 영화, 소설 속의 이야기가 이야기만으로 끝나기를 바라지만, 막장같은 소재가 삶에 불현듯 끼어든다.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내가 나의 욕심으로 배를 가라앉히지는 말자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조금씩, 조금씩 현명함을 배워나가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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