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영화 '미스 페레그린'을 보면서 문득 <보물섬>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어떠한 공통점이 있을지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기 보다는 팀버튼의 영화에서 느껴진 지루함이 자연스럽게 보물섬을 떠올리게 한 거다.그런데 결과적으로 다시 찾아 읽기를 잘한것같다.처음 읽을때는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은 것들이 보여서 재미있었고,영화 미스 페레그린에서 스치듯 지나친 장면과 닮은 상황을 만나기 때문에.영화를 보면서 왜? 라는 질문을 갖지 않았다면 <보물섬>을 읽으면서도 또 그냥 무심치 지나쳤을지 모를 장면들이 크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스 페레그린을 보면서 환타지스러운 장면에 집중하지 못하다 보니,영화 속 대사와 순간적인 상황들이 내 눈에 더 크게 들어온것 같다.비범함을 가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그들의 리더가 되어준 페레그린.그런데 정말 그녀는 아이들을 진정으로 지켜주고 있는게 맞았을까? 영화에서 이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게다가 팀버튼이 그려낸 페레그린의 성격이 어떤 색깔인지는 알수없다.강력한 리더형의 이미지를 그려낸 것인지,독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그려낸 것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테니까.무튼 개인적으로는 후자이미지였다고 느껴지게 된 것은 페레그린의 보호 아래 있던 아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페레그린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었을때,소년 제이크의 도움을 받으면서 싸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용감해졌다고 말하지 않던가? 아이를 강하게 키워야 하는가 고생하지 않고 키울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부모의 입장은 언제나 고민의 문제가 되는 것 같긴 한데 <보물섬>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건 인생은 어차피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면 당당히 고생을 통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물이자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론으로 알고 있는 위기대처상황과,경험을 통해 배우는 지혜는 엄연히 다를테니까.각설하고 <보물섬>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보면,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기라는 생각보다,그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간들의 모습과 관계가 보여서 놀라웠다.특히 어린나이에 일찍 마주한 두번의 '죽음'에 대해 소년의 마음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마침 그렇게 보물을 찾아 떠날 기회가 왔으니 기꺼이 동참하고 싶었을게다.그런데 내가 이번에 읽으면서 놀랐던 건,소년이 여행을 하게 된 이유와 그 상황이 너무도 합리적 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아무렇지 않게 어른들은 거짓말을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대하지 않던가? 그런데 보물섬지도를 찾게 된 것이 소년이었으니 기꺼이 보물섬여행에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 어른들(지주와 의사). 두번째 놀라게 된 건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짐 호킨스가 스스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거다.좋은 방향의 결과를 만들어내서 다행이지만 시작에는 분명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스스로 알게 되는 상황들,그리고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한 탓에 저지른 행동이 또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어질수 있는지를 알게되고.책에서 모두 배울수 있는 이야기지만 경험을 통해 스스로 알게 된 지혜라는 건 그야말로 내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기억하는 것이 될테니까,이보다 더 귀한 보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경험이 자산이란 걸 우리는 자연스럽게 말한다.그래서 때론 너무 상투적이다 싶은 의심도 들게 한다.그런데 <보물섬>을 다시 읽으면서 상투적이란 표현이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소년과 그 일행이 고난을 통해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 더 크게 보일지 모르겠다.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 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가 보일지도 모르겠다.(처음 내가 읽을때 느꼈던 것처럼) ... 그리고 또다르 누군가는 여행을 통해 짐호킨스가 성장해가는 여정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영하의 산문집 "읽다"가 시작 이었다.
완전히 내 취향인 글을 쓰는 작가가 추천하는 소설은 내 취향에도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꼭 보물섬을 추천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런 황폐한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왜 우리는 소설을 읽어야 하는가,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는 그가 제안한 유년 시절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 다시 읽기에 흥미를 가졌다. 그래서 나도 내 유년 시절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함께 첫머리에 꼽힌 작품이 바로 이 보물섬이었다.
유년 시절의 나를 사로 잡은 것은 역시, 어든벤처, 바로 어딘가로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모험이었다.
놀랍게도 다시 읽은 보물섬은 유년 시절 내가 읽고 기억하던 그 작품과는 많이 다른 소설이었다.
여러분들도 이런 신비한 체험을 한번씩 해보시길 권한다.
「죽은 자의 궤짝 위엔 열다섯 사람
얼씨구 좋다, 럼주가 한병!
나머지 술과 악마가 이미 해치웠네.
얼씨구 좋다, 럼주가 한병!」
소설속에서 주인공 짐 호킨스는 자신은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존 실버를 동경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해적들을 통솔하며, 굽힐 때는 굽힐 줄 아는 처세술과 뛰어난 지략으로 집단을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모를 본 짐 호킨스는 가끔씩 책임감 없이 일탈행위를 하는데, 존 실버처럼 자신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일탈행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임있고 정의로운 인물인 리브지와 강직한 스몰렛 선장보다 존 실버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듯이, 알 수 없는 매력에 매료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살아가기에 적합한 인물은 존 실버와 같은 인물인 것 같다.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 같은 면모와 호탕한 카리스마와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은 얻고 만다는 승부욕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굽힐 때는 굽힐 줄 알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지 다하는 모습은 참 매력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여정 속에서 얻는 것은 과연 보물이 전부일까
우리는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가끔씩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충동이 생기곤 하지만, 마음먹은 것처럼 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을 하고 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상의 모든 짐을 자신의 어깨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부담을 안고 사는데, 자신이 가진 여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면, 우리가 얻는 것은 보물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놓치곤 한다.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면 열매만 보고, 나무의 줄기와 뿌리를 보지 못하듯이, 주변의 것들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모험속에서 얻는 것은 보물뿐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인연과 잊지 못할 추억과 그러한 순간자체에 있다는 것을...
어릴적 읽었던 만화로된 보물섬의 느낌이 전해져왔다. 해적들과 술집, 진귀한 보물들과 바다와 섬이라는단어들이 뿜어내는 분위기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어린이 소설로만 기억하고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다. 선과 악, 탐욕, 종교적 억압과 해방 등과 같은 묵직한 주제들을 매우 재미있고 독특한 기법으로 풀어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수있지만 각각의 연령층에따라 느끼는 감상들이 달라질것이다.